36. 서적을 운반했다는 이유로 당한 혹형
2015년 어느 겨울날, 저는 밤늦은 시간에 차를 끌고 하나님 말씀 서적을 운반하고 있었습니다. 산을 따라 굽이진 도로를 달리며 커브를 돌았을 때, 멀리 앞쪽에서 차를 검문 중인 경찰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옆에는 경찰차 세 대가 서 있었죠. 순간 심장이 덜컹하고 내려앉는 것 같았습니다. ‘큰일이네. 내 차에는 책이 백 권도 넘게 실려 있어. 경찰한테 걸리면 끝장이야.’ 하지만 밤중이라 헤드라이트가 너무 잘 보였습니다. 지금 차를 세우거나 돌리면 경찰이 다가와 차를 수색할 게 분명했죠. 게다가 가뜩이나 좁은 산길 도로에 눈까지 와서 무척 미끄러웠습니다. 차를 돌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계속 전진할 수밖에 없었죠. 저는 극도의 긴장 속에서 급히 하나님께 기도하며, 제 마음이 평안을 찾을 수 있도록 지켜 달라고 구했습니다. 그때, 형제자매들과 연락하던 휴대전화를 갖고 있다는 게 생각나 얼른 속도를 줄이고 휴대전화와 유심 카드를 꺼내 망가뜨린 뒤 버렸습니다. 경찰들 앞까지 다가가자 한 경찰이 차에 뭐가 실려 있냐고 물었고, 저는 감자가 들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 둘이 차로 다가와 화물칸으로 올라갔습니다. 백미러로 바라보니, 감자를 한 포대 한 포대 헤집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이윽고 제일 아래 숨겨 놓은 상자를 발견하고 안쪽에서 책 몇 권을 꺼냈습니다. 그 광경을 보자 머리가 ‘웅’ 하고 울리는 것 같았습니다. ‘끝났다. 들켰어! 저 하나님 말씀 서적은 우리가 하나님을 믿고 진리를 추구하는 데 너무나 중요하고 소중한 것들이야. 내 목숨을 걸고서라도 저 책들을 지켜야 돼. 절대 경찰들 손에 들어가게 할 수는 없어.’라고 생각한 저는 순간적으로 기어를 올리고 액셀러레이터를 끝까지 밟으며 그곳을 빠져나가려 했습니다. 하지만 눈길 때문에 바퀴가 미끄러져 차가 도통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때, 경찰 둘이 차에서 물건을 꺼내 집어 던지는 통에 앞 유리가 깨졌습니다. 차 양쪽에 있던 경찰들은 한 손으로 차문을 잡고 창문을 깨뜨렸고요. 문을 연 그들은 경찰봉으로 제 머리와 몸을 마구잡이로 구타하며 밖으로 잡아당겼습니다. 또 경찰 한 명이 차에 올라오더니 한 발로 저를 걷어차 굴러떨어지게 한 후, 제 손과 발을 모아 묶고 다시 두들겨 패기 시작했습니다. 겨울이라 경찰들은 밑창이 두꺼운 경찰 부츠를 신고 있었습니다. 부츠 밑창에 걷어차이면 살갗이 찢어지는 것 같았죠. 잠시 후, 경찰들은 저를 경찰차 안에 밀어 넣었습니다. 손발이 한데 묶여 있었기에 머리가 앞좌석과 뒷좌석 사이의 틈에 끼워졌고, 금방이라도 목이 부러질 것 같았습니다. 어찌나 고통스럽던지, 식은땀으로 온몸이 축축하게 젖어 들었습니다.
저는 머릿속이 무척 복잡했습니다. 경찰들이 저를 어떻게 괴롭힐지 알 수 없었습니다. ‘맞아 죽거나 장애가 생기는 건 아닐까? 옥살이를 하게 되지는 않을까? 다시 가족들을 볼 수 있을까?’ 생각하면 할수록 겁이 났습니다. 생각을 거듭하던 저는 문득 깨달았습니다. 핍박과 환난 앞에서 저는 굳게 서서 하나님의 마음을 만족게 해 드리려는 마음은 없고, 제 육체와 안위를 신경 쓰고 있었습니다. 저는 급히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저는 맞는 것도, 옥살이를 하게 되는 것도 두렵습니다. 부디 제게 믿음을 주십시오. 저는 당신을 위해 굳게 서서 증거하겠습니다.’ 기도를 마쳤을 때, 하나님 말씀 찬양 한 곡이 떠올랐습니다.
시련 속에서 믿음이 있어야 한다
1. 시련을 겪는 과정에서 사람이 연약해지거나 소극적이 되거나, 하나님의 뜻을 깨닫지 못하거나 실행의 길에 대해 잘 알지 못하거나 하는 것은 다 정상이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너는 하나님의 사역에 대해 믿음이 있어야 하고, 욥처럼 하나님을 부인하지 말아야 한다. …
2. … 사람의 육안으로 볼 수 없는 일에서 사람의 믿음이 필요하고, 네가 관념을 내려놓지 못할 때 너의 믿음이 필요하며, 네가 하나님의 사역에 대해 모를 때 너의 믿음이 필요하다. 너는 이러한 주관을 갖고 굳게 서야 한다. 욥이 이 수준에 이르렀을 때 하나님은 그에게 나타나 말씀했다. 다시 말해, 네가 믿음 안에 있어야만 하나님을 볼 수 있고 네게 믿음이 있으면 하나님이 너를 온전케 한다는 것이다.
―<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온전케 될 사람은 모두 연단을 겪어야 한다> 중에서
저는 욥을 본받아 제 모든 것을 하나님의 손에 맡기자고 생각했습니다. 비록 경찰의 손아귀에 떨어졌지만, 하나님의 허락 없이는 경찰도 제 목숨을 앗아갈 수 없을 테니까요. 하나님께 믿음을 갖고 어떤 고난을 겪든, 설령 죽게 될지라도 하나님을 위해 굳게 서서 사탄을 부끄럽게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후, 저는 파출소로 끌려갔습니다. 경찰 둘이 하나씩 제 발을 잡고 질질 끌고 갔죠. 등이 땅에 닿았고, 온몸의 체중이 전부 수갑과 족쇄에 실리면서 손목과 발목을 파고들어 손목이 끊어질 것 같았습니다. 그들은 그렇게 저를 방으로 끌고 간 뒤, 마대 자루를 집어 던지듯 거칠게 방구석으로 내던졌습니다. 그 충격에 오장육부가 뒤틀리는 듯했고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습니다. 잠시 후, 경찰 둘이 다가와 제 머리와 몸에 마구잡이로 발길질을 하며 욕설을 내뱉었습니다. “아주 대단하셔. 감히 신앙 서적을 운반해? 한번 맞아 죽어 봐!” 그리고 한동안, 경찰들이 연달아 들어와서는 가차 없이 저를 때리며 욕지거리를 했습니다. 그들은 전부 딱딱한 부츠를 신고 있었기에, 발길질을 당할 때마다 참기 힘든 고통이 엄습했습니다. 손발이 묶여 있었기에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가 없어 때리는 대로 다 맞아야 했죠. 저는 하나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지금은 말세라 사탄 마귀가 우는 사자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그리스도의 최초의 말씀ㆍ제28편> 중에서) 헌법에는 종교 신앙의 자유를 보장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저는 하나님 말씀 서적을 운반했을 뿐, 어떤 위법 사항도 저지르지 않았고요. 하지만 경찰들은 저를 잡아 와 죽도록 구타하고 있었습니다. 공산당은 정말 하나님을 대적하는 악마였습니다! 그들은 그렇게 저를 괴롭히며, 제가 하나님을 배반한 유다가 되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사탄의 간계에 당할 수는 없었습니다. 어떤 고난을 치르든 하나님을 의지하고 굳게 서서 사탄을 부끄럽게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당시 저는 하도 맞아서 수시로 정신이 혼미해지곤 했습니다. 잠시 후, 정신을 차렸을 때 보니 어느새 수갑이 풀려 있었습니다. 대신 왼손과 왼발, 그리고 오른손과 오른발이 묶여 있었고, 목에서부터 허벅지까지 밧줄로 칭칭 감겨 있었죠. 저는 쭝즈처럼 묶인 채 방구석에 모로 쓰러져 있었습니다. 몸 여기저기가 욱신거렸고, 제대로 숨을 쉴 수 없었으며, 머리도 터질 듯이 아팠습니다. 그런데도 경찰은 계속 들어와서 저를 구타했습니다. 한번은 경찰 둘이 제 양옆에 서서 축구라도 하듯 한쪽에서 저를 걷어차 굴리면 다른 한쪽에서 발길질을 해 원위치로 돌려놓기도 했습니다. 어찌나 많이 얻어맞았는지 정신이 몽롱했습니다. 구타의 정도가 좀 약할 때는 몸에 감각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아주 거칠게 얻어맞거나 다친 곳을 다시 맞을 때만 전기 맞은 듯 정신이 약간 돌아왔죠. 가끔 정신을 차릴 때면 몸 구석구석 안 아픈 곳이 없었습니다. 저는 차디찬 바닥에 쓰러져 있었는데, 몹시 갈증이 나고 배가 고팠으며, 온몸에서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저들은 쉬지도 않고 나를 구타하고 있어. 이 고통이 언제쯤 끝날까? 이렇게 고통받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겠어. 죽으면 이런 고통도 겪지 않을 수 있잖아….’ 이런 터무니없는 생각을 하며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을 때, 문득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은 하나님 정하신 숙명>이라는 찬양 한 곡이 선명하게 떠올랐습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며 시련과 환난 겪는 것은 하나님이 정하신 숙명. 진심으로 하나님을 사랑한다면 하나님의 주재와 안배에 순종해야 하네. 시련과 환난 겪는 것은 하나님의 축복. 하나님이 말씀하셨네, 길이 험할수록 우리의 사랑 더 잘 보여 줄 수 있다고. 오늘 걷는 이 길은 하나님이 예정하신 일. 말세의 그리스도를 따르는 일은 가장 큰 복이네.”(≪어린양을 따르며 새 노래 부르네≫) 그렇습니다. 사람이 평생 얼마나 많은 길을 걷고 얼마나 많은 고난을 치를지 하나님은 다 정해 놓으셨으며, 사람은 거기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이런 핍박과 환난을 겪는 것이 언뜻 안 좋은 일처럼 보이겠지만, 사실 그것은 제 생명 성장에 도움이 되고, 제 믿음을 온전케 해 줍니다. 지난날 위험한 환경을 수없이 겪었기에 저는 분량과 믿음이 있으며, 하나님을 위해 고난을 치르고 희생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경찰의 고문과 학대 앞에서 저는 맞아 죽거나 장애가 생길까 봐, 혹은 옥살이를 하게 될까 봐 겁을 먹고 있었습니다. 제가 신경 쓴 것은 전부 제 육적인 이익과 안위였죠. 심지어는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죽어서 자유로워지기를 바랐습니다. 저는 그제야 제 믿음이 너무도 보잘것없으며, 제게는 실제 분량이 없음을,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은 더더욱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또 저는 이러한 핍박과 환난을 통해 큰 붉은 용의 사악하고 잔인한 악마 본성을 더 확실히 알게 됐습니다. 공산당은 대외적으로는 종교 신앙의 자유를 떠들어 대고 있지만, 실상은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을 광적으로 체포하고 해치며, 원수처럼 여기고 있습니다. 사람은 모두 하나님이 지으신 존재입니다. 사람이 하나님을 믿고 경배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죠. 하지만 그 경찰들은 우리,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을 잡아다가 죽도록 괴롭힙니다. 공산당은 정말이지, 하나님을 대적하는 악마가 분명합니다! 저는 공산당의 본질을 더 분명히 분별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은혜시대의 수천 배에 달하는 위험을 무릅쓰고 큰 붉은 용이 군거하는 곳에 내려와 자신의 사역을 하며, 모든 노력을 기울여 빈궁한 백성, 거름 더미 속의 사람을 구원(원문: 救贖)한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사역과 진입 4> 중에서) 예전에도 이 말씀을 읽어 본 적이 있었지만, 실제적인 인식을 갖지는 못했습니다. 체포되고 나서야 하나님이 중국에서 사역하시고 사람을 구원하시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깨달았죠. 저는 그저 하나님을 믿고 따르며 본분을 이행했을 뿐인데도 공산당에게 이렇게 잔혹하게 학대당했습니다. 그러니 이 악마들이 성육신하신 하나님에게는 얼마가 잔인하게 굴까요? 이렇게 위험한 환경 속에서 하나님은 계속 진리를 선포하셔서 온 힘을 다해 사람을 구원하고 계십니다. 사람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은 참으로 큽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묵상하며 저는 크게 감동받고 고무되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큰 붉은 용이 어떤 수법으로 저를 괴롭히든 하나님을 의지해 굳게 서겠다고, 언젠가 살아서 나갈 수 있다면 계속 하나님을 따르며 본분을 잘 이행해 하나님을 만족게 해 드리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음과 힘을 얻어 마음이 한결 평온해졌고, 더는 허튼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비록 제 육신은 여전히 고통스러웠지만, 마음만은 더없이 안정되고 평화로웠습니다.
얼마가 지났을까요. 경찰 한 명이 들어와 발길질을 하며 제가 죽었는지 확인해 보았습니다. 당시 저는 쭝즈처럼 꽁꽁 묶인 채 방구석에 쓰러져 있었는데, 머리를 들 수 없어 시야에 들어오는 거라곤 발 두 개뿐이었습니다. 경찰이 물었습니다. “네가 운반하던 게 어떤 책인지 알고 있어?” “알고 있습니다.” “너, 하나님 믿어?” “네.” 이어서 그는 그 책들을 어디에서 가져온 건지, 어디로 운반하고 있었는지,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접촉했는지, 몇 번이나 운반했는지 등등을 연거푸 물어보았습니다. 제가 입을 다물고 있자 그는 저를 두어 번 걷어차며 말했습니다. “사실대로 안 불어? 말만 하면 풀어주겠다. 그럼 맞을 일도 없어!” 그 후 며칠 동안 그들은 몇 번이고 비슷한 질문을 했지만 답을 얻어 내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쉴 새 없이 매질을 했죠. 한번은 심문받을 때 고개를 들어 그들의 얼굴을 보려고 했는데, 경찰이 제 얼굴에 주먹질을 한 후 책상 위의 경찰봉을 들어 목덜미를 내리쳤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바로 혼절했죠. 그 며칠 동안 몇 번이나 정신을 잃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구타 외에도 그들은 저를 모욕하며, 화장실에 보내 주지 않았습니다. 한번은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소리쳤지만, 돌아오는 건 매서운 매질뿐이었습니다. 악에 받친 경찰은 “똥이고 오줌이고 바지에 싸!”라고 한마디 던진 후 사라졌습니다. 억지로 참고 참느라 배가 부풀어 고통스러웠습니다. 나중에는 하도 참아 감각조차 사라졌죠. 저는 자신도 모르는 새에 바지에 소변을 보았습니다. 아랫도리가 젖어 들며 차가워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건 너무도 부끄럽고 모욕적인 일이었습니다.
그들은 저를 끌고 간 후로 줄곧 밥을 주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무척 배가 고팠지만, 나중에는 허기조차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저 몸이 너무 아파 견디기 힘들다는 느낌뿐이었죠. 특히 눈이 퉁퉁 부어 뜰 수가 없었습니다. 누군가 제 입을 벌리고 찬물을 쏟아붓는 것만 느낄 수 있었죠. 처음에는 좀 마셨지만 나중에는 삼킬 수가 없었는데, 그들은 억지로 제 입에 물을 쏟아부었습니다. 저는 온몸에 힘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가까스로 실눈을 뜨고 앞을 보니 희미한 시야 속에 경찰 한 명이 있었습니다. 그는 주먹으로 제 가슴을 치며 소리쳤습니다. “불 거야, 말 거야?” 저는 대답했죠. “제가 해야 할 말은 다 했습니다. 또 뭘 말하라는 겁니까?” 그러자 화가 머리끝까지 오른 경찰이 다시 한번 저를 두들겨 패기 시작했습니다. 온몸의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기분이었죠. 그들은 그렇게 십여 차례 저를 구타했습니다. 그러다 가슴팍을 한 발 걷어차였는데, 심장이 찢어지는 듯 너무 아파 숨조차 쉬기 힘들었습니다. 이 밖에도 경찰은 멱살을 잡고 저를 방구석으로 밀어붙인 뒤 제 머리와 가슴, 배에 거칠게 주먹질을 했습니다. 몇 번이나 맞았는지, 또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그저 일분일초가 몹시도 길다는 생각뿐이었죠. 그들은 때릴수록 더 잔인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당시 저는 정신이 혼미해서 더 이상 고통도 느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저 위액이 역류하는 느낌만 났죠. 결국에는 참지 못하고 구역질을 해 댔는데, 몽롱한 와중에 경찰의 고함이 들렸습니다. “누구 좀 와 봐! 왜 피를 토하는 거지?” 그 후, 저는 정신을 잃어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바지와 옷이 피로 물들어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저는 혼미한 와중에 다시 의식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깨어났을 때는 옴짝달싹할 힘조차 없었고, 온몸에서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저는 살아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이 몹시 괴로웠습니다. 바로 그때, 하나님 말씀 한 구절이 또렷하게 떠올랐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너를 뒤에서 호위하며 너의 방패가 될 것이다. 모든 것이 내 손안에 있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그리스도의 최초의 말씀ㆍ제9편> 중에서) 그렇습니다. 모든 것은 하나님의 손안에 있습니다. 제가 죽을지 살지도 하나님이 결정하시는 일이고요. 저는 시련이 임했을 때의 욥이 떠올랐습니다. 욥은 사탄의 공격을 받아 온몸에 악창이 나고 극도의 고통에 시달렸습니다. 하지만 욥의 목숨을 해하는 것을 하나님이 허락지 않으셨기에, 사탄은 감히 그 선을 넘지 못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체포된 후 지난 며칠간 경찰들은 끊임없이 저를 구타했고 그로 인해 몇 번이나 혼절했는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여전히 살아 있었습니다. 이는 전부 하나님의 보살핌이자 보호였습니다! 저는 사람의 생사가 하나님의 손안에 있음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하나님이 허락지 않으시는 한, 사탄도 제 목숨을 앗아갈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제게 믿음과 힘을 주었습니다. 저는 조용히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제 목숨을 당신의 손에 맡기고, 당신의 주재와 안배에 순종하겠습니다.’
그 며칠간 저는 생사를 넘나들며 버텼습니다. 죽음 앞에서 제가 가장 걱정한 것은 아내와 아이였습니다. 2012년, 제가 하나님을 믿는다는 이유로 경찰이 집에 쳐들어온 적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저는 당시 밖에 있었지만, 그날 이후로 집에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그 후로 3년이나 가족들을 보지 못하고 있었죠. ‘만약 이렇게 죽는다면 다시는 아내와 아이를 보지 못하겠지. 지난 몇 년간 나는 가족들을 돌보지 않았어.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우리 아이는 몸도 안 좋은데, 앞으로는 아내랑 둘이서 어떻게 살아갈까?’ 이런 생각이 들자 울고 싶어졌지만, 울 힘조차 없었습니다. 그 후, 저는 수시로 <세상의 처량함 애석하도다>라는 찬양이 떠올랐습니다. “사람은 안락한 곳 있어도 하나님은 머리 둘 곳 없으시네. 모든 걸 바친 자 몇이나 되던가? 세상의 온갖 냉혹함과 고난 견디셨건만 한 치의 동정 얻지 못하셨네! 밤낮 사람을 걱정해 사람들 가운데서 바삐 보내시지만, 누가 그분의 안위 염려하나! 사시사철 고생하며 사람 위해 모든 걸 버리셔도, 그분 걱정하는 자 없네. 하나님께 손만 내미는데 어찌 하나님 마음 헤아릴 수 있을까? 사람은 즐거움 누리면서 왜 하나님께 눈물만 안겨 줄까?”(≪어린양을 따르며 새 노래 부르네≫)이 찬양은 제 마음에 감동을 주었고, 저는 하나님께 너무 죄스러워졌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육신을 입고 큰 붉은 용의 나라에 현현하여 사역하시며 공산당의 핍박과 체포를 마주하셨습니다. 세상에 버림받았고, 머리 둘 곳 하나 없으셨죠. 하나님은 창조주십니다. 그렇게 지고하고 존귀하신 분이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크나큰 굴욕을 감내하시며 우리를 위해 모든 대가를 치르셨죠. 사람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은 더없이 큽니다! 저는 오랜 세월 하나님을 믿으면서 수많은 하나님 말씀의 양육과 공급을 누렸습니다. 하지만 핍박과 환난이 임했을 때 제 마음에는 하나님의 자리가 없었습니다. 어떻게 굳게 서서 사탄을 부끄럽게 할지 생각하는 게 아니라 육을 신경 쓰고 가족을 그리워하며, 고난을 겪는 것을 무척 억울해했죠. 저는 하나님의 마음을 조금도 헤아리지 못했고, 너무도 이기적이고 비열했습니다! 사실 이러한 고난을 겪는 것은 제 생명에 도움이 됩니다. 그 과정에서 스스로의 패괴와 부족한 점을 깨닫게 되고, 하나님에 대한 믿음도 커지죠. 하나님의 사랑을 묵상하면서 큰 감동과 격려를 받은 저는 다짐했습니다. ‘이번만큼은 하나님을 위해 살고, 하나님을 만족게 해 드리자. 어떤 고난을 겪어도, 설령 죽는 한이 있더라도 하나님을 의지해 굳게 서는 거야.’
경찰들은 저에게서 뭔가 알아내기 위해 당근과 채찍을 모두 사용했습니다. 하루는 경찰이 밥과 토마토를 그릇에 반 정도 채워 와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봐, 너. 며칠 동안 아무것도 못 먹었잖아? 대체 뭐 때문에 그렇게 고생하고 얻어맞는 거야? 네가 사람을 죽였어, 불을 질렀어? 매일 그렇게 얻어맞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냔 말이야. 지금 너, 거지보다 더 더러워. 대답만 하면 더는 이런 고생 안 해도 돼. 하루빨리 집에 돌아가서 아내랑 아이 만나게 해 줄게.” 그는 또 말했습니다. “그 책들, 어디에서 가져온 거야? 어디로 운반하는 거지? 한마디만 하면 바로 풀어 줄게.” 하지만 제가 계속 침묵을 지키자 경찰은 발길질을 하며 욕설을 내뱉었습니다. “망할 놈! 아주 매를 벌지! 제대로 말도 못 할 지경이면서 아직도 안 불어?” 당시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형제자매를 팔아먹지 않을 거야. 유다가 되어 하나님을 배반할 수는 없어.’ 그들은 결국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하고 자리를 떴습니다. 저는 손발이 계속 묶여 있었기에 공처럼 몸을 만 채 방구석에서 그들의 끊임없는 능욕과 학대를 견뎌야 했습니다. 그 시간이 길어지자 몹시 고통스럽고 연약해졌습니다. 얻어맞아 생긴 부상이 너무 심해서 정신을 차렸다가 잃기를 반복했죠. 정신을 차렸을 때는 하나님께 기도했고, 그리고 수시로 하나님 말씀 구절들이 떠올랐습니다. 그중 두 구절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인도하여 가게 하는 길은 곧게 뻗은 순탄 대로가 아니라 가파르게 굽이지고 울퉁불퉁한 길이다. 게다가 하나님도 험난한 길일수록 우리의 사랑을 더 극명하게 보여 줄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길 … 6> 중에서), 『아무것도 두려워할 것 없다. 만군의 전능하신 하나님이 반드시 너와 함께하며, 너희 뒤에서 호위하고 너희의 방패가 될 것이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그리스도의 최초의 말씀ㆍ제26편> 중에서) 하나님 말씀을 묵상하자 하나님이 저와 함께하시고 저를 인도하고 계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가져다준 믿음과 힘 덕분에 저는 버틸 수 있었습니다. 저는 조용히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제가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전부 당신의 보살핌과 보호 덕분입니다. 감사드립니다!’
또 하루가 지났습니다. 경찰은 제가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자 저를 어떤 집으로 끌고 가서 호스로 씻긴 후 종이를 꺼내 서명하라고 했습니다. 시야가 흐릿한 상태라 한 줄 정도만 겨우 눈에 들어왔는데, 그들이 제게 갖다 붙인 죄명은 ‘금지품 운반, 사이비 종교 신앙, 사회 질서 교란’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서명하지 않자 경찰은 제 손을 잡고 강제로 수인을 찍게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요. 그들은 제게 두건을 씌운 후 경찰차에 밀어 넣고 어딘가로 끌고 갔습니다. 그리고 발로 걷어차 차에서 굴러 떨어뜨렸죠. 제가 일어나 두건을 벗었을 때, 경찰차는 이미 멀리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몇 걸음 걸어간 저는 도저히 움직일 힘이 없어 길가에 주저앉았습니다. 그 후, 우여곡절 끝에 간신히 셋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거동이 불편해서 택시에 탈 때도 조금씩 조금씩 차를 향해 몸을 끌고 가야 했습니다. 게다가 얼굴이 수염에 뒤덮여 있어서 운전기사가 저를 노인인 줄 알고 부축해 주겠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나중에 달력을 넘겨 보고서야 파출소에서 8일 동안 고초를 겪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보호가 없었다면 저는 결코 살아서 돌아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거처로 돌아온 저는 침대에 드러누웠습니다. 온몸에서 지독한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또 몸 여기저기에 푸르스름한 멍이 들어 있었고요. 손으로 만져 보니 안쪽에 종기라도 생긴 것처럼 덩어리가 느껴졌고, 조금만 힘을 줘도 참을 수 없이 아팠습니다. 저는 그렇게 계속 누워 있다가 열흘째가 되어서야 겨우 걸을 수 있었습니다. 보름 후에야 하나님 말씀 책을 들고 읽을 수 있었고요. 처음에는 한 페이지도 볼 수 없었습니다. 앉아서 보자니 허리가 아팠고, 누워 보자니 책을 들 힘이 없어서 한 번에 3~4분 정도 보는 게 다였습니다.
풀려난 후에도 저는 줄곧 감시를 당했고, 경찰들이 수시로 전화를 걸어 괴롭혔습니다. 한번은 어머니가 몸이 안 좋다고 해서 고향 집에 갔는데, 다음 날 경찰이 전화를 걸어 고향 집에 가서 뭘 했느냐고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저는 몸이 많이 망가진 데다가 형제자매들을 만날 수도 없어 본분을 이행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몹시 괴로웠고, 앞으로의 길을 어떻게 걸어가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렇게 고통 속에 있을 때, 하나님 말씀 한 단락을 보았습니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이 말하는 이기는 자는 사탄의 권세 아래에서, 사탄의 포위 공격 아래에서, 그러니까 흑암 세력 속에서도 굳게 설 수 있고 원래의 믿음과 하나님에 대한 충성심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다. 네가 무슨 일이 있어도 하나님 앞에서 정결한 마음을 지키고 하나님에 대한 참된 사랑을 지킬 수 있다면, 하나님 앞에서 굳게 선 것이다. 이런 사람이 바로 하나님이 말하는 이기는 자다. … 거룩한 영체, 정결한 동정녀를 하나님께 바치는 것이란 바로 하나님 앞에서 진심을 지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의 진심이 곧 정결함이며, 하나님을 진심으로 대하는 것이 바로 정결을 지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네가 실천해야 하는 바이다. 기도해야 할 때는 기도하고, 예배하고 교제해야 할 때는 예배하고 교제하며, 찬송을 불러야 할 때는 찬송을 부를 수 있다면, 육을 버려야 할 때 육을 버리고, 본분을 이행할 때 건성으로 하지 않으며, 시련이 닥쳤을 때 굳게 설 수 있다면, 이것이 바로 하나님께 충성하는 것이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하나님에 대한 충성심을 지켜야 한다> 중에서) 하나님의 말씀은 제게 믿음과 힘을 주었고, 제 마음은 한결 밝아졌습니다. 큰 붉은 용이 어떻게 핍박하든, 형제자매들을 만나 본분을 이행할 수 있든 없든, 훗날 어떤 결말을 맞이하든 저는 하나님을 끝까지 따를 것입니다.
경찰의 혹독한 고문으로 제 몸에는 후유증이 남았습니다. 의사는 제게 심장 판막이 손상되었고 심근허혈이 생겼으며 간, 쓸개, 비장, 신장에 모두 문제가 있다고, 몸 전체가 넝마나 다름없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저는 이 일이 있기 전까지 무척 건강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맨몸으로 2층까지만 계단을 올라가도 숨이 차고 명치에 통증이 느껴집니다. 처음 풀려났을 때는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고, 건드리기라도 하면 더더욱 통증이 심해졌습니다. 그 후, 한약을 80여 첩 지어먹고 난 후에야 두통이 조금 나아졌습니다. 저는 배가 아래로 처지는 것처럼 강렬한 통증이 느껴졌고, 이틀간은 혈뇨를 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치료를 받을 돈도 없어 이번에는 영락없이 죽겠구나 생각했죠. 그래서 저는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제 생사는 당신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죽든 살든 저는 당신께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사흘 정도 소염제를 먹자 혈뇨가 그쳤습니다.
공산당의 체포와 고문을 겪으면서 고난을 치르기는 했지만, 제가 얻은 수확은 무척 컸습니다. 그 여드레의 지옥 같은 시간 덕에 저는 공산당이 하나님을 대적하는 악마라는 사실을 똑똑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평범한 크리스천에 불과합니다. 법과 규율을 준수하며 안분지족하고 살았죠. 저는 그저 하나님을 믿고 진리를 추구하여 하나님께 구원받기를 바랐고, 힘닿는 데까지 피조물이 다해야 할 본분을 이행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 경찰은 저를 죽도록 학대했습니다. 그들은 폭력과 고문을 동반한 박해로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을 쓰러뜨리려고 망상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감히 하나님을 믿거나 따를 엄두도 못 내게 함으로써, 사람을 구원하려는 하나님의 사역을 망쳐 놓으려는 거죠. 하지만 그렇게 박해할수록 우리는 그들의 사악함과 잔인함을 더 똑똑히 간파하며, 마음속으로 그들을 더욱 증오하고 저버리게 됩니다. 또 빛을 더더욱 고대하면서 하나님의 나라가 하루빨리 강림하기를, 공평과 공의가 이 땅에서 권세를 잡기를 간절히 바라게 되죠. 저는 또 하나님의 사랑을 느꼈습니다. 만약 하나님이 지켜 주지 않으셨다면, 하나님 말씀의 인도가 없었다면 저는 그 마귀 지옥에서 결코 살아나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저는 마음속 깊이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열심히 진리를 추구하고 본분을 이행하여 하나님의 사랑에 보답하겠노라고 다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