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공직자의 선택

2024.05.05

중국 신성(辛生)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아버지께서 법을 어겨 잡혀가신 일이 있었습니다. 70년대 농촌에서 이런 경우는 상당히 수치스러운 일로, 우리 가족은 사람들에게 멸시를 당했고 저 역시 주변 사람들의 비웃음 속에서 성장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이 악물고 노력해서 남들이 우리를 비웃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그때부터 저는 그 말씀을 가슴속에 깊이 새겨 넣었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출세해서 주위 사람들이 우리를 대하는 태도를 바꿔 놓고 말리라 다짐했고, 그 후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나중에 대학을 졸업하고 교사가 되었습니다. 교사라는 직업은 안정적이긴 해도 출세라는 제 목표와는 아무래도 거리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정부 부서에서 일을 하려고 인맥을 이용해 현(縣) 고위 관료에게 고가의 선물을 보냈습니다.

3년 뒤, 저는 소원대로 진(鎭) 정부 사무실에서 비서로 일하게 되었는데, 상사와 함께 이곳저곳을 다니게 되면서 남달라 보였습니다. 특히 집에 갈 때마다 촌장과 마을 사람들이 친절하게 맞아 주고, 제게 잘 보이려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옆에서 가족들도 제 덕을 보고 주위로부터 부러움을 샀습니다. 어머니는 무척 기뻐하셨습니다. “네가 공무원이 되고 나서 네 형은 어딜 가든 사람들한테 자기 동생이 누구이고 어디서 일하는지 알려 준단다. 이게 얼마 만이냐? 우리 집도 이젠 드디어 고개 쳐들고 기 펴고 사는구나!” 그 말씀을 들으니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온 가족이 오랜 세월 고생하며 이날만을 기다렸으니까요. 그 후로 저는 더욱 일에 매달렸습니다. 야근을 밥 먹듯이 하고 주말에도 쉬지 않고 일하느라 아내와 아이하고 보내는 시간은 더욱 줄어들었습니다. 2008년, 전능하신 하나님의 말세 사역을 받아들였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일에 쏟으면서 예배는 가끔 나가고 하나님 말씀도 거의 안 읽었습니다. 당시 저는 직장에서 승승장구했습니다. 상사한테도 인정받고 동료 사이에서도 평판이 좋아서 다음번 승진은 제가 따 놓은 당상이라고들 했습니다. 저 역시 지금이 바로 제 인생의 이상을 실현하고 출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더욱 일에 매달리고 상사에게 잘 보이려고 애썼습니다. 하지만 마지막에 어떤 상사 아들에게 밀려서 중요하지 않은 부서로 발령이 났습니다.

전임된 후 너무 속이 상했습니다. 주위 동료들이 분명 수군대며 저를 무시할 것만 같아서 매일같이 의욕도 없고 사람들도 만나고 싶지 않았습니다. 한창 괴로워하며 지내는데 한 형제가 저에게 그랬습니다. “이번에 승진에서 탈락하고 중요하지 않은 부서로 발령된 것이 겉으론 나쁜 일처럼 보여도 사실 좋은 일이에요! 형제님 뜻대로 승진돼서 더 높은 자리에 올랐다면 욕망이 더 커지고 더 많은 시험에 들게 됐을 걸요. 매일 명예와 이익을 위해 아등바등하느라 진리를 추구할 시간이나 정신이 있겠어요? 지금이 바로 하나님께서 사람을 구원하고 온전케 하시는 중요한 시기예요. 이 소중한 시기를 헛되이 보내 버리면 어떻게 구원받겠어요? 이번에 승진에 떨어진 것에는 하나님의 좋은 뜻이 있어요. 하나님은 우리가 계속 사탄에게 농락당하고 고통받으면서 명예와 이익을 두고 옥신각신하느라 구원받을 기회를 놓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으셨던 거예요.” 그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듣고 보니 정말 그랬습니다. 전에는 오로지 어떻게 하면 출세할까 하는 생각뿐이어서 차분히 하나님의 말씀을 읽으면서 진리를 추구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이번에 겪은 좌절과 실패는 아마 하나님을 믿는 길에서 하나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후에 저는 하나님 말씀을 한 단락 읽었습니다. 『정상인으로서, 그리고 하나님 사랑하기를 추구하는 사람으로서 하나님나라에 들어가 백성이 되는 것이 참된 미래이고, 무엇보다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인생이다. 너희보다 복된 자는 아무도 없다. 어째서 그렇게 말하겠느냐? 불신자들은 언제나 육과 사탄을 위해 살지만, 오늘날 너희는 하나님을 위해, 그리고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기 위해 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너희의 인생은 가장 의미 있는 인생이라고 하는 것이다. 하나님께 택함 받은 이 사람들만이 가장 의미 있는 인생을 살 수 있다. 너희 외에는 세상에 있는 누구도 이렇게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인생을 살지 못한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하나님의 최신 사역을 알고 하나님의 발걸음을 따라가야 한다> 중에서) 하나님은 말씀으로 의미 있는 인생이 어떤 것인지를 분명히 알려 주셨습니다. 명예와 이익, 지위를 위해 분투해 온 지난 몇십 년을 돌이켜 보니, 한자리 차지한 지금이 근사해 보일지 모르지만 마음은 무척 공허했습니다. 직장에서 매일 가면을 쓰고 살면서 자리 때문에 상사에게 잘 보이고 동료들에게도 처신을 잘해야 하고, 죽을 힘을 다해 남들과 다투고 경쟁하면서 모함당할까 걱정해야 하는 등 명예와 이익을 다투는 데서 오는 고통과 압박감은 자신밖에 모릅니다.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한평생 명예와 지위를 위해 분투하고 애쓰는 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고 무슨 가치가 있을까? 난 그저 남들 앞에 잘나 보이고 가문을 빛내기 위해서 살고 있는 걸까? 몇십 년 동안 화려한 자리에 있던 그 많은 사람들도 죽을 때는 다들 빈손으로 가지 않았나? 하나님이 사람을 창조하신 건 입신양명하거나 명예 지위를 다투라는 뜻이 아니야. 진리를 깨닫고 하나님을 알아 가고 피조물의 본분을 다하고 진정한 사람의 모습을 살아 내라는 뜻이지. 그런 인생이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인생이고, 하나님께 인정받을 수 있어.’ 저는 명예와 지위를 내려놓고 바른 인생길을 가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드렸습니다.

업무 조정 후, 제가 소속된 부서는 일 년 내내 바쁜 일이 별로 없어서 이참에 하나님 말씀도 많이 읽고 진리도 든든히 갖추었습니다. 주말에는 형제자매들과 같이 예배드리고 복음을 전하고 나면 마음이 무척 편안했습니다. 또 이제는 동료들과 어울려 다니지도 않고, 인맥 쌓기나 뒷거래 같은 어지러운 일에도 관심이 없어져서 훨씬 마음이 홀가분했습니다. 그 후 저는 다시 철거 본부에 배치되었는데, 그곳에 있으면서 공산당이 국민들을 억압하고 괴롭히는 갖가지 악행들을 목도하고 나니 관직을 추구하는 일을 더욱 회의적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정부는 항상 도시 건설을 명분으로 주민들에게 이주를 강요하면서도 보상금은 턱없이 부족해서 종종 당사자들의 불만이나 항의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정부 고위 관료가 개발 업자와 암암리에 결탁하고 그 가운데서 폭리를 도모하느라 국민들을 쥐어짜는 게 분명한데도 정부는 적반하장으로 주민들이 이사를 거부해서 도시 건설을 가로막는다고 우겼습니다. 그러면서 낮에는 직원들을 시켜 철거민들을 찾아다니며 설득하고, 밤에는 사람을 보내 소란을 일으켰는데, 이주 동의서에 사인할 것을 강요하면서 사람들을 못살게 굴었습니다. 끝까지 이주를 거부하는 사람이 있으면 구시가지 재개발을 방해했다는 죄를 물어 강제 연행하고 폭력을 행사해 결국 이주 동의서에 사인을 받아냈습니다. 여기에 불복하고 민원을 넣은 철거민도 있었는데, 그러면 잡혀가서 구타를 당합니다. 심하게 매를 맞은 어떤 사람은 한번 몸져눕고는 그대로 사망했습니다. 그런데 한 상사는 내부 회의에서 미소 띠며 말했습니다. “이번에 한 사람 죽었으니 민원이 하나 줄었어. 우리도 벌점이 줄어들겠군!” 부하 직원들도 따라 웃었습니다. 정부 공직자들이 그렇게 국민들을 괴롭히고 쥐어짜며 사람 목숨을 가볍게 여기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공산당 체제 안에서 이런 사람들과 계속 같이 가다가는 끝이 절대 좋을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후로는 최대한 사람들을 피해 다니며 같이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평상시 철거민 협상 현장에 파견되어 사람들과 몸싸움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면 가급적 뒤로 물러나거나 한쪽에서 질서를 유지시키는 일만 했습니다. 하지만 얻어맞으면서 울부짖는 주민들의 절망적인 시선을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양심에 커다란 가책을 느꼈고, 밤중에 악몽을 꾸고 깨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하루하루 사는 것이 고역이었습니다. 이런 부정한 일을 계속하다가 언젠가는 징벌을 받을 것만 같은 생각에 하루빨리 그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 뒤로는 계속 공직에서 출세하라고 상사가 옆에서 아무리 변죽을 울리며 응원해도 꿈쩍도 하지 않았고, 승진을 위해 그 사람들 눈에 들려고 애쓰는 일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시기에 뜻하지 않게 진 기율 검사 위원회 주임으로 승진했습니다.

승진한 후부터 진 정부 주요 고위 관료들과 함께 각종 회의에 드나들자 주변 동료들과 동네 사람들이 더욱 살갑게 대하며 달라붙었습니다. 저는 우쭐해진 기분을 한껏 즐겼습니다. 그러다 저도 모르게 상사의 눈에 들어 요직에 앉고 싶은 마음이 또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업무 때문에 해외 출장을 가거나 상사 대신 타지에서 회의에 참석해야 하는 경우 예배와 본분에 지장이 생기게 됩니다. 무척 고민이 됐습니다. 본분은 당연한 책임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사정이 있다고 포기해서는 안 되지만 상사가 그런 일을 맡긴 것은 저를 아주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만약 일을 제쳐 두고 본분을 선택한다면, 결정적인 순간에 일을 그르친다면서 다시는 저에게 일을 맡기지 않을까 걱정이 됐습니다. 그 순간 선택을 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하나님께 당신 뜻을 깨닫고 실행 길을 찾게 이끌어 달라고 기도드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하나님 말씀을 한 단락 읽었습니다. 『모든 일의 뒤에는 싸움이 있다. 진리를 실행할 때마다, 하나님을 사랑하길 실천할 때마다 큰 싸움이 벌어진다. 사람의 육이 평온무사한 듯 보여도 사실 사람의 내면 깊은 곳에서는 생사를 건 싸움이 벌어지는 것이다. 한 차례 격렬한 싸움과 이런저런 고민 끝에 겨우 승패가 나뉘니 참으로 웃지도 울지도 못할 노릇이다. 사람의 내면에 잘못된 마음가짐이 많기 때문에, 혹은 하나님의 많은 사역이 사람의 고정 관념에 맞지 않기 때문에, 사람이 진리를 실행할 때면 늘 이면에 큰 싸움이 생기는 것이다. 사람은 진리를 실행할 때 뒤에서 많은 슬픔의 눈물을 흘리지만, 결국에는 마음을 다잡고 하나님을 흡족게 하게 된다. 싸움이 있기에 사람은 고통받고 연단을 받는다. 이것이 진정으로 고난을 받는 것이다. 싸움이 임했을 때, 네가 참으로 하나님 편에 설 수 있다면 하나님을 만족게 할 수 있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하나님을 사랑해야 참되게 하나님을 믿는 것이다> 중에서) 하나님 말씀을 묵상하면서 이것이 한 차례 전쟁임을 깨달았습니다. 하나님과 사탄 중 누구를 만족게 할지는 제가 어떤 선택을 내리느냐에 달렸습니다. 저는 이번 일에서 상사의 태도를 먼저 고려하고, 제 앞길을 먼저 고려한 것을 반성하며 제가 여전히 명예와 이익, 지위에 집착하고 있었음을 깨달았습니다. ‘하나님은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커다란 위험을 무릅쓰고 성육신하여 큰 붉은 용의 나라에서 진리를 선포하셨어. 인류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면서 아무런 원망도 후회도 없으셨지. 그런데 난 지금 본분을 위해 눈곱만큼도 버리거나 헌신하지 않으려 하다니 도대체 양심이 있기는 한 걸까?’ 몹시 부끄러웠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개인적인 이익을 내려놓고 본분을 이행하겠다고 기도드렸습니다. 그 뒤로도 몇 번씩 본분과 일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야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나약해지고 갈등하긴 했지만 하나님을 만족게 하는 쪽을 택하면 하나님께서 항상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덕분에 상사 코앞에서 복음을 전하며 본분을 이행해도 들키지 않았습니다. 저는 갈수록 의욕적으로 본분을 이행했습니다. 얼마 후, 제가 하나님 믿고 복음을 전한다는 사실을 온 집안이 알게 되자 가족들의 반대가 시작됐습니다.

아내의 직업은 교사로, 역시 정부로부터 월급을 받습니다. 아내가 그랬습니다. “공산당 체제 안에서 지금껏 있었으면 공산당이 종교에 대해 취하는 입장을 모르지 않을 거예요. 지금 정부에서 사방으로 하나님 믿는 사람들 잡으러 다니는 마당에 하나님 믿고 복음을 전하는 건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거잖아요? 계속 그렇게 믿다가는 당신 철밥통도, 이 가정도 다 끝이라고요!” 저는 아내에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을 증거하고, 하나님 믿는 의의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지금 구세주께서 이미 강림하셔서 진리를 선포하고 인류를 구원하고 계셔. 이건 하나님께 구원받을 천재일우의 기회라고. 눈앞의 이익이나 지위는 다 잠깐이야. 우리가 공산당을 따르면서 돈 벌어서 부자 될 궁리만 한다면 재난에서 벗어날 수 있겠어? 재난 속에 떨어지면 돈이 아무리 많아도 소용없다고! 예수님 제자 중에 마태가 있는데, 원래는 세리였어. 정말 좋은 직업이었는데 예수님이 오신 것을 보고는 곧바로 따라나섰잖아. 그것도 그렇지만 공산당 따라서 악행만 저지르다 보면 보응받고 징벌받을 거야. 말세 그리스도를 따라야만 구원받을 수 있어.” 하나님 믿는 것에 관심이 없는 아내에게는 아무리 말해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전에는 밖에서 동료들과 어울리느라 집에 붙어 있지 않던 남편이 하나님을 믿으면서부터 질서 있게 생활하고,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도 많아지고, 가끔 자기와 인생에 관한 이야기도 나누자 아내도 더 이상 저를 말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처가에서는 다들 제가 하나님 믿는 것을 반대했습니다. 한 공무원 친척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젊을 때는 출세하고 돈 벌 궁리를 해서 집안 어르신이랑 아이들을 호강시켜야 하는 게 현실이야. 자네가 하나님 믿으면서 추구하는 것들은 다 허무맹랑하고 현실적이지 못하단 말이지!” 저는 대꾸했습니다. “지금 하나님을 안 믿으시니까 하나님 믿고 진리를 추구하는 게 얼마나 보람되고 가치 있는 일인지 모르셔서 그래요. 진리는 너무 소중해요. 사람들에게 인생의 길을 알려 주고, 사람의 패괴를 정결케 해서 사람을 구원할 수 있는 게 바로 진리예요. 돈이나 물질로는 따질 수 없는 거라고요. 지금 공산당 체제에서 일하고 계시니 잘 아실 거예요. 몇 년 동안 지위가 생기고 물질적으로 풍족해지니까 정말 행복하세요? 정말 마음이 평온하고 편안하세요?” 그 친척분은 말씀이 없으셨습니다. 제가 꿈쩍도 하지 않자 큰처남이 버럭 화를 냈습니다. “자네가 계속 이렇게 충고를 무시하는데 만에 하나 상사가 이 일을 알게 되면 철밥통 날아가는 건 물론이고 자네까지 잡혀가서 집안이 끝장난단 말일세. 온 집안 식구들도 다 연루되고!” 나머지 사람들도 저에게 신앙을 포기하라고 몰아세웠습니다.

그때는 계속 하나님을 믿겠다고 분명히 못 박았지만 집에 돌아와서는 슬그머니 걱정이 됐습니다. ‘내가 하나님 믿는 걸 상사가 알기라도 하면 징계로 끝나지 않고 밥그릇도 날아가고, 감옥살이까지 해서 집안이 풍비박산 나겠지. 그러면 주변 사람들도 분명 날 멀리하며 떠나갈 테고 결국 난 끝장이구나. 그땐 아무것도 없는 거잖아?’ 또다시 마음속에서 전쟁이 시작되고 근심 걱정에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지금의 편안한 생활,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을 언젠간 잃게 된다고 생각하니 저는 마음이 허전하고 괴로웠습니다. 고통에 시달리는 가운데 하나님께 당신 뜻을 깨달을 수 있도록 인도해 달라고 기도드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하나님 말씀을 봤습니다. 『이토록 더러운 땅에서 태어난 사람은 심하게 사회에 물들었고, 봉건 예교의 영향을 받았으며, ‘고등 학부’의 교육을 받았다. 뒤처진 사상, 부패한 도덕, 저열한 인생관, 비열한 처세 철학, 일말의 가치도 없는 삶, 저속한 풍속과 생활, 이러한 것들이 사람의 마음을 심하게 침해하고, 사람의 양심을 심하게 파괴하며, 사람의 양심에 타격을 주고 있다. 이로 인해 사람은 하나님과 점점 멀어지고 갈수록 하나님을 대적하는 것이다. 사람의 성품은 나날이 더 악랄해져 하나님을 위해 기꺼이 희생하거나 하나님께 기꺼이 순종할 수 있는 사람은 하나도 없고, 기꺼이 하나님의 나타남을 찾는 사람은 더더욱 없다. 반면에 사람은 사탄의 권력 아래에서 마음껏 쾌락을 찾아 즐기고, 진흙탕에서 마음껏 자신의 육체를 패괴시키고 있다. 어둠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은 설령 진리를 듣더라도 실천할 마음이 없고, 하나님이 이미 나타난 것을 보아도 찾으려는 마음이 없다. 이렇게 타락한 인류에게 구원의 여지가 조금이라도 있겠느냐? 이렇게 부패한 인류가 어떻게 빛 속에서 살 수 있겠느냐?(<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성품이 변하지 않으면 하나님과 적이 된다> 중에서) 하나님 말씀은 제 고통의 근원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선택에 직면했을 때마다 저는 왜 그렇게 고통스러웠을까요? 그것은 제가 사탄에게 너무 깊이 패괴되었기 때문입니다. 어릴 적부터 저는 줄곧 “출세해서 가문을 빛내자.”라는 사탄 철학을 평생에 추구해야 할 목표로 삼고, 남들이 우러러보고 숭배해 주기만을 바라며 그런 것이 패기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는 상사에게 인정받고 발탁되기 위해 눈치를 살피고, 아첨하고, 굽신거리고, 얼마나 헤헤거렸는지 모릅니다. 심지어 공산당과 함께 행하는 일이 차마 못 할 짓이라는 걸 알면서도 안면 몰수하고 따라다녔습니다. 이렇게 사탄을 위해 힘을 쓰면서 고통과 불안 속에 살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전능하신 하나님의 말씀이 제게 사람이 살아가는 가치와 의미를 일깨워 주자 마음이 갈수록 뿌듯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을 믿으면 직업과 미래를 잃을 수도 있고 사람들에게 버림받게 될 수도 있는 선택에 직면했을 때 “출세해서 가문을 빛내자.”라는 사탄 철학에 단단히 사로잡혀서 선택하는 일이 정말 힘들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지위와 명예,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 것이 마치 본연의 일을 하지 않고 심지어 대역죄를 짓는 기분이라 이런 것들을 잃어버리는 것이 못내 아쉽고, 마치 목숨을 잃어버리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 말씀의 폭로 덕분에 사탄이 명예와 이익을 이용해 사람을 옭아매고 괴롭혀서 사람이 하나님에게서 멀어지고 그분을 배반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때 <너는 적극적으로 나아가야 한다>라는 하나님 말씀 찬양이 생각났습니다. 『사람의 일생은 모두 하나님의 손에 있다. 하나님 앞에서 한 결심 때문이 아니라면, 어느 누가 이 의미 없는 공허한 인간 세상에서 살려고 했겠느냐? 그럴 필요가 있겠느냐? 다급히 와서 또 다급히 가는데, 만약 하나님을 위해 뭔가를 하지 않는다면 헛되이 한세상을 보내는 것이 아니겠느냐? 네가 한 것이 있다면 그것이 하나님이 봤을 때 언급할 가치조차 없다 해도 네가 죽을 때 기쁨과 안도의 미소를 지을 수 있지 않겠느냐?(<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하나님이 전 우주를 향해 한 말씀’의 비밀 해석ㆍ제39편> 중에서) 찬양이 참으로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몇십 년밖에 안 되는 인생에서 하나님께서 인류 구원을 위해 사역하시는 그 기회를 놓치고, 또 피조물의 본분을 다하지 못하고 진리 생명을 얻고자 추구하지 못해 하나님께 구원받을 기회를 잃어버린다면 헛된 인생이 아닐까? 하나님 믿는다는 이유로 공산당에 잡혀가 옥살이를 하고 혹형을 받는다면 죽어도 억울하지 않아. 하나님이 내게 사람답게 살 기회를 주셨으니 나도 내 목숨을 하나님께 바쳐야 해.’ 저는 곧바로 하나님께 기도드렸습니다. ‘하나님, 큰 붉은 용의 굴레와 속박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을 모두 당신께 바치고자 합니다. 부디 저를 인도하고 믿음을 주시어 제가 한 걸음 내디딜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그 후에 하루빨리 공산당 체제를 떠나도록 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한 당원이 종교를 믿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직장 상사가 이를 바득바득 갈며 그 당원을 파출소에 집어넣어 혼쭐을 내 주겠다고 한 것입니다. 종교와 신앙을 대하는 공산당의 태도는 생각만 해도 간담이 서늘했습니다. ‘공산당이 이렇게 신앙을 적대시하고 크리스천들을 미워하면 나도 언젠가는 괴롭힘을 당하겠지. 여기는 너무 살벌하니 빨리 떠나야겠어. 더군다나 그동안 내내 공산당을 칭송하며 덩달아 악행을 많이 저질렀어. 계속 공산당 체제 안에 있다가는 점점 깊이 빠져들어 영원히 헤어 나오지 못할 거야. 하루라도 빨리 이 사탄 조직에서 발을 빼고 선을 그어야 해.’

이런 생각을 아내에게 이야기했더니 아내는 안절부절못했습니다. 제가 하나님 믿는 것은 지지해 줄 수 있지만 직장을 그만두는 것은 안 된다는 것입니다. 급기야 저의 형과 누나들까지 불러서 저를 만류했습니다. 다들 기관에서 일을 하는데 제가 잡혀가기라도 하면 자기들 앞날에도 지장이 있다고 걱정했습니다. 큰누나는 제 앞에 무릎을 꿇은 채 제 손을 잡고 울었습니다. “네 직장이 얼마나 좋은데 그러니? 급여도 높고, 박사나 석사도 못 구하는 이 좋은 직장을 너는 왜 마다하고 하나님을 믿는다는 거야?” 그러면서 제가 그래도 하나님을 믿겠다면 무릎을 꿇은 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작은누나도 화를 냈습니다. 제 공부 뒷바라지하느라 고생만 하다가 결혼도 서른이 넘어서야 했고, 이제 겨우 살 만하고 가족들도 그 덕을 좀 보려고 하는데, 제가 직장을 관두면 자기가 그동안 고생한 게 뭐가 되느냐고 했습니다. 큰누나도 제가 사직하면 학교에서 유급으로 휴가나 병가를 내던 혜택도 못 받는다고 저를 원망했습니다. 또 조카도 제가 취직시켜 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가족들을 생각해야지 하나님 믿을 생각만 하면 안 된다고 성화를 부렸습니다. 순간 선택을 하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어릴 때부터 같이 고생해 온 형 누나들이 편안하게 지내고 어깨에 힘을 주고 다니는 것이 제가 공직을 추구하도록 한 원동력이었습니다. 제가 물러나기만 하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 하나님을 믿고, 그분을 따르고 있기에 피조물의 본분을 이행해야 합니다. 그래야 하나님 은혜와 사랑 앞에 떳떳할 수 있습니다. 가족을 택하고 신앙을 포기하는 것은 그분을 배반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을 배반하는 대역무도한 짓은 절대 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이토록 많은 진리를 선포하셨습니다. 우리를 위해 그 많은 심혈과 대가를 치르셨습니다. 제가 그 은혜에 보답할 생각은 않고 마귀 사탄과 타협하고 그들에게 굴복하는 것은 양심 없는 짓입니다. 그때 당시 괴롭고 마음도 약해졌지만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왔음을 알았습니다. 저는 입을 열었습니다. “아무리 돈이 많고 직장이 좋다 한들 공허함과 고통이 해결되나요? 생명을 살 수 있나요? 그 많은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도 여전히 고통 속에서 살잖아요? 하나님 믿고 진리를 추구해야지만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요. 지금 구세주께서 이미 강림하셔서 진리를 선포하고 인류를 구원하고 계세요. 이건 천 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하는 기회라고요. 이 기회는 한 번 놓치면 끝이고 눈 깜짝할 사이에 대재난이 내려올 거예요. 지금 하나님을 믿지 않고 회개하지 않다가 최후에 재난 속에 떨어져서 후회하면 늦는다구요! 전에도 제가 그만큼 복음을 전했는데, 다들 공산당에게 잡혀가는 게 무서워서 믿지 못했죠. 공산당을 따라가겠다고 고집하는데, 그건 멸망해서 지옥으로 떨어지는 길이에요. 지금 저더러 공산당을 따라가라고 잡아끄는 건 저를 곤경에 빠뜨리는 게 아닌가요? 공산당 체제 안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지 아세요? 누구 하나 예외 없이 하나님을 대적하는 악마라서 무슨 짓이든 할 사람들이에요. 분명 저주받고 징벌받을 거예요. 지금 점점 큰 재난이 닥쳐오는데, 하나님 믿고 회개하지 않으면 반드시 그 속에 떨어져 벌받을 거예요. 저는 지금껏 하나님 믿으면서 진리를 어느 정도 깨달아서 하나님 믿는 것만이 바른 인생길이라는 걸 명백하게 알게 됐어요. 형, 누나들은 다 제 가족인데 설마 제가 안되길 바라세요? 왜 굳이 저더러 공산당 따라서 사악한 길을 걸으라고 강요하세요? 형, 누나들이 무슨 선택을 하든 간섭하지 않겠지만 저는 하나님 믿고 그분을 따르기로 결정했어요. 잡혀가고 박해받는다고 해도 끝까지 따르겠어요.” 아내는 인상을 찌푸리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고, 다른 사람들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뒤로 아내는 제가 예배에 나가서 본분 이행하는 것을 막으려고 저를 집 안에 가두었습니다. 그리고 큰매형에게 부탁해 매일 집 안에서 바짝 붙어 저를 감시하게 했습니다. 내리 사흘을 아무 데도 가지 못하고 본분이 지체되니까 마음이 너무 조급하고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저를 인도하고 길을 열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며 구했습니다. 3일째 되는 날 저녁, 아버지로부터 어머니를 못 찾겠다는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그제서야 어머니를 찾으러 매형과 함께 밖에 나갈 수 있었습니다. 길에서 매형이 경고했습니다. “이제 그만 믿으라고! 내일 형님이 오실 텐데 계속 믿겠다고 했다가는 다리 몽둥이를 부러뜨릴 거야. 죽었다 깨도 믿는 건 절대 안 돼!” 그 말을 듣고 서글퍼졌습니다. 이번에 안 떠나면 다시는 기회가 없다는 걸 알지만 막상 떠나려니까 마음이 많이 괴로웠습니다. 내 가족들, 익숙한 동네, 그토록 편안한 생활, 남들 다 부러워하는 직장, 이 모든 걸 곧 잃게 된다고 생각하니 마음 한구석이 쓰라렸습니다. 그 순간 예배 시간에 자주 부르던 <하나님께 무엇을 바쳤는가>라는 말씀 찬양이 떠올랐습니다. 『아브라함은 이삭을 바쳤는데 너희는 무엇을 바쳤느냐? 욥은 모든 것을 바쳤는데 너희는 무엇을 바쳤느냐? 많은 사람이 참도를 찾기 위해 헌신하고 목숨을 바치고 피를 흘렸는데, 너희는 그런 대가를 치렀느냐?(<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모압의 후손을 구원하는 의의> 중에서) 마치 하나님께서 얼굴을 마주하고 물으시는 것 같았습니다. ‘아브라함은 백 살에 하나님께서 아들을 주셨으나 그 아들을 하나님께 바쳤고, 역대 그 많은 사도들도 하나님 복음 사역을 위해 젊음을 바치고 뜨거운 피를 뿌렸어. 그런데 나는 뭘 바쳤지? 값싼 명예와 이익, 지위 때문에 이렇게 괴로워하다니 난 너무나 이기적이고 비열해. 그 긴 세월 하나님께서 나를 양육하고 공급해 주시기 위해 기울인 심혈과 대가에 떳떳할 수 있을까? 그뿐 아니라 내가 이런 결정을 내리는 것은 의미 있는 거야. 하나님을 믿고 피조물의 본분을 이행하기 위한 거니까. 본분을 택하지 않는다면 평생 한이 될 거야.’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의지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매형이 계단을 올라간 틈을 타서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지금까지 교회에서 풀타임으로 본분을 이행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예전 직장 상사와 동료들이 지위와 금전을 추구하느라 뇌물을 수수한 사실이 드러나 수감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하나님의 보호를 받은 저는 정말 복이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저도 출세하기 위해 사람들을 따라 뇌물을 주기도 하고 남한테서 뇌물을 받기도 했습니다. 제가 아직도 그런 환경 속에 계속 남아 있었다면 아마 그 사람들과 같은 결말을 맞이했을 것입니다. 지금은 비록 후한 대우도 없고 저를 우러러보거나 부러워하는 사람도 없지만 교회에서 본분을 이행하고 진리를 추구하며 정직한 사람으로 지낼 수 있어서 무척 뿌듯하고 행복합니다. <가장 의의 있는 인생>이란 하나님 말씀 찬양에서 노래하듯 이런 삶이 가장 가치 있고 의미가 있습니다. 『너는 피조물이기에 마땅히 하나님을 경배해야 하고 의미 있는 인생을 추구해야 한다. 네가 사람이라면 마땅히 하나님을 위해 헌신하고 모든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너는 자신이 지금 받고 있는 이 작은 고난을 마땅히 기쁘고 편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하고, 욥이나 베드로처럼 의미 있는 인생을 살아야 한다. 너희는 바른길을 추구하고, 진취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큰 붉은 용 나라에서 떨쳐 일어난 너희는 하나님께 의롭다 칭함을 받은 사람이다. 이보다 더 의미 있는 인생이 있겠느냐?(<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실행 2> 중에서)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구원해 주신 덕분에 저는 사탄의 괴롭힘에서 벗어나 하나님께 구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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