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 정 때문에 어리석어지면 안 된다

중국 신징(辛靜)

2015년 6월에 저는 한 교회의 복음 집사로 가게 됐습니다. 당시 리제(李杰)가 새 신자 양육을 담당했고, 저희는 본분 때문에 함께 협력할 때가 많았어요. 저희 둘은 나이도 비슷하고 생활 습관이나 성격도 비슷했죠. 특히 둘 다 남편들이 중공에게 핍박받는다면서 하나님 믿는 것을 반대하는 처지였어요. 이렇게 비슷한 경험 때문에 말도 잘 통하고, 정말 잘 맞았어요. 당시 저는 그 교회에 간 지 얼마 안 돼서 형제자매들도 잘 모르고 본분에서도 어려움이 많았는데 리제가 열심히 교제해 주면서 도와줬습니다. 자매가 생활에 어려움이 있으면 저도 자주 도와줬고요. 저희는 서서히 서로에게 속마음을 모두 이야기하며 서로 무척 가깝게 느꼈고, 정말 허물없이 지냈습니다.

나중에 저는 리더로 선출됐습니다. 그러면서 리제와 전처럼 자주 만나지는 못했죠. 그런데 몇 달 후, 형제자매들로부터 리제의 상황에 대한 보고가 많이 들어왔습니다. 리제가 너무 교만하다는 겁니다. 형제자매가 어려울 때 차분하게 도와주는 대신 훈계하고 깎아내리는 바람에 다들 눈치를 보는 상황이 됐죠. 책임자가 문제를 지적해 줘도 받아들이지 않고, 이치를 따지고 횡포를 부리며 교란하는 바람에 예배를 진행하지 못할 정도였다고 하더군요. 형제자매가 교제해 줘도 수긍하지 않고 책임을 남에게 미루기만 했고요. 진리 교제도 불분명해서 새 신자들이 이해하지 못했죠. 때로는 소극적인 말도 해서 두 달간 새 신자 양육 성과가 줄곧 좋지 않았습니다. 이런 보고를 들으면서 리제가 양육 사역을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몇몇 사역자도 리제를 계속 쓰면 교회 사역에 지장이 될 것이라며 교체하자고 했고요. 저는 괴로웠습니다. 리제는 절 많이 도와줬고 서로 사이도 그렇게 좋은데, 제가 교체에 동의해 버리면 저를 매정하게 보고 안 좋게 생각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됐죠. 게다가 자매는 체면을 중요하게 여기는데 정말 본분에서 교체되면 너무나 괴로울 것 같아서요. 저는 도저히 교체할 수가 없어서 핑계를 댔습니다. “리제가 요즘 본분 성과가 좋지 않은 건 맞지만 자매만 탓할 순 없어요. 자매가 양육하는 새 신자가 종교 관념이 많고 이해가 느리면 성과가 나쁠 수도 있죠. 게다가 리제는 매일같이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고생을 감내하면서 본분을 이행했어요. 지금 자매를 교체하면 당장 자매를 대신할 적합한 사람을 찾기도 어렵고요. 자리가 빈 것보다는 자매가 있는 게 낫죠.” 제가 이렇게 얘기하니까 사역자들도 망설였어요. 결국 다들 마지못해 당분간 리제에게 본분을 그대로 맡기고 빨리 후임자를 알아보기로 했어요. 저는 그제서야 한숨 돌릴 수 있었지만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리제가 그대로 있을 수 있지만 나중에 적합한 사람을 찾으면 교체해야 돼. 본분에 성과를 낼 수 있게 내가 많이 도와주면 자매를 교체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저는 저녁 예배 후에 집도 들르지 않고 곧바로 자매를 찾아가 성과가 안 좋은 이유를 같이 정리하면서 본분 이행에서 부족한 부분을 지적해 줬어요. 그런데 리제가 자신을 전혀 모르고 계속 따지고 들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니까 속이 부글부글 끓었습니다. 하지만 그 뒤로도 자매의 본분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 자주 교제하며 도와줬어요. 그런데 도무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저는 무척 조바심이 났습니다. 얼마 후 리더에게서 리제를 교체하기로 한 일은 어떻게 돼 가는지 물어보는 서신을 몇 번 받았습니다. 그때마다 적합한 사람을 아직 못 찾았다고 얼버무렸죠. 그러다 결국 리제는 조언을 무시하고 안전에 우려가 있는 자매를 멋대로 만났습니다. 그 일로 경찰의 감시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져서 저는 그제서야 하는 수없이 리제를 교체했어요.

나중에 교회에서는 저에게 복음 사역을 책임지도록 안배했습니다. 순간 리제가 떠올랐어요. ‘본분도 없이 집에만 있으려니 얼마나 괴로울까? 안 그래도 복음 전하는 걸 좋아하는데, 이번이 바로 기회야.’ 사역자 모임 때 저는 이렇게 제안했습니다. “리제는 전에도 계속 복음을 전해서 이쪽 일은 잘해요. 거기다가 지금 자기 잘못을 알고 후회하고 있으니 복음을 전할 수 있게 기회를 한 번 더 주면 어떨까요?” 그러자 사역자들도 동의했어요.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리제에 대한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보고에 따르면, 리제는 복음 집사에 대한 본인의 편견 때문에, 예배 시간만 되면 형제자매 앞에서 전에 복음 집사에게 억압받았다는 얘기를 늘어놓았어요. 그 바람에 다들 복음 집사를 안 좋게 생각하고 멀리하게 됐죠. 또 복음 집사가 사역을 이행하면 이에 반발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거기다 몇몇 자매까지 합세했어요. 그 결과 복음 집사가 사역을 계속해 나갈 수가 없어서 복음 사역이 심하게 교란되었죠. 보고를 듣고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예전의 일은 집사가 이미 리제한테 사과를 했고, 게다가 리제에게 자신을 인식하라고, 일에 집착하지 말고 공과를 배우라고 내가 교제도 해 줬어. 그런데 리제가 아직까지 그 일을 마음에 담아두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네. 리제의 그런 행동은 이미 교회에서 방해와 교란을 일으켰어. 회개하지 않고 이대로 가다가는 결국 격리되어 반성해야 할 게 뻔해.’ 저는 생각할수록 리제가 걱정됐습니다. 그래서 그 뒤로도 제가 또 몇 번 교제해 주었지만 제 앞에서는 듣기 좋은 소리를 하고, 막상 예배 때는 예전과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집사들도 교제로 도와주었지만 리제는 전혀 자신을 인식하지 못하고 끝까지 돌이키지 않았어요.

얼마 후 리더도 리제의 행동에 대해 알게 됐어요. 리더는 리제가 교회 사역을 방해하고 교란한 데다가 여러 번 교제해도 끝까지 회개하지 않아서 안 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했죠. 원칙대로 판단하면 반드시 본분을 중단시켜야 하고, 그래도 회개하지 않는다면 교회에서 제명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 얘길 듣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어요. ‘몇 년째 가정도 직장도 버리고 고생도 많이 했는데 정말 제명되면 너무 아깝잖아? 과거에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리제 도움도 많이 받았는데 말이야. 그래도 이 교회에서 리제랑 가장 가까운 사람은 나야. 이럴 때 나서서 리제 편을 들어주지 않으면 그녀가 알게 되었을 때 나를 너무 매정하다고 하지 않을까? 그러다 정말 제명되기라도 하면 앞으로 리제 얼굴을 어떻게 보냐고. 분명 나한테 감정이 안 좋고, 크게 상심할 거야.’ 저는 사역자들한테 말했어요. “리제가 정말 잘못한 부분이 있긴 한데 계속 본분을 이행해 왔고 복음 전도에도 어느 정도 성과가 있어요. 그런 처분은 너무 과하지 않아요? 그러지 말고 한 번 더 기회를 주고 많이 도와주면 어떨까요? 아마 잘못을 깨달으면 변할 거예요.” 그때 한 사역자가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자매님, 자매님은 일 처리에 원칙이 없고 리제를 대할 때 지나치게 정에 이끌리는군요. 물론 리제가 복음 전도에 성과도 좀 있었고 고생도 하긴 했지만 진리를 거부하고 증오하면서 교회에서 좋은 역할을 못 하고 교회 사역을 심각하게 교란했어요. 늘 정 때문에 리제를 두둔해선 안 돼요. 잘 반성해 보세요. 제 말이 맞는지 틀리는지요.” 듣고 보니 리제에 관한 일에선 제가 정말 원칙이 없더라고요. 하지만 그래도 리제한테 또 기회를 주고 싶었어요. 그날 집에 돌아가는 길에 갑자기 하늘이 빙빙 도는 것처럼 어지러워 눈도 제대로 뜰 수 없고, 한 발짝도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속으로 하나님의 징계가 임했음을 깨닫고 조용히 하나님께 기도했어요. 순간 머릿속에는 말씀 한 구절이 또렷이 생각났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이 하나님을 거스르게 되는 이유는 말 한 마디, 어떤 일 때문이 아니라, 어떤 태도나 내적 상태 때문일 수 있다. 이것은 정말 무서운 일이다.(<말씀ㆍ2권 하나님을 알아 가는 것에 관하여ㆍ유일무이한 하나님 자신 7> 중에서) 이 말씀이 떠오르니 두려워졌습니다. 아마 제가 어떤 일에서 하나님 성품을 거스른 것 같았어요. 저 자신을 반성하면서 순간 짚이는 게 있었죠. 리제 일에서 저는 고집스레 리제 편만 들었어요. 리제가 교회에서 좋은 역할을 못한다는 걸 알면서도 교회 사역을 방해하고 교란하도록 내버려두기까지 했죠. 리더와 사역자들이 리제의 본분을 중단시키자고 했을 때도 계속 리제만 감싸며 교회 사역은 전혀 지키지 않았어요. 정말 징계받아 마땅한 짓이었죠. 이런 걸 생각하면서 저는 서둘러 하나님께 잘못을 인정하고 이 일에 대해 잘 반성하겠다고 기도한 다음, 겨우 몸을 이끌고 간신히 집에 돌아왔어요.

집에 들어와서 말씀을 보게 됐어요. 『어떤 이는 정이 너무 많다. 매일 말하고, 사람을 대함에 있어 항상 정에 치우쳐 살아간다. 이 사람에게도 정을 주고 저 사람에게도 정을 주며 매일같이 정을 베풀고, 매사 정에 파묻혀 살아간다. … 이 사람에게는 정이 바로 치명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그는 모든 일에서 정에 휘둘려 진리를 실행할 수 없고 원칙대로 일을 처리할 수도 없으며 또한 항상 하나님을 거역할 수도 있다. 정이 바로 그의 최대의 약점이자 치명적인 부분이다. 정은 이 사람을 사지로 몰아넣고 망칠 수 있다. 정이 너무 많은 사람은 진리를 실행할 수 없고, 하나님께 순종할 수도 없다. 정이 많으면 육만 돌볼 수밖에 없는데, 어리석은 바보다. 이런 사람의 본성은 바로 정이 너무 많은 것으로, 그는 정에 치우쳐 살아간다.(<말씀ㆍ3권 말세 그리스도의 좌담 기록ㆍ사람의 본성을 어떻게 알아야 하는가> 중에서) 이 부분을 읽고 마음에 크게 와닿아서 눈물이 막 나더라고요. 그제서야 제가 지나치게 정에 이끌린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리제가 저를 도와줬고, 저와 사이가 좋다는 이유로 리제와 관련된 일에 대해 이야기할 때만큼은 정에 이끌리고, 늘 리제 기분이 어떨지 걱정했어요. 항상 리제 편을 드느라 원칙대로 공평하고 공정하게 처리하지 못했죠. 사실 저도 알고 있었습니다. 본분에 성과도 없는데다 방해, 교란을 일삼는 리제가 본분을 계속 이행하도록 놔두면 득보다 실이 많고 폐해가 더 크다는 것을요. 그러니 당장 교체를 하는 게 맞았죠. 하지만 사이가 좋다는 이유로 저는 정에 치우쳐 말했어요. 갖가지 이유와 변명을 들어 사역자들이 리제를 교체하지 못하게 회유하고 설득했죠. 심지어 리제가 본분을 계속 이행할 수 있게 성과를 높여줄 생각까지 했어요. 자매와 친한 사이가 아니었다면 그렇게 애써 편들지 않았을 거예요. 다른 형제자매였다면 원칙에 따라 대했겠죠. 그제서야 정이 바로 제 치명적인 약점임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정에 이끌려 말하고 행동하며, 항상 리제를 감싸고 두둔했죠. 진리 원칙은 눈곱만큼도 없었고, 교회의 사역과 이익은 안중에도 없었어요. 정말 너무나 이기적이고 비열했습니다!

또 다른 하나님 말씀을 보면서 정에 끌려 일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좀 더 알게 됐어요.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정과 관련된 문제에는 무엇이 있느냐? 먼저 자기 가족들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그들이 한 일을 어떻게 대하는지가 있다. ‘그들이 한 일’, 물론 여기에는 가족들이 교회 사역을 방해하고 교란한 일, 뒤에서 남을 판단한 일, 그 외 불신파의 행동 등이 포함된다. 너는 이런 일을 공정하게 대할 수 있느냐? 평가서를 써야 한다면, 너는 정을 배제하고 그들을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느냐? 이는 자기 가족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관한 부분이다. 그 밖에, 너는 너와 비교적 잘 맞는 사람 혹은 너를 도와주었던 사람에게 정을 갖고 있느냐? 그의 행위, 사람됨을 객관적으로 공정하고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느냐? 만약 네가, 그가 교회 사역을 방해하고 교란하는 행위를 발견했다면, 즉시 이를 보고하거나 폭로할 수 있느냐? 또한, 너는 너와 비교적 가까운 사람 혹은 관심사가 같은 사람에게 정을 갖고 있느냐? 이들의 모든 행위에 대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와 정의 및 처리 방식을 갖고 있느냐? 교회에서 원칙에 따라 너와 감정적으로 얽혀 있는 이들을 처리할 때, 만약 그 처리 결과가 네 관념과 맞지 않는다면 너는 어떻게 대하겠느냐? 순종할 수 있느냐? 뒤에선 여전히 그들과 얽히고, 그들에게 미혹당하고, 심지어 그들의 부추김으로 그들을 위해 설명하고 변명하고, 그들 대신 나서 주겠느냐? 너는 네게 은혜를 베풀어 준 이를 위해 진리 원칙을 저버리고 하나님 집의 이익을 외면한 채 팔을 걷어붙이고 도와주고 어떤 희생도 감수하며 도울 수 있느냐? 이건 정과 관련된 여러 측면의 문제가 아니냐?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한다. “정이란 결국 가족이나 친척과 관련된 것 아닙니까? 결국, 자기 부모, 형제자매, 그리고 집안사람, 이 범위 안에 있는 사람들 아닙니까?” 아니다. 정과 관련된 범위는 매우 넓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가족을 공정하게 평가하는 것은 고사하고, 자신과 비교적 친한 친구나 절친을 평가할 때조차 공정하지 않아서 사실을 왜곡해 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절친이 본분을 이행할 때 본분 이행에 힘쓰지 않고 늘 부당한 일을 저질러도, 그는 그 절친이 놀기를 좋아하는 편이고 인성이 성숙하지 않아 아직 안정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이 말에 정이 담겨 있지 않으냐? 이는 정을 담아 하는 말이다. 하지만 만약 그와 상관없는 사람이 본분에 힘쓰지 않고 부당한 일을 저지른다면, 그는 비교적 심하게 말할 것이며, 심지어 그 사람을 정죄할 것이다. 이는 정에 치우쳐 말하고 일 처리하는 모습 아니겠느냐? 정에 치우쳐 살아가는 사람이 공정할 수 있겠느냐? 올곧은 사람이겠느냐? (아닙니다.) 정에 치우쳐 말하는 사람은 무엇이 문제이겠느냐? 왜 공평하게 사람을 대하지 못하겠느냐? 왜 진리 원칙에 따라 말하지 못하겠느냐? 한 입으로 두말하며 늘 사실의 진상에 근거해 말하지 못하는 사람은 사악하다. 말도 공정하지 않고, 오직 정에 치우쳐 말하며, 자기 자신만을 위해 말하고, 진리 원칙에 따라 말하지 않으며, 하나님 집 사역을 위해 고려하지 않고, 오직 개인의 감정과 자신의 명리와 지위만을 지키는 것, 이것이 바로 적그리스도의 성질이다. 적그리스도는 바로 이런 식으로 말한다. 항상 이상하게 말하며 방해와 교란을 일삼는다. 육적 기호와 이익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바로 정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며, 정에 치우쳐 살아가는 사람은 모두 진리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진리를 전혀 실행하지 않는 사람이다.(<말씀ㆍ5권 리더 일꾼의 직책ㆍ리더 일꾼의 직책(2)> 중에서), 『나는 사람에게 감정을 ‘표출’할 기회를 남겨 두지 않는다. 내게는 감정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의 감정에 대한 나의 증오는 이미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 사람은 사람과의 ‘정’ 때문에 나를 한쪽에 밀쳐 두었고, 그로 인해 나는 사람의 눈에 ‘제삼자’가 되었다. 또한, 사람은 사람과의 ‘정’ 때문에 나를 잊었고, 사람의 정 때문에 기회를 틈타 다시 ‘양심’을 주워 들었으며, 사람의 정 때문에 언제나 나의 형벌을 싫어했다. 사람은 정 때문에 늘 내가 공정하지도 의롭지도 않다고 말하고, 내가 일을 처리할 때 인정사정 봐주지 않는다고 말한다. 설마 땅에 내 ‘친족’이라도 있단 말이냐? 누가 나처럼 내 모든 경륜을 위해 침식을 잊고 밤낮으로 애썼더냐? 사람이 어찌 하나님과 비교할 수 있겠느냐? 어찌 하나님의 마음에 합할 수 있겠느냐?(<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하나님이 전 우주를 향해 한 말씀ㆍ제28편> 중에서) 하나님 말씀을 읽고, 정에 이끌려 행동하는 게 어떤 건지 더욱 잘 알게 됐습니다. 하나님은 사람의 정을 증오하십니다. 정에 이끌리면 진리 원칙을 어기고, 또 악행을 저질러 하나님을 대적할 수 있어요. 교회 리더로서 저는 진리를 실행하지 못했고, 원칙에 따라 공평하게 사람을 대하지도 못했습니다. 오히려 정에 치우쳐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지키려고 교체해야 할 사람을 교체하지 않았죠. 인정을 베풀고자 교회 사역을 이용하고, 교회 이익을 희생시킨 대가로 제 이미지를 유지한 결과, 형제자매들 생명 진입에 피해를 주고, 교회 사역을 방해하고 교란하기만 했어요. 정말 배은망덕하고 팔이 바깥으로 굽은 것과 마찬가지였습니다. 그건 하나님을 모욕하고 대적한 것이죠. 저는 이 점을 깨닫고 무척 후회하며 하나님께 회개했어요. 그 후 예배 시간에 제가 자매 일에서 정에 이끌려 행동한 사실을 솔직하게 털어놨어요. 그리고 자매의 태도를 근거로 본분을 정지시키고 반성하도록 했습니다.

그 후 한 6개월 지났는데도 리제는 자신의 악행에 대해 반성이나 인식은 전혀 없고 억울해하기까지 했습니다. 리더와 집사가 자신에게 불공평하다며 원망하는가 하면, 뒤에서 리더와 집사가 고의로 자신을 괴롭혔다고 판단했어요. 저와 협력하는 자매가 본인의 태도를 겨냥해 진리를 교제하고, 해부하고 분별해 줬는데도 리제는 변명하고 따지고 들었습니다. 심지어 그 자매와 말도 하지 않고 그대로 돌아앉아 침묵으로 반항했죠. 또 형제자매들 사이에서 소극성을 퍼뜨렸습니다. 자기는 그렇게 고생하고도 아무 복도 누리지 못하는데, 고생도 안 한 사람이 복을 누린다는 것입니다. 이에 미혹된 몇몇 형제자매들은 자매 편에 서서 자매를 두둔하기까지 했어요. 리제의 그런 모습을 보고 하나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교회에서 독설과 악담을 퍼뜨리는 자나 형제자매들 사이에서 유언비어를 유포하고 이간질하며 당을 짓는 자는 마땅히 출교시켜야 하겠지만, 사역의 시대가 다르므로 그들에게 제약을 가하는 것이다. 그들은 분명히 도태될 대상이기 때문이다. 사탄에 의해 패괴된 사람은 모두 패괴 성품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들 중 일부는 그저 성품이 패괴된 것에 그치는 데 반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그들은 사탄의 패괴 성품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본성 자체가 이미 극도로 악독해진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은 언행에서만 사탄의 패괴 성품이 드러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영락없는 사탄 마귀이다. 그들이 하는 짓은 모두 하나님의 사역을 방해하고 교란하며, 형제자매들의 생명 진입을 방해하고, 정상적인 교회 생활을 파괴하는 것이다. 양의 탈을 쓴 이리들은 언젠가 모두 쫓겨날 것이다. 그런 사탄의 종들에게는 가차 없이 내치는 태도를 취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하나님 편에 서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못하는 자는 다 사탄과 손을 잡은 자이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진리를 행하지 않는 사람에 대한 경고> 중에서) 말씀을 읽고 리제에 대해 더욱 분별이 생겼습니다. 리제는 진리를 조금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늘 교회에서 소극성을 퍼뜨려 교회 생활을 어지럽히기만 하고, 좋은 역할은 하지 못했어요. 교회를 온통 난장판으로 만드는 암적인 존재였죠. 책망과 훈계를 받고 교체됐지만 끝까지 불복하고 불만을 품었습니다. 그리고 리더 일꾼의 약점을 잡고 그들을 판단하고 공격했습니다. 이렇게 진리를 증오하고, 사람들에게 보복과 공격을 일삼는 악인은 교회에 남아 있다 하더라도 구원받지 못하고, 악행을 저질러 교회 사역을 교란할 뿐입니다. 포도밭에 들어간 여우처럼 포도를 훔쳐먹고 포도밭을 짓밟기만 하죠. 악인을 정리해 내보내야 교회 사역이 교란받지 않고, 형제자매들도 정상적으로 교회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공의롭고 거룩하신 분으로, 인성이 좋고 진리를 좋아하는 사람만 구원하고 악인은 구원하지 않으십니다. 악인의 본질은 진리를 싫어하고 증오하는 것이기에 아무리 기회를 준다 해도 진실로 회개하는 법이 없죠. 물론 진리를 좋아하는 사람 역시 패괴 성품을 드러내기도 하고, 방해, 교란을 저지르거나 판단의 말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나중에는 스스로를 반성하고, 회개하고, 변화합니다. 전에 교회에서 여러 번 기회를 줬지만 리제는 끝까지 회개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리더와 집사를 공격하는 데 더 열을 올리고, 교회 생활을 교란했습니다. 리제의 본성 본질은 악인에 속했습니다. 교회에서 사람을 제명하고 출교하는 원칙에 따르면 리제는 마땅히 교회에서 제명돼야 합니다. 저는 교회 리더로서 형제자매들에게 교제를 통해 리제의 악행을 폭로하고, 리제의 제명 서류에 서명해야 하죠. 그런데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만약 자매가 정말 교회에서 제명되면 완전히 끝이잖아?’ 이런 생각이 드는 순간, 저는 하나님께 감정의 속박을 이겨 내게 이끌어 달라고 기도했어요.

구하는 중에 하나님 말씀을 보게 됐습니다. 『사탄은 누구이고 마귀는 누구이며 하나님의 원수는 또 누구더냐? 바로 하나님을 믿지 않고 대적하는 그 무리들 아니더냐? 하나님을 거역하는 자들 아니냐? 입으로는 믿는다고 말하나 진리가 없는 자들 아니더냐? 복만 받으려 하며 오히려 하나님을 증거하지 못하는 자들 아니더냐? 네가 오늘날에도 이 마귀들과 손잡고 그들을 양심과 사랑으로 대한다면, 그것은 사탄에게 선의를 베푸는 것 아니겠느냐? 마귀와 한통속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오늘날에 이르렀는데도 선악을 구분하지 못하고 한결같이 사랑과 긍휼만 강조하며, 하나님의 마음을 찾으려는 생각은 전혀 없이 하나님의 마음을 자기 마음으로 여기지 못한다면, 이런 부류가 맞이하는 결말은 더욱 비참할 것이다. 육신에 거하는 하나님을 믿지 않는 자는 모두 하나님의 원수이다. 네가 원수에게도 양심과 사랑을 베푼다면 정의감이 없는 것 아니겠느냐? 내가 증오하고 반대하는 자와 네가 오히려 마음이 통해 그들을 사랑이나 사적인 감정으로 대한다면 패역 아니겠느냐? 고의로 대적하는 것 아니겠느냐? 그런 자에게 진리가 있겠느냐? 원수를 양심으로 대하고 또 마귀를 사랑으로 대하며 사탄에게도 긍휼을 베풀려고 한다면, 고의로 하나님의 사역을 방해하는 자 아니겠느냐?(<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하나님은 사람과 함께 안식에 들어갈 것이다> 중에서) 하나님 말씀을 보니 속으로 정말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저는 리제가 함부로 날뛰며 교회 사역을 방해, 교란하고도 죽어도 회개하지 않는다는 사실, 본질이 진리를 싫어하고 증오하는 악인에 속한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도 계속 리제를 두둔하고 감싸면서 교회에 남기려 했어요. 악인이 교회 사역을 방해하고 교란하게 놔두고 사탄 편에 서서 하나님의 적이 된 거죠! 저는 “팔은 안으로 굽는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다.”와 같은 사탄 철학으로 살았어요. 의리와 정을 중시하며 살아야 인성을 갖춘 사람이고, 좋은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 줄 알았죠. 안 그러면 매정한 사람이 되어 버림받을 것 같았죠. 말도 안 되는 엉터리 관점이었어요! 이런 처세 철학은 겉으론 옳고 사람의 관념에 맞는 것 같지만 진리에 맞지 않고 원칙이 없습니다. 누구한테나 인정과 의리를 내세우고 정에 이끌려 사랑을 내세운다면 그건 어리석은 거고 사람됨에 원칙이 없는 거죠. 하나님은 우리에게 진리 원칙에 따라 사람을 대할 것을 요구하십니다. 형제자매는 사랑으로, 하나님은 양심으로 대하고, 악인과 불신파, 마귀 사탄은 저버려야 합니다. 악인, 불신파, 마귀 사탄에게도 인정을 베푼다면 너무 어리석고 미련한 것 아닌가요? 그건 분별 없고 원칙 없는 어리석은 사랑입니다. 스스로를 미혹할 뿐만 아니라 악인을 따라 교회 사역을 어려움에 빠뜨릴 수도 있죠. 정 때문에 어리석어지면 안 됩니다. 사랑을 베풀어야 할 사람과 버려야 할 사람에 대해 분별이 있어야 하고, 인정을 베풀 때도 원칙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저는 사탄 철학에 따라 너무나 흐리멍덩하고 어리석게 살고, 존엄도 없었어요. 리제는 진리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는, 교회 사역을 교란하고 진리를 증오하는 악인이었습니다. 교회에서 제명해야 마땅했죠. 저는 이 점을 잘 알면서도 정에 얽매인 나머지 자꾸만 자매를 두둔했어요. 그 때문에 저도 힘들고 피곤하게 살면서 늘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진리를 알면서도 실행하지 못한 게 제일 큰 문제였어요. 양심을 속이고 원칙을 어긴 채 악인이 교회 사역을 방해, 교란하도록 내버려뒀으니, 그건 하나님을 대적하고 배반한 것이었죠! 하나님 은혜와 구원을 누리고도 일이 생기면 팔이 밖으로 굽어 사탄을 지키고 악인을 두둔하기에 급급했어요. 그야말로 양심과 인성이 없었죠! 그제야 정에 이끌려 행동하는 것은 바로 진리와 하나님을 배반하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하나님은 오랜 세월 제게 역사하시면서 심혈을 기울이셨는데 저는 보답하기는커녕 사탄 편에 서서 그분을 대적했더라고요. 순간 커다란 후회와 자책감이 밀려왔습니다.

그 후 영 생활 때 하나님 말씀을 보게 됐습니다. 『하나님은 말씀에서 어떤 원칙으로 사람을 대하라고 요구하느냐? 하나님이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고, 하나님이 미워하는 것을 미워하는 것이다. 이것이 사람이 지켜야 할 원칙이다. 하나님은 진리를 추구하고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사람을 사랑한다. 이 또한 사람이 사랑해야 하는 사람이다.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지 못하고 하나님을 미워하거나 거역하는 사람은 하나님이 혐오하는 사람으로, 우리도 마땅히 혐오해야 한다. 이것은 사람에 대한 하나님의 요구이다. … 은혜시대에 예수는 “누가 내 모친이며 내 동생들이냐”, “누구든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모친이니라”라고 했다. 은혜시대에 벌써 이 말씀이 있었고, 오늘날 하나님이 한 “하나님이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고, 하나님이 미워하는 것을 미워하라.”라는 말씀은 더욱 명확하고 단도직입적이다. 그러나 사람은 흔히 하나님이 한 이 말씀의 참된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있다.(<말씀ㆍ3권 말세 그리스도의 좌담 기록ㆍ자신의 잘못된 관점을 알아야 진정으로 돌이킬 수 있다> 중에서) 말씀 덕분에 실행의 원칙을 더욱 잘 알게 됐습니다. 바로 하나님이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고, 하나님이 미워하는 사람을 미워해야 하는 거죠. 진심으로 하나님을 믿고, 진리를 추구하고, 본분에 충성하는 사람이 바로 형제자매이고, 우리가 사랑으로 대해야 할 사람입니다. 진리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늘 교회 사역을 방해, 교란하는 사람은 그 본질이 진리와 하나님을 증오하는 자로, 모두 악인이자 불신파, 마귀 사탄이고, 우리가 증오하고 저버려야 할 자들입니다. 이렇게 사람을 대하는 것이 바로 원칙에 맞고 하나님 뜻에 맞아요. 그 후 저는 예배 때 형제자매들에게 어떤 사람이 악인이고, 악인을 어떻게 분별하는지 교제하고, 또 리제가 저지른 여러 가지 악행을 폭로했어요. 그리고 다 같이 교회에서 사람을 제명, 출교하는 원칙에 대해서도 교제했어요. 형제자매들은 진리를 깨달은 뒤 모두 일어나 리제의 악행을 폭로했습니다. 결국 리제는 교회에서 제명되고 출교됐어요.

하나님의 드러내심, 하나님 말씀의 심판과 폭로가 없었다면 저는 계속 사탄 철학에 따라 살았을 것입니다. 사람에게 항상 사랑과 긍휼을 베푼 결과 선과 악, 옳고 그름을 구별하지 못하고 사탄 편에서 하나님을 대적해도 알지 못했을 테고요. 하나님 말씀 덕분에 정에 휘둘려 일을 처리하는 행위의 위험성과 결과를 알게 됐고, 정에 얽매이지 않고 진리 원칙에 따라 사람을 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구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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