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으로 꾸미는 고통
2018년 어느 날, 윗선 리더가 저에게 신생 교회를 붙들어 주는 일을 안배했습니다. 그 소식을 듣고 놀라기도 하고 긴장도 됐습니다. ‘리더가 그래도 나를 괜찮게 보는 것 같긴 한데, 내가 실제적인 사역을 하지 못하면 형제자매들이 날 어떻게 볼까? 리더인 내가 별것 없다고 하는 거 아냐? 그럼 어떻게 얼굴 들고 다니지?’ 이런 생각을 하니 초조해서 본분을 하면서도 마음이 차분할 수 없었습니다. 1주일 후, 불안한 마음을 안고 새 교회로 갔습니다. 처음에는 형제자매들이 질문하면 그래도 관련된 하나님 말씀과 원칙을 찾고 제 경험과 결합해서 교제하고 해결해 주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저도 꿰뚫어 보지 못하고 어떻게 해결해야 좋을지 모르는 문제들이 생기면서 긴장되기 시작했습니다.
언젠가 예배 시간에 형제자매들이 본분 과정에서 생긴 문제와 어려움을 이야기했습니다. 순간 어느 방면의 진리를 교제해서 해결해야 할지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형제자매들이 우습게 볼까 봐 마음이 무척 조급했습니다. 열심히 머리를 굴리며 얼른 적절한 하나님 말씀과 원칙을 찾아내 교제하고 싶었지만, 조급해하면 할수록 머릿속이 점점 하얘졌습니다. 조용히 제 대답을 기다리는 형제자매들을 보니 더욱 당황스러웠습니다. ‘질문을 해결하지 못하면 내가 진리를 깨닫지 못해 실제적인 사역을 하지 못한다는 뜻이잖아? 형제자매들이 날 어떻게 보겠어? 너무 창피한 일이야.’ 그래서 저는 억지로 하나님 말씀을 한 단락 찾아 교제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속으로는 제가 글귀와 도리만 이야기하며 질문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형제자매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별다른 얘기가 없는 것을 보고 저도 더 이상 깊이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또 한번은 한 자매가 문제를 꺼냈습니다. 딸이 직장일로 바빠서 예배를 제대로 못 드리는데, 딸이 진리를 추구하지 못하고 구원받을 기회를 놓칠까 봐 걱정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딸에게 하나님 말씀도 많이 읽고 예배도 자주 나가야 한다고 자주 이야기하지만 한편으로는 자꾸 성화를 부리면 딸이 안 좋아할까 봐 고민이라는 것입니다. 자매는 이것이 자꾸만 마음에 걸리는데 어떻게 실행해야 좋을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그 순간 자매 문제를 어떻게 교제해서 해결해야 좋을지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형제자매들 앞에서 하나도 교제하지 않는 건 말도 안 되지. 오늘 처음으로 이 팀 예배에 왔는데 문제를 하나도 해결 못 하면 형제자매들이 나를 무시하고 내가 진리도 교제할 줄 모르고 문제도 해결할 줄 모른다고 하겠지? 뭐가 됐든 이 순간을 잘 넘겨야 해.’ 저는 교제를 시작했습니다. “이 일에서 우리는 진리를 구하고 하나님 뜻을 찾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구원하시는 사람은 진심으로 하나님을 믿고 진리를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은 사람에게 예배드리거나 본분을 이행하라고 억지로 강요하신 적이 없습니다. 따님이 추구하지 않는다고 해서 강요할 수는 없어요. 하나님 지배와 안배를 따라야지 정에 휘둘려 일을 처리하면 안 되죠.” 교제를 들은 자매는 잠자코 있었지만 여전히 근심스러운 얼굴이었습니다. 여전히 문제가 풀리지 않자 리더가 교제를 이어받았습니다. “따님한테 사랑으로 자주 교제하고 도와줘야 해요. 시간이 좀 지나면 따님이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인지 아닌지 자연히 드러나겠죠. 진심으로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하나님을 갓 믿었을 때 세상에 미련이 남아서 진리를 추구하지 않더라도 자매님이 인내하고 포용하며 사랑으로 붙잡아 줘야 해요. 진리를 깨닫고 나면 자연스럽게 진리에 신경을 쏟을 거예요. 만약 진리를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라 단지 복받기 위해 입으로만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라면 아무리 도와주고 기도해 줘도 소용이 없어요. 하나님은 불신파를 구원하지 않으시니까요. 그러니까 우리가 우선은 사랑으로 도와주고 붙잡아 주다가 시간이 흘러서 따님이 어떤 사람인지 확실히 알게 되면 원칙대로 구분해서 대할 수 있을 거예요.” 자매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고, 저도 좀 더 명확히 알 것 같았습니다. 리더의 교제에는 실행 길이 있고 실행 원칙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입으로 그렇다고 인정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랬다가는 형제자매들이 제 교제가 더더욱 이론에 불과하다는 것을 분별해낼 것이고, 그럼 정말 고개를 들지 못할 것 같았으니까요. 그 후 본분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형제자매들이 털어놓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까 봐 심리적 압박이 갈수록 커졌습니다. 이따금씩 어려움을 만나면 저도 형제자매들과 함께 구하고 교제하면서 그들의 관점과 생각을 묻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형제자매들을 양육하고 붙잡아 주러 왔는데 오히려 의견을 구한다면 다들 분명 저를 얕잡아 볼 것만 같아서 속으로 계속 전쟁을 치러야 했습니다. 입가에 맴도는 말을 억지로 삼켰습니다. 가끔 난감한 문제를 만날 때는 일부러 화장실에 다녀오거나 핑계를 대서 다른 문제를 처리하러 갔습니다. 그러는 동안 형제자매들끼리 먼저 토론하게 하면 다들 제 수준을 눈치채지 못할 테니까요. 그럴 때마다 속으로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어떤 문제는 저도 꿰뚫어 보지 못해서 터놓고 형제자매들과 구하고 교제하면 분명 더 잘 이해되고 명확해질 수 있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속으로 다음부터는 더는 피하지 말아야겠다고 마음먹곤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어려움을 만나면 그 앞에서 저도 모르게 지위와 체면을 지키려는 마음이 들어서 글귀와 도리를 얘기하며 어물쩍 넘기거나 아니면 어떻게든 피해 갔습니다. 그러는 동안 제 내적 상태는 점점 악화되었습니다. 예배에서 교제해도 깨우침이 없고, 일을 처리할 때도 늘 벽에 부딪혔습니다. 본분을 이행하기가 점점 힘이 들었습니다. 늘 그렇게 포장하고 꾸미느라 압박감도 심하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심지어 여기서 본분 이행하는 게 너무 피곤하고, 차라리 돌아가서 예전 본분을 맡는 게 낫다는 생각까지 하게 됐습니다. 제 내적 상태가 잘못되었음을 알아차리고 하나님께 기도드렸습니다. ‘하나님, 본분 이행하는 게 너무 힘들고, 마음도 어지럽고, 당신께서 제게 모습을 숨기신 기분입니다. 그런데 제 문제가 어디서 생겨났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나님, 저 자신을 인식할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십시오.’
그리고 하나님 말씀을 보게 되었습니다. 『패괴된 인류에겐 일반적으로 이런 병폐가 있다. 지위가 없을 때는 누구와 접하거나 이야기할 때 허세를 부리지 않으며, 특정한 방식이나 어조를 사용하지도 않는다. 그저 평범하고 정상적이며, 스스로를 포장할 필요도 없다. 그런 사람은 어떠한 심리적 압박감도 없으며 다른 사람과 털어놓고 교제하며 마음을 나눌 수 있다. 그는 친화력이 있어 접근하기 쉽다. 다른 사람들은 그를 매우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지위를 획득하게 되면, 그는 거만해지고 평범한 사람들을 무시하고 누구도 그를 가까이하지 못한다. 그는 자신이 존귀하고 평범한 사람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하면서 일반인을 업신여기고 말할 때 거드름을 피우고 다른 사람들과 터놓고 교제하지도 않는다. 왜 그는 터놓고 교제하지 않겠느냐? 그는 자신이 지위가 있고 스스로를 리더라고 생각한다. 리더는 특정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보통 사람들보다 뛰어나야 하며, 더 큰 분량을 갖고 더 많은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보통 사람들에 비해 더 많은 인내심을 가져야 하고 더 많은 고생을 하고 더 많이 헌신해야 하며 어떠한 사탄의 시험에도 견딜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리더는 부모나 다른 가족이 죽더라도 울음을 억제해야 한다고, 혹은 앞에서는 울지 않고 몰래 울어 아무도 그들의 단점이나 결점, 연약함을 알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극적이 될 때도 어떤 사람도 알게 해서는 안 되며 그러한 모든 것을 숨겨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이것이 지위를 가진 후 행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이 정도로 자신을 통제한다면, 지위가 그의 하나님, 그의 주님이 되어 버린 것이 아니냐? 그렇다면 그가 아직도 정상 인성을 지니고 있겠느냐? 사람이 일단 그런 생각을 갖고 자신을 그러한 범위 안에 가두어 규정하고, 자신을 그런 인물로 포장한다면, 그는 지위를 매우 사랑하는 것이 아니냐?』(<말씀ㆍ3권 말세 그리스도의 좌담 기록ㆍ지위의 시험과 결박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중에서) 하나님 말씀의 폭로를 통해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본분 이행이 제게 그렇게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이유는 명예와 지위를 바라는 마음이 너무 컸기 때문입니다. 이 교회에 오기 전에는 형제자매들과 같이 예배드리는 일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고, 심리적 압박감도 없었습니다. 잘 모르는 문제가 있더라도 편하게 이야기를 꺼내며 구하고 교제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교회를 붙들어 주기 위해 여기에 온 뒤로 저는 스스로를 높은 지위에 올려놓고는 제가 이곳 사람들을 붙잡아 주러 왔으니 당연히 이 사람들보다 높고, 뛰어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형제자매들이 문제를 제시하면 얼마든지 답을 내놓을 수 있어야 제 신분과 지위에 걸맞은 자격을 갖춘 것이라 믿었습니다. 형제자매들에게 존경받고 인정받기 위해 언제나 스스로를 꾸미고 포장했습니다. 분명 꿰뚫어 보지 못하는 일인데도 솔직히 털어놓고 구한 게 아니라 억지로 글귀와 도리를 얘기하며 형제자매들을 속이는가 하면, 때로는 핑계를 대며 도망쳤습니다. 형제자매들 문제가 해결되는지는 안중에도 없고, ‘이 문제는 저도 모르겠습니다.’라는 간단한 말 한마디 하는 것조차 그렇게 어려웠습니다. 그제서야 비로소 제가 지위에 너무 집착하고, 오직 지위를 지키기 위해 말하고 행동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교회에서 제가 여기 와서 본분을 이행하도록 안배한 것은 형제자매들과 잘 협력하여 교회에 존재하는 문제나 어려운 점을 해결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본분을 잘 이행하고 실제적인 사역을 잘할 생각은 전혀 없고, 형제자매들이 날 보는 시선, 내 체면과 지위를 유지하는 것에만 신경을 썼습니다. 심지어 지위와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 수작을 부리고 형제자매들을 기만했습니다. 본분을 이행하면서 본연의 일을 하지 않아서 스스로가 괴로웠을 뿐만 아니라, 형제자매들에게 피해를 주고 교회 사역을 그르쳤습니다. 정말 하나님이 혐오하고 증오하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흑암 속에 떨어진 것은 하나님께서 공의를 나타내신 것입니다. 저는 진심으로 반성하고 하나님께 회개해야 했습니다.
다음 날, 형제자매들에게 요즘의 제 내적 상태를 털어놓고, 전에 제대로 꿰뚫어 보지 못했던 문제들을 꺼내어 구하고 교제했습니다. 모두들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서로 교제를 주고받으며 하나님의 깨우침과 인도 아래 차츰 어느 정도 알게 됐고 실행 길도 찾았습니다. 그 후로는 본분 이행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만나거나 혹은 꿰뚫어 보지 못하는 문제가 있는데 저도 모르게 안 그런 척하며 포장하며 형제자매들에게 결점을 보이지 않으려는 마음이 들 때면, 저를 이끌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드렸습니다. 그리고 하나님 말씀에서 실행 길을 찾게 되었습니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지위의 통제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먼저 어떻게 해야겠느냐? 너의 속셈과 생각, 마음에서 그것을 철저히 제거해야 한다. 어떻게 제거하느냐? 원래 지위가 없었을 적 너는 어떤 사람들이 눈에 거슬리면 그냥 상대하지 않았다. 현재 지위가 생긴 너는 누군가 눈에 거슬리거나 문제가 있으면 그를 도와줘야 할 책임이 있다고 느껴 그와 많이 교제하고 실제적인 문제를 해결해 준다. 이렇게 실행하면 마음속에 어떤 기분이 드느냐? 기쁘고 평안한 기분이 든다. 네게 어려움이 있거나 네가 실패했을 때도 다른 사람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자신의 추한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자신의 어려움과 연약함, 그리고 자신이 어떻게 하나님을 거역했는지, 그 후 어떻게 거기서 빠져나왔는지, 어떻게 하나님 마음을 흡족게 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교제해야 한다. 이렇게 속마음을 털어놓으면 효과는 어떠하냐? 틀림없이 매우 좋을 것이다. 사람들은 절대 너를 무시하지 않을 것이고, 네 체험을 부러워할 것이다. 어떤 자들은 사람에게 지위가 있으면 관리다운 모습을 갖추고 말도 점잖게 해야 남들의 존중과 우러름을 받을 수 있다고 여긴다. 이런 생각이 맞느냐? 만약 네가 지금 이런 생각이 옳지 않음을 의식할 수 있다면 너는 마땅히 하나님께 기도하고 육적인 것을 저버려야지 허세를 부리거나 외식하는 이 길을 가서는 안 된다. 이런 생각이 드는 순간 진리를 구해 해결해야 한다. 진리를 구하지 않아 그 사상과 관점이 네 안에서 형태를 갖추고 뿌리를 내리면 너를 지배할 것이다. 그러면 너는 자신을 위장하고 포장하게 된다. 그럼 아무도 너를 꿰뚫어 보거나 네 마음을 알아채지 못하게 빈틈없이 포장할 것이다. 남을 대할 때는 가면을 쓰고 말해 남들이 네 마음을 보지 못하게 할 것이다. 너는 다른 사람에게 네 마음을 보이는 법을 배우고, 남에게 속마음을 털어놓고 사람과 가까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또 너는 육적인 기호를 저버리고 하나님의 요구대로 실행해야 한다. 그러면 네 마음은 평안해질 것이며, 내면에 기쁨이 깃들 것이다.』(<말씀ㆍ3권 말세 그리스도의 좌담 기록ㆍ지위의 시험과 결박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중에서) 하나님 말씀을 통해 명예와 지위의 속박에서 벗어나려면 마음에서 지위를 내려놓아야 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사실 어떤 본분을 이행하든, 또 지위가 있고 없고를 떠나 저는 사탄에게 깊이 패괴된 사람으로, 결점도 많고 많이 부족합니다. 이건 매우 정상적인 일입니다. 리더가 됐다고 해서, 또 지위가 생겼다고 해서 남보다 뛰어나거나 분량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진리를 깨달을 수 있어 무슨 일이든 꿰뚫어 보고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저는 스스로를 정확하게 바라보기로 했습니다. 그 후로는 결점을 감추며 지위를 지키려는 마음이 생길 때면 정반대로 행동했습니다. 자신을 포장하지 않고, 형제자매들이 제 실제 분량을 알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털어놓았습니다.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에 부딪힐 때도 제가 잘 모른다는 걸 사실대로 인정하고 형제자매들과 함께 진리를 구하며 서로 보완했습니다. 그렇게 실행하니 마음이 훨씬 가볍고 홀가분했고, 본분도 그렇게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도 실행하지 못할 때도 있었습니다. 한번은 어떤 예배 장소에서 예배를 드리는데 리더가 일찍부터 와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저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지난번 교제 때는 글귀와 도리만 얘기하는 바람에 자매가 내 결점이나 부족한 면을 이미 다 눈치챘을 거야. 이번에 형제자매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분명 날 더 무시하겠지. 그땐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니지?’ 겁이 덜컥 나서 자매와 예배를 같이 하는 것이 몹시도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래서 리더에게 말했습니다. “다른 바쁜 본분 있으면 거기부터 먼저 가 보세요. 여긴 제가 있으면 돼요.” 자매는 별말 없이 자리를 떠났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리더가 말을 꺼냈습니다. “그날 원래는 예배 끝나고 다 함께 본분을 이행할 때 생기는 문제나 오류를 정리해 볼 생각이었어요. 근데 제가 도착하자마자 자매님이 절 보내 버리더라고요. 아무리 생각해도 자매님한테 있는 문제를 얘기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래야 자매님한테도, 교회 사역에도 도움이 되니까요.” 리더는 제가 항상 지위와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 결점을 가리고, 가장하고, 또 형제자매들과도 진심으로 협력하지 않는다면서 이렇게 그릇된 속셈을 품고 본분을 이행하면 성령 역사를 얻기 힘들고 본분도 좋은 효과를 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얼굴이 달아오르면서 괴롭고 자책감이 들었습니다. 자매 말이 맞았습니다. 저는 교회를 붙들어 주기 위해 왔고, 자매는 책임감을 가지고 저와 협력해서 문제를 빨리 발견하고 해결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자매가 저를 꿰뚫어 보면 망신당할까 봐 자매를 보내 버렸습니다. 자매는 교회 사역에 대해 저보다 더 익숙합니다. 본분을 이행하는 데 자매가 협력해 주지 않으면 어떻게 좋은 효과에 도달할 수 있겠습니까? 이제 리더는 제가 실제도 없고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것을 알았을 뿐만 아니라 명예와 지위를 바라는 마음이 강하다는 것도 알아차렸습니다. 정말이지 체면이 바닥까지 떨어졌습니다. 괴로워서 하나님 앞에 기도드렸습니다. ‘하나님, 자매가, 제가 지닌 문제와 결점을 지적했습니다. 여기에는 제가 배워야 할 공과가 있습니다. 제가 자신을 인식하고 패괴 성품을 해결하여 진정한 변화에 이를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십시오.’ 그런 뒤에 하나님 말씀을 봤는데, 그 말씀은 바로 제 내적 상태를 폭로하고 있었습니다.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은 본래 피조물이다. 피조물이 무소불능에 도달할 수 있느냐? 완벽함에 도달할 수 있느냐? 티 없는 정도에 도달할 수 있느냐? 모든 일에 정통하고 모든 일을 다 알고, 다 꿰뚫어 보고, 다 해내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느냐? 불가능하다. 하지만 사람의 내면에는 패괴 성품과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바로 사람이 기술 하나나 업무 하나를 배우면 자신을 능력 있는 사람, 신분이나 몸값이 높은 사람, 전문가 등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 능력이야 어떻든 자신을 위인이나 남보다 뛰어난 사람으로 포장하여 꽤 유명한 인물이 되고 싶어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아무런 결함도 없는, 완전무결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한다. 다른 사람들 눈에 유명한 사람이나 강한 사람, 위인이 되어 위대해 보이고, 무엇이든 가능하고,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한다. 그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면 자신이 무능하고 약세에 처한 것 같으며 남들보다 못해 보일 거라고, 사람들에게 무시를 당할 거라고 생각해서 늘 거짓되게 꾸미려고 한다. … 이것은 어떤 성품이냐? 교만함이 극치에 달하여 이성을 잃은 것이다! 그는 평범한 사람, 보통 사람, 정상적인 사람이 되려고 하지 않고, 초인이나 뛰어난 사람, 재능을 지닌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이러면 문제가 심각하다! 정상 인성의 약점과 결점, 무지함, 어리석음, 혹은 몰이해 등을 전부 포장해서 남들이 보지 못하도록 하고 계속해서 위장한다. … 그는 자기가 누구인지 모르고, 어떻게 해야 정상 인성을 살아 낼 수 있는지도 모른다. 한 번도 제대로 된 사람으로 착실하게 살아 본 적이 없다. 언제나 뜬구름 속에서 살면서 어리석게 지내며, 착실하게 일하지는 않고 늘 상상에 기대 살아간다면 문제가 심각한 것이다. 네가 선택한 그 인생의 길이 옳지 않은 것이다. 네가 만약 그렇게 한다면 아무리 믿어도 진리를 깨닫지 못하고, 진리를 얻지 못할 것이다. 솔직히 말해, 너는 진리를 얻지 못할 것이다. 네 첫걸음의 시작이 옳지 않기 때문이다.』(<말씀ㆍ3권 말세 그리스도의 좌담 기록ㆍ하나님을 믿는 정상 궤도에 들어서기 위해 반드시 갖추어야 할 다섯 가지 조건> 중에서) 하나님 말씀의 폭로로 알 수 있었습니다. 늘 저도 모르게 자신을 가장해서 남들이 우러러보게 만들었던 것은 제가 교만한 성품에 지배당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피조물에 불과합니다. 무슨 일이든 다 알고 정통하기란 불가능하므로 본분 과정에서 문제나 어려움에 부딪히는 것은 매우 정상적인 일입니다. 그런데 저는 지위가 조금 생겼다고 자신을 남과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주제도 모르고 제 결점도 직시하지 못한 채 위대하고 완벽한 사람이 되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스스로를 꾸미고 포장해서 형제자매들 마음속에서 이미지와 지위를 유지하려 했습니다. “사람은 이름을 남기고 짐승은 가죽을 남긴다.”, “사람은 체면으로 산다.”와 같은 사탄 철학에 패괴되고 물들어 어떤 무리에 있든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겨서 존경과 숭배를 받으려 했습니다. 그렇게 살아야 존엄 있고 인격 있는 삶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 결점과 부족한 면이 사람들 앞에 드러나면 어떻게든 보완하고 가리고 꾸미느라 고통받고 시달렸습니다. 이번에도 리더가 저를 꿰뚫어 볼까 봐 의도적으로 자매를 따돌려서 제가 진리를 깨닫지 못한 사실을 가리려고 했던 것입니다. 체면과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교회 사역은 전혀 나 몰라라 하고 제 본분도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정말 너무 이기적이고 비열했습니다! 교회에는 아직도 실제적인 문제가 많습니다. 제가 자매와 협력하지 않는다면 그 문제들은 해결되지 않을 것이고, 그러면 전체적인 교회 사역이 지장 받고 형제자매들 생명에도 피해가 갑니다. 저는 제 이미지를 유지하는 대가로 교회 이익을 희생시켰습니다. 이것은 악행이 아닌가요? 하나님은 우리에게 정상적인 사람이 되어 착실하게 지상에서 살아가면서 하나님을 경배하고, 하나님께 순종하라고 요구하셨고, 또한 하나님의 요구대로 성실하게 살고, 본분을 이행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교만해 정상적인 사람이 지녀야 할 이성을 상실했습니다. 늘 완벽한 이미지로 사람들에게 존경받고 싶어 했는데, 바로 하나님을 대적하는 길을 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회개하지 않으면 최후의 결말은 지옥에 떨어져 징벌받는 것입니다. 이 점을 깨닫고 진심으로 저 자신을 증오하며 뉘우쳤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착실하게 피조물의 본분을 이행하겠다고 회개의 기도를 올렸습니다.
자신을 인식한 다음에는 제 문제에 초점을 맞춰서 진입할 수 있는 실행 길을 찾아보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네가 아무리 위장하고 감추고 꾸며 내도 너의 가장 진실한 생각과 내면에 가장 깊이 감춰진 것을 하나님은 훤히 파악하고 있다. 한 사람의 마음속에 숨겨진 그 무엇도 하나님의 감찰을 피할 수 없다.』(<말씀ㆍ3권 말세 그리스도의 좌담 기록ㆍ생명 성장의 여섯 가지 기준> 중에서), 『어떤 문제를 만나든 반드시 진리를 구해 해결해야 하고, 절대 남에게 거짓 이미지로 자신을 포장해서는 안 된다. 그게 자신의 결점이든, 단점이든, 자신에게 있는 문제점이든, 혹은 패괴 성품이든 모두 솔직히 교제하고, 포장하지 마라. 자신의 마음을 여는 법을 배우는 것, 이것은 생명 진입의 첫걸음이자 가장 공략하기 힘든 첫 번째 관문이다. 이 관문을 공략한다면 진리에 진입하기 쉬워진다. 그 한 걸음을 내디딘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느냐? 네가 마음을 열고 너의 모든 것, 즉 좋은 것이든 그렇지 않은 것이든, 긍정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 그것을 모두 드러내 남들에게, 또 하나님에게 모조리 보여 준다는 뜻이다. 그리고 하나님에게 숨기거나 가리거나 위장하지 않고, 간사하게 행동하거나 기만하지 않고,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로 솔직하고 진실하게 대한다는 뜻이다. 그러면 너는 빛 속에서 살게 되고, 하나님이 감찰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도 네가 원칙 있고 투명하게 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너는 자신의 명예와 체면, 지위를 지키기 위해 어떤 수단을 쓰거나 자신이 잘못한 일을 위해 감추거나 꾸밀 필요가 없다. 이러한 부질없는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런 것을 내려놓는다면 너는 아주 홀가분하게, 속박도 고통도 없이 온전히 빛 속에서 살 수 있다.』(<말씀ㆍ3권 말세 그리스도의 좌담 기록ㆍ제3부> 중에서) 하나님은 사람의 폐부와 심장을 감찰하십니다. 제 패괴 성품, 속셈과 불순물을 하나님은 훤히 알고 계십니다. 제가 아무리 꾸미고 포장해도 패괴 성품은 그대로 존재하고, 분량도 여전히 그 정도에 불과하고, 여전히 진리를 깨닫지 못하고 진리 실제도 없습니다. 사실 제가 스스로를 꾸며 대는 것은 하나님께서도 감찰하시지만, 형제자매들도 진리를 깨달으면 얼마든지 꿰뚫어 볼 수 있습니다. 완벽한 사람인 척하는 것은 스스로 똑똑하다고 착각하며 자신을 우롱하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제서야 지위와 체면을 위해 자신을 꾸미고 포장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고, 그럴수록 추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렇게 사는 것이 너무나 어리석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그러고 난 뒤 저는 의식적으로 하나님 감찰을 받아들였습니다. 지위와 체면을 지키려는 마음이 들 때면 적극적으로 자신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진리를 실행했습니다.
교회를 떠나기 하루 전날, 한 자매에게 무슨 문제나 어려운 점은 없는지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서 자매 앞에서 망신당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어찌 됐든 내일은 이곳을 떠나니까 진리는 다음에 실행하자.’ 이렇게 물러나려는 순간, 하나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특별한 어려움과 환경에 부딪혔을 때 네가 회피하거나 도망하는 태도를 취한다면, 즉 온 힘을 다해 거부하고 벗어나려고 하며, 하나님의 지배에 따르려 하지 않고 하나님의 배치와 안배에 순종하려 하지 않고 진리가 주도권을 잡게 하려 하지도 않는다면, 또 늘 혼자 결정하려 하고, 사탄 성품으로 네 모든 것을 통제하려 한다면, 그 결과는 하나님이 분명 너를 한쪽에 치워 두거나 사탄에게 넘길 것이다. 이는 시간문제이다. 사람이 이 일에 관해 똑똑히 알았다면 한시바삐 뉘우치고, 하나님이 요구한 올바른 길을 따라 자신의 인생길을 걸어야 한다. 그러면 그 길은 올바른 것이다. 길이 올바르면 방향도 올바르다.』(<말씀ㆍ3권 말세 그리스도의 좌담 기록ㆍ제3부> 중에서) 말씀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비록 대단한 일도 아니고 자매에게 문제나 어려움이 있는지 물어보는 정도지만, 이것은 제가 지위와 체면을 내려놓고 진리를 실행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제가 여전히 자신을 꾸미고 거짓 이미지로 사람을 미혹해서 제 지위와 체면을 보전하는 것은 끝까지 패괴 성품의 속박과 간섭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제는 자신과 타협할 것이 아니라 진리를 실행하며 사람답게 살아서 사탄에게 치욕을 안겨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래서 교회를 떠나기 전에 자매에게 문제나 어려운 점이 없는지 먼저 물어봤습니다. 그리고 제가 아는 것은 교제해 주고 그렇지 못한 것은 어떻게 처리할지 모르겠으니 같이 구해 보자고 솔직히 말했습니다. 실행하고 나니 마음이 너무 편안했습니다.
체험하고 나서 저는 실제적인 수확을 얻었습니다. 그 교회에서 본분을 이행하느라 실제 상황에서 노출되는 일이 없었더라면 제 지위욕이 그렇게 강한 줄도 몰랐을 것이고, 지위와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 가는 길은 하나님을 대적하는 길이라는 사실도 알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나님 말씀의 심판과 폭로 덕분에 저는 지위와 체면의 속박에서 벗어나 더 이상 저 자신을 꾸미지 않게 되었습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의 구원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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