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능욕당하고 고통받던 날들
2006년 어느 여름날이었습니다. 오전 11시, 저는 접대 가정에서 하나님 말씀 찬양을 듣고 있었는데, 갑자기 경찰들이 쳐들어와서는 저와 접대 가정의 자오구이란(趙桂蘭) 자매, 그리고 자매의 여섯 살 난 딸아이를 파출소로 끌고 갔습니다.
파출소에 도착하자 경찰은 강제로 제 옷을 벗기기 시작했습니다. 속옷만 남았을 때 저는 본능적으로 몸을 가렸습니다. 그러자 여자 경찰 한 명이 씩씩거리며 다가와 제 속옷과 팬티를 전부 끌어 내린 후 손으로 집어 들고 자세히 살펴보더니 찢어가며 검사했습니다. 몸수색을 마친 그들은 저를 한 사무실로 끌고 갔습니다. 제게서 찾아낸 전화번호부를 넘겨보는 경찰이 눈에 들어왔죠. 제 전화번호부에는 많은 번호가 적혀 있었습니다. 그러자 그들은 제가 리더라고 생각했는지, 제 사건을 성 공안청에 보고하겠다고 했습니다. 주(朱) 씨 성을 가진 과장이 물었습니다. “너, 언제부터 전능하신 하나님을 믿었어? 교회에서 어떤 일을 맡고 있지?” 제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화가 난 그는 제 턱을 거칠게 틀어쥐고 들어 올렸습니다. 어찌나 세게 잡혔는지 옴짝달싹할 수 없었죠. 그는 음흉하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꽤 반반하게 생겼네. 나이도 어린 게 할 일이 없어서 그 신앙을 믿어?” 그러자 한쪽에 있던 다른 경찰들도 간사한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저는 그들이 참을 수 없이 역겨웠고 화가 났습니다. ‘저런 자들이 무슨 인민 경찰이야? 건달패거리, 짐승 떼지!’ 주 과장은 제 개인 정보와 교회 리더의 정체에 대해 반복해서 물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계속 침묵을 지키자, 옆에 있던 경찰이 있는 힘을 다해 주먹질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눈앞이 핑핑 돌아 주먹이 날아올 때마다 쓰러졌지만, 그때마다 다시 일으켜져 구타당했습니다. 그는 제게 주먹질을 하며 고함을 쳤습니다. “위에서 벌써 문서가 내려왔어. 너희를 때려죽여도 법적으로 문제가 안 된다고 말이야. 이렇게 맞아 죽으면 그냥 개죽음인 거야! 너희가 죽으면 뒷산에 묻으면 그만이야. 그럼 아무도 모를걸!” 그의 난폭한 모습 앞에서 저는 견딜 수 없이 두렵고 불안했습니다. 정말 저들에게 맞아 죽으면 어쩌나 걱정이 됐죠. 저는 하나님께 제 마음을 지켜 달라고 연신 부르짖었습니다. 그때, 하나님 말씀 한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그 집권자들이 흉악하게 보일지라도, 그들을 두려워하지 말라. 두려워하는 것은 너희의 믿음이 작기 때문이다. 너희의 믿음이 커지면 그 어떤 것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그리스도의 최초의 말씀ㆍ제75편> 중에서) 그렇습니다. 하나님이 모든 것을 주관하십니다. 경찰이 아무리 잔인하고 악독해도 그들 역시 하나님의 손안에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제 죽음을 허락하지 않으시면 사탄도 제 목숨을 빼앗아 갈 수 없습니다. 설령 경찰이 정말 저를 때려죽인다고 할지라도 제 영혼은 하나님 손안에 있고요. 하나님의 말씀은 제게 믿음과 힘을 주었고, 제 마음은 천천히 평정을 찾았습니다.
원하는 대답을 얻어 내지 못한 경찰은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 고함을 질렀습니다. “아주 매를 벌지! 내가 오늘 네 입을 열어주겠다. 여태까지 아무도 내 앞에서 버티지 못했어. 엊그제도 두 명이나 매달아 죽였지.” 그의 말이 끝나자 경찰 둘이 다가와 제 양손에 수갑을 채운 뒤 철문에 매달았습니다. 발이 땅에 닿지 않아 온몸의 체중이 손목에 집중됐죠. 잠시 후, 그들은 자오구이란 자매를 끌고 왔습니다. 자매는 맞아서 얼굴이 퉁퉁 부어 있었고, 머리는 산발이 되어 있었습니다. 경찰은 그 자매도 철문에 매달았습니다. 주 과장은 고통스러워하는 저희 둘을 보며 간사하게 웃었습니다. “마음껏 즐겨 봐.”라고 한마디 남긴 그는 몸을 돌려 나갔습니다. 수갑에 매달려 있는 시간이 길어지자 손목이 조여들면서 참기 힘든 고통이 찾아왔습니다. 팔이 빠진 것처럼 극도로 고통스러웠고, 온몸에서 식은땀이 줄줄 흘렀습니다. 얼마 안 가 옷이 땀으로 흠뻑 젖었죠. 저는 조금이라도 고통을 줄여 보고자 두 손을 힘껏 마주 잡고 발뒤꿈치를 철문 프레임에 대며 체중을 분산해 보려고 했지만, 그때마다 미끄러졌습니다. 신경이 곤두서고 기가 빠지는 기분이었습니다. 금방이라도 질식할 것 같았죠. 엊그제 두 명을 매달아 죽였다는 주 씨의 말을 떠올리자 덜컥 겁이 났고, 정말 여기에서 이렇게 죽는 건가 싶었습니다. 저는 쉴 새 없이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이제 한계입니다. 더는 버티지 못할 것 같습니다. 부디 저를 구해 주십시오.’ 기도를 마쳤을 때 <아무리 고통이 커도 하나님을 사랑해야 하리>, 이 하나님 말씀 찬양이 떠올랐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이 마지막 때에 하나님을 증거해야 한다. 아무리 큰 고난이 닥쳐도 끝까지 가야 하며, 마지막 숨이 붙어 있을지라도 하나님께 충성을 다하고 하나님의 지배에 따라야 한다. 이것이 바로 진실로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며, 굳세고 힘 있게 증거하는 것이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고통과 시련을 겪어야 하나님의 사랑스러움을 알 수 있다> 중에서) 하나님의 말씀으로 저는 단번에 믿음과 힘을 얻었습니다. ‘내 생사는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어. 하나님께서 죽음을 허락지 않으시는 한 나는 죽지 않을 거야. 숨이 붙어 있는 한 나는 하나님께 충성을 바치고 하나님을 위해 굳게 서서 증거해야 해.’ 저는 그렇게 계속 하나님을 의지하며 기도했습니다. 그러자 어느새 마음이 평온해졌고, 고통도 한결 나아졌습니다. 고개를 돌리자 자매의 결연한 표정이 보였습니다. 저는 마음속 깊이 하나님께 감사드렸습니다. 저희가 그렇게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전부 하나님께서 주신 믿음과 힘 덕분이었습니다.
새벽 네 시쯤 됐을까, 경찰이 묶인 손을 풀어 주었습니다. 손발에 감각이 사라진 저와 자매는 풀려나자마자 바닥에 쓰러져 간신히 숨을 쉬었습니다. 주 과장은 고통스러워하는 저희를 보며 득의양양하게 물었습니다. “이제 좀 머리가 돌아가나? 매달려 있는 게 쉽지가 않지?” 저는 그를 무시했습니다. 그는 확신에 가득 차 있었습니다. 제가 고문을 못 견디고 형제자매를 팔아넘길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죠. 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박해할수록 저는 그들의 악독함과 잔인함을 간파했으며, 공산당이 하나님을 대적하는 악마라는 사실을 분명히 깨달았습니다. 또 더욱 결연한 믿음으로 굳게 서서 사탄에게 수치를 안기고 싶어졌죠. 그렇게 이튿날 오후까지 계속 심문했습니다. 주 과장이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가 하는 말이 들려왔습니다. “이 계집, 도통 말을 안 듣네요. 몇십 년간 이 일을 해 왔지만, 이렇게 지독한 인간은 처음입니다!” 전화를 끊은 그는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말했습니다. “너희 전능하신 하나님을 믿는 자들 말이야. 류후란(劉胡蘭)보다 더 지독한 것들이야! 내가 네 입 하나 못 열 것 같아? 오늘은 장소를 바꿔 주지. 거기는 그렇게 쉽지 않을 거야. 내 입을 여는 방법이야 많지!” 말을 마친 그는 다른 경찰 한 명과 옆방으로 갔습니다. 그들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죠. “저 계집을 뱀굴에 처넣어. 발가벗은 채로 뱀굴에 떨어져도 입 다물고 있는지 보자고!” ‘뱀굴’이라는 말을 듣자 심장이 철렁하며 덜컥 겁이 났습니다. 여기저기서 기어 다니는 뱀들을 떠올리기만 해도 온몸에 소름이 돋았죠. 저는 급히 하나님께 뱀굴에 들어가더라도 유다가 되어 하나님을 배반하는 일이 없도록 용기를 달라고 기도드렸습니다. 기도를 마쳤을 때, 사자 굴에 버려진 다니엘의 일화가 생각났습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지 않으셨기에 사자는 그를 물지 않았어. 내 모든 것도 하나님의 손에 있지 않겠어?’ 이런 생각을 하자 조금씩 마음이 평온해졌습니다. 그때 주 과장이 전화를 받더니 처리해야 할 급한 일이 있다면서 다른 경찰 한 명과 함께 서둘러 자리를 떴습니다. 그가 떠난 후, 남아서 저를 감시하던 경찰도 집에서 온 전화를 받았습니다. 아들이 사고를 당해 응급 처치 중이라는 이야기였죠. 그는 저를 철제 의자에 묶어 둔 후 급히 나갔습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제 기도에 귀 기울여 활로를 열어 주셨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기도드렸죠. ‘하나님, 저는 당신의 기묘한 행사를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경찰이 심문에서 결과를 얻지 못하자 화가 나서 저를 못 자게 했습니다. 그때 저는 너무 피곤해서 도저히 눈을 뜰 수가 없었는데, 막 눈을 감자 경찰이 제 어깨를 잡고 세게 밀쳤고, 밀면서 이렇게 고함쳤습니다. “내가 너를 자게 해줄 것 같냐! 자게 해줄 것 같냐고!” 그들은 이렇게 반복적으로 저를 위협하며 잠을 못 자게 했습니다. 경찰은 나흘 밤낮 동안 저를 고문하며 물 한 방울 주지 않았고, 잠도 못 자게 했습니다. 줄곧 시달린 저는 몹시 허약해졌습니다. 위가 바늘에 찔리는 듯 쿡쿡 쑤셨고,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으며, 온몸이 극도의 탈진 상태에 빠졌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어떻게 심문하든 입 한번 벙긋하지 않았습니다. 온갖 방법을 동원해도 소용이 없자 화가 머리끝까지 난 주 과장은 문을 쾅 닫고 나갔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돌아온 그의 손에는 빼곡하게 글씨가 적힌 종이 서너 장이 들려 있었습니다. 그는 ‘탁’ 소리를 내며 종이를 책상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자, 이 진술서에 서명하고 수인 찍어.” 제가 “이건 제가 쓴 게 아니잖아요. 서명하지 않겠어요.”라고 말하자 그가 눈짓을 했고, 경찰 몇 명이 한꺼번에 달려들었습니다. 한 명이 제 팔을 잡자 다른 한 명은 제 손목을 단단히 움켜잡은 후 강제로 손을 펴게 하고 그 거짓 진술서에 수인을 찍게 했습니다. 주 과장은 거짓 진술서를 들고 득의양양하게 말했습니다. “흥, 나랑 힘겨루기하겠다는 생각은 버려. 입만 안 열면 무사할 것 같지? 끝까지 말 안 해도 네 죄를 정할 수 있지. 8년이고 10년이고 감옥에서 썩게 해 주지!”
그날 밤, 경찰은 저를 허름한 폐공장으로 데려가서 신발과 양말을 벗게 했습니다. 그리고 경찰 둘이 맨발로 서 있는 제 옆으로 다가와 팔을 잡고 어두컴컴한 통로로 끌고 갔습니다.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주변은 점점 더 어두워졌습니다. 온몸의 털이 쭈뼛 서는 기분이었죠. 그들은 철문 세 개를 지나서 나타난 방 안으로 저를 밀어 넣었습니다. 방으로 들어가자 한구석에 굵은 쇠사슬로 묶인 남자 한 명이 보였습니다. 그의 팔다리는 큰 대 자 형태로 벌려져 있었고, 입에서는 가느다란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벽에는 굵은 쇠사슬이며 전기봉, 쇠막대기 등이 잔뜩 걸려 있었고요. 그 모습을 보자 ‘지옥에 떨어졌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겁이 덜컥 났습니다. 여기서 죽겠구나 싶었죠. 저는 한 번, 또 한 번 하나님께 기도드렸습니다. 그때, 경찰 한 명이 협박하며 말했습니다. “아직 늦지 않았어. 불 거야, 말 거야?” “저는 죄를 짓지 않았으니, 할 말도 없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그는 차갑게 웃으며 손짓을 했습니다. 그의 명령에 남자 경찰 둘이 이리처럼 달려들어서는 저를 바닥에 쓰러뜨렸습니다. 제가 안간힘을 쓰며 바둥거리자, 그들은 무릎으로 제 다리를 단단히 누르고, 옷과 바지를 벗겼습니다. 저는 죽을힘을 다해 반항했지만, 옷이 그들에 의해 찢겨 나갔습니다. 결국, 저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바닥에 엎드린 꼴이 되었습니다. 이윽고 그들은 무릎으로 제 허벅지를 강하게 누르고, 두 손을 등 뒤로 돌려 옴짝달싹 못 하게 했습니다. 또 다른 경찰 한 명은 전기봉을 들고 다가와 미친 작자처럼 제 허리와 등, 엉덩이에 몇 번이고 전기 충격을 가했습니다. 전기가 흐를 때마다 몸이 부어오르고 마비되는 것 같았습니다. 뼛속을 파고드는 통증에 온몸이 덜덜 떨렸고, 두 발은 바닥에서 허우적거렸습니다. 하지만 제가 발버둥치면 칠수록 그들은 저를 더 강하게 압박했습니다. 그때, 경찰 한 명이 이때다 싶었는지 제 엉덩이를 만졌습니다. 그는 미친 사람처럼 웃어 젖히며 저속한 말을 늘어놓았죠. 또 다른 경찰 한 명은 전기 충격을 가하며 소리쳤습니다. “말할 거야, 말 거야? 내가 너 하나쯤 마음대로 못 할 것 같아?” 대여섯 번가량 전기 충격을 준 그들은 저를 뒤집은 후 무릎으로 힘껏 제 허벅지를 누르고 제 가슴과 배, 하반신에 쉬지 않고 전기를 흘려보냈습니다. 배에 전기 충격이 가해지자 위장을 휘젓는 극도의 통증이 엄습했습니다. 가슴에 전기가 흐를 때는 심장이 쪼그라들어 호흡이 힘들어졌고, 하체에 전기가 흐를 때는 살 속에 철침을 박아 넣는 듯 숨조차 쉴 수 없었습니다. 그건 정말이지 말로 형용하기 힘든 고통이었습니다.
잠시 후, 저는 정신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그들은 찬물을 뿌려 정신을 차리게 한 후 다시 전기 고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경찰 한 명은 제 유두를 비틀며 힘껏 잡아당겼다가 다시 힘껏 누르기를 4~5분간 반복했습니다. 유두가 찢어지는 듯한 끔찍한 고통이 느껴졌죠. 다른 경찰 한 명은 제 가슴에 전기봉을 갖다 댔습니다. 전기가 한 번 흐를 때마다 살점이 찢겨 나가는 느낌이었고, 심장 박동마저 멈추는 것 같았습니다. 온몸에 식은땀이 줄줄 흐르며 떨림이 멈추질 않았습니다. 그들은 그렇게 전기 고문을 하고 또 희롱하면서 갖가지 저질스럽고 역겨운 말을 늘어놓았습니다. 그들은 마치 사람을 괴롭히면서 쾌감을 느끼는 지옥의 악령, 마귀 같았습니다. 잠시 후, 저는 극도의 고통 속에서 소변을 지리며 정신을 잃었습니다. 그리고 또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그들은 다시 찬물을 뿌려 저를 깨운 뒤 가슴과 배, 하반신에 전기 고문을 가했습니다. 온몸에 전기가 흘러 시커멓게 타 버리는 느낌이었습니다. 경찰 한 명은 전기 충격을 가하며 욕설을 내뱉었습니다. “네 그 하나님은 지금 어디 있지? 네 하나님더러 와서 구해 달라고 해 봐! 내가 하나님이다!”
저는 한 번, 또 한 번 전기 충격으로 정신을 잃었지만, 그때마다 어김없이 찬물 세례를 받으며 다시 정신을 차렸습니다. 결국 마지막에는 바둥거릴 힘도, 움직일 힘도 남아 있지 않았죠. 저는 바닥에 누운 채 가늘게 숨을 내쉬었습니다. 견딜 수 없이 슬프고 분하며 고통스러웠습니다. 저들이 언제까지 괴롭히고 능욕할지 알 수 없었죠. 더는 견딜 수가 없어진 저는 혀를 깨물고 죽어 이 고통을 한시라도 빨리 끝내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무너지기 직전, 찬양 한 곡이 떠올랐습니다. “사탄이 날 박해해 난 악마의 몰골 똑똑히 보았네. 천고의 증오 잊을 수 없네. 죽어도 사탄에게 굴하지 않으리! 하나님 인류 구원 위해 육신 입으사 갖은 수모와 고통 당하셨네. 하나님의 사랑 많이 누렸으니 그 사랑에 꼭 보답하리. 사람이라면 일어나 목숨을 내놓고 하나님을 증거해야 하네. 몸은 망가져도 마음은 더 굳세지네. 하나님께 충성하리니 죽어도 한이 없네. 죽기까지 순종하며 하나님을 흡족게 하리.” 저는 하나님이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 육신을 입고 크나큰 굴욕을 당하면서 말씀을 선포하여 우리에게 공급해 주고 계신다는 사실이 떠올랐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 엄청난 심혈을 기울이셨습니다. 제가 체포된 후에도 하나님은 줄곧 저를 인도하고 보호해 주셨고요. ‘나는 하나님께 크나큰 은혜를 입었어. 그런데 나는 하나님을 위해서 뭘 했지? 역대 성도들은 하나님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치고, 하나님을 위해 순교했지. 그런데 육적으로 좀 고통스럽다고 죽어서 모든 걸 끝내려고 하다니, 너무 나약하잖아! 이런 내게 무슨 간증이 있겠어? 사탄에게 비웃음이나 당하지 않겠어?’ 여기까지 생각한 저는 조용히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사탄이 아무리 괴롭혀도 저는 절대 사탄에게 굴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당신을 위해 한 번 살겠습니다.’
그 후로도 그들은 계속 전기 고문을 했지만, 저는 이를 악물고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신을 잃었을 때, 저는 자신이 완전히 딴 곳에 서 있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 멀리 독수리 부리 모양의 산이 보였는데, 산 주변 나무들은 온통 메마르고 시들어 있었습니다. 대나무며 꽃이며 풀 모두 말라 죽어 있었죠. 오직 독수리 부리 모양의 산만 싱그러운 초록빛을 띠고 있었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그 산을 향해 기어갔는데, 전부 입술이 말라서 갈라져 있었습니다. 그들 중에는 목마름을 이기지 못하고 도중에 죽는 자도 있었습니다. 저도 엄청난 갈증을 느꼈고요. 산어귀에 도착하자 산 위에서 물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고, 저는 급히 산에 올라갔습니다. 힘겹게 산 중턱까지 가서 고개를 들고 매 부리에서 떨어지는 물을 마셨죠. 어찌나 달콤하던지요! 허겁지겁 마시고 있는데 문득 노랫소리가 들렸습니다. 고개를 돌리자 흰색 옷을 입은 천사 같은 사람들이 두 줄로 서서 찬양을 부르고 있었습니다. 『말세의 사역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크나큰 믿음과 사랑이다. 이 단계 사역은 이전의 그 어떤 단계의 사역과도 다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조심하지 않으면 실족할 것이다. 하나님이 온전케 하시는 것은 바로 사람의 믿음인데,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다. 하나님이 온전케 하시는 것은 바로 말씀이 믿음, 사랑, 생명이 되게 하는 것이다. 갖은 연단을 통해 욥보다 더 큰 믿음을 갖추려면 사람은 커다란 고통과 온갖 시달림을 겪어야 한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도 하나님을 떠나지 않고 죽기까지 하나님께 순종하고 하나님에 대해 지극히 큰 믿음이 생기게 될 때 하나님의 이 단계 사역이 끝났다고 할 수 있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길 … 8> 중에서) 노랫소리는 산골짜기 전체로 퍼져 나갔습니다. 청아하고 아름답기 그지없는 노래였습니다. 듣기만 해도 행복해지고 힘이 났죠. 바로 그때, 저는 갑자기 현실로 돌아왔습니다. 몸은 여전히 극도로 고통스러웠지만, 마음만은 무척 평온했습니다. 지친 경찰이 의자 위에 누워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또 다른 경찰이 말했습니다. “정말 지독하네. 저 계집, 몸이 강철로 만들어졌나? 이래도 안 죽어?” 그들의 말에, 저는 하나님께 감사와 찬미를 바쳤습니다. 하나님께서 저를 인도하여 이상(異象)을 보여 주심으로써 힘을 주고,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게 이끌어 주신 것입니다. 하나님에 대한 제 믿음은 더욱 커졌습니다. 잠시 후, 경찰은 누워 있는 제게 옷과 바지를 던지고 풀이 죽어 나갔습니다. 저는 전기 고문으로 인해 온몸에 힘이 빠져 있었습니다. 통증 때문에 몸을 일으켜 앉을 수가 없어 바닥에 누운 채로 힘겹게 옷을 입었는데, 속옷이 보이지 않았고 그나마 남은 옷들도 찢겨 있었습니다. 간신히 몸을 가릴 수만 있을 정도였죠. 전기 충격으로 온몸의 피부가 한 겹 벗겨진 것 같았기에, 옷이 피부에 닿자 참기 힘든 고통이 밀려왔습니다. 그때 입은 전기 고문의 상처는 완전히 낫는 데 1년이 넘게 걸렸고, 후유증도 생겼습니다. 그때 이후, 수시로 온몸에 경련이 일어나고 이가 악물렸으며, 온몸이 수축하곤 했습니다. 밤에 발작이 일어나면 제대로 잠조차 잘 수 없었고, 다음 날에는 극도의 피로로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었습니다.
체포되고 5일째 되는 날, 경찰들은 저를 구치소로 보냈습니다. 저는 닷새 동안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했기에 목구멍이 말라붙어 음식물을 삼킬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수감자들은 젓가락으로 제 입을 벌리고 강제로 찬밥을 욱여넣었습니다. “빨리 삼켜! 안 삼키면 가만히 두지 않겠다!”라고 소리를 지르면서요. 쇠못을 삼키는 듯 목구멍이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밀려와 눈물이 줄줄 흘렀습니다. 그곳에서는 이런 식의 수모를 비일비재하게 당했습니다. 하루는 감방 고참이 어디에서 가위를 하나 가져와서는 저를 단번에 걸상에 쓰러뜨린 후 다른 수감자들에게 어떤 스타일을 원하느냐고 물어봤습니다. 한 수감자가 “저 계집은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니까, 선녀 머리로 해 주세요!”라고 말하자 감방 고참은 제 뒷머리를 단번에 잘랐습니다. 머리칼이 잘려 나가며 산발이 되는 것을 본 수감자들은 흥분해서 깔깔거리며 웃어젖혔고요. 또 다른 여자 수감자가 말했습니다. “비구니 스타일은 어때요!” 그러자 감방 고참이 또 제 머리칼을 한 움큼 잘라냈습니다. 두피가 드러나자 수감자들은 다시 한번 웃음을 터뜨렸죠. 이런 수모를 겪자 너무 괴로워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습니다. 이 밖에도 저는 철문에 매달리고 전기 고문을 당해 팔과 다리를 들지 못했습니다. 걷기만 해도 다리에 통증이 느껴졌죠. 하지만 매일 수감자들과 함께 체조를 해야 했습니다. 체조에는 다리를 높이 들었다가 다시 힘차게 내려놓는 동작이 있었는데, ‘탁’ 하는 소리가 나야 했습니다. 이 동작을 할 때마다 참기 힘든 고통이 엄습했죠. 온몸에 힘이 풀려 도저히 박자를 따라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면 감방 고참이 제 몸을 마구잡이로 꼬집어 댔는데, 꼬집힌 부위가 퍼렇게 멍이 들 정도였습니다. 특히 생리 때는 더더욱 힘들었습니다. 휴지도, 속옷도 없이 감방 고참에게 받은 것이라고는 달랑 죄수복 한 벌뿐이었기에, 바지가 생리혈로 더럽혀져도 갈아입을 수가 없었습니다. 또 그 죄수복은 매우 질이 떨어져서, 피가 마르자 더 뻣뻣해졌습니다. 전기 고문으로 하체에 생긴 상처가 아물지 않아 걸을 때마다 무척 아팠는데, 체조 때면 상처에 죄수복 바지가 쓸리면서 칼로 난도질당하는 것 같은 통증이 느껴지곤 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고통스러웠던 것은 휴지가 없어 얼음장 같은 물로 하체를 씻어야 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저는 하나님을 믿기 전에 심한 혈루증을 앓은 적이 있었는데, 찬물에 닿아 병이 재발하는 건 아닌지 무척 걱정스러웠습니다. 당시 저는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나날이 언제쯤 끝날지 알 수가 없었죠. 그 마귀들의 소굴 같은 감옥에서 한순간도 더 머물고 싶지 않았습니다. 극도의 고통 속에서 저는 또다시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그때, 제 마음이 하나님에게서 멀어졌다는 것을 깨닫고 이러한 환경을 이겨 낼 수 있도록 인도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어느 날은 하나님 말씀 한 단락이 떠올랐습니다. 『고난이 닥쳤을 때 육을 돌보지 않고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아야 하고, 하나님이 너에게 모습을 감추었을 때 하나님을 따를 믿음을 갖고 예전의 사랑도 변하거나 없어지지 않아야 한다. 또 하나님이 어떻게 하든 하나님의 지배에 따르고, 차라리 자기 육체를 저주할지언정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으며, 시련이 닥쳤을 때 고통을 참으며 사랑하는 것을 버리고 눈물을 흘리면서 통곡할지언정 하나님을 만족게 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참된 사랑과 믿음이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온전케 될 사람은 모두 연단을 겪어야 한다> 중에서) 하나님의 말씀으로 저는 깨달았습니다. 큰 붉은 용의 박해가 닥치도록 하나님께서 허락해 주신 것은 저를 검증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제게 진실한 믿음이 있는지 보시려는 것이었죠. 저는 욥과 베드로를 떠올렸습니다. 욥은 사탄의 공격과 괴롭힘으로 온몸에 악창이 생겨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었습니다. 재 가운데 앉아서 기와 조각으로 몸을 긁을 지경이었죠. 하지만 그는 하나님을 원망하기는커녕 하나님의 이름을 칭송했습니다. 베드로는 하나님을 위해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죽기까지 순종하면서 힘 있게 증거했고요. 그들은 모두 고난 속에서 하나님을 위해 증거했습니다. 이에 비하면 하나님에 대한 제 믿음은 정말이지 너무도 보잘것없었습니다. 생각하면 할수록 부끄러워진 저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저는 당신을 따를 것입니다! 큰 붉은 용이 저를 괴롭힐수록 저는 더 당신을 의지하여 굳게 서서 사탄에게 수치를 안기겠습니다!’
하루는 경찰이 제 남편을 데려왔습니다. 남편은 고문으로 엉망이 된 제 모습을 보고 울음을 터뜨리며 말했습니다.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어떻게 버텼어? 주 과장이 그러는데, 알고 있는 걸 다 말하기만 하면 집에 돌려보내 주겠대.” 제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주 과장은 이번에는 제 딸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딸아이는 울면서 말했습니다. “엄마, 지금 어디예요? 학교 선생님이랑 친구들이 저더러 사이비 종교 우두머리 딸이래요. 다들 저를 괴롭히고 따돌려요. 저는 매일 교실 구석에 숨어서 울고요….” 저는 도저히 들을 수가 없어 전화기를 밀어냈습니다. 마음이 천 갈래, 만 갈래 찢기는 것 같았고 쉴 새 없이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주 과장은 이때다 싶어 말했습니다. “그냥 말해. 돈을 보관하고 있는 집 하나만 불어. 그럼 가족들이랑 만날 수 있게 해 줄게.” 마음이 연약해진 저는 생각했습니다. ‘계속 말을 안 하면 남편과 딸까지 연루될지도 몰라. 별로 중요하지 않은 정보를 이야기하는 건 어떨까?’ 하지만 그때, 이런 생각은 하나님의 뜻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급히 하나님께 사탄의 시험을 이겨 낼 수 있도록 제 마음을 지켜 달라고 기도드렸습니다. 기도를 마쳤을 때, 하나님 말씀 한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나의 백성은 시시각각 사탄의 간계에 대비하고, 나를 위해 내 집의 문을 지켜야 한다. 사탄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 함정에 빠지고 나면 후회해도 소용없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하나님이 전 우주를 향해 한 말씀ㆍ제3편> 중에서) 하나님 말씀은 시기적절하게 저를 깨우쳐 주었고, 저는 단박에 깨달았습니다. 사탄은 가족 간의 정을 이용해 저를 공격하고, 제가 하나님을 배반하도록 압박하고자 했습니다. 사탄의 간계에 당해 가족을 위한다는 이유로 형제자매들을 팔아먹을 수는 없었죠. 이때 하나님 말씀 한 단락이 또 떠올랐습니다. 『너는 진리를 위해 고통받아야 하고, 진리를 위해 헌신해야 하며, 진리를 위해 굴욕을 참아야 하고, 더 많고 많은 진리를 얻기 위해 더 많고 많은 고난을 참아야 한다. 이것이 네가 해야 할 일이다. 너는 가정의 화목을 누리기 위해 진리를 버리지 말고, 일시적인 향락을 위해 일생의 존엄과 인격을 잃지 마라. 마땅히 아름답고 선한 모든 것을 추구하고 더 의미 있는 인생길을 추구해야 한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베드로의 체험 ― 형벌과 심판에 대한 인식> 중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자 너무도 부끄럽고 자책이 됐습니다. 저는 욥의 일화를 떠올렸습니다. 욥은 사탄의 시험이 임했을 때, 모든 자녀와 가산을 잃었지만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고 언제나처럼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지켰으며, 하나님을 위해 아름답고 힘 있게 증거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경찰의 시험 앞에서 제 가족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형제자매들을 팔아먹고 하나님을 배반하려 했죠. 정말 양심이 없어도 너무 없었으며, 이기적이고 비열했습니다. 그 결과 하나님의 마음을 아프게 해 드렸고요. 제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하나님은 저를 인도하고 지켜 주셨으며, 말씀으로 믿음과 힘을 주셨습니다. 저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은 더없이 실제적이었죠. 이제 선택을 할 때였습니다. 가족들을 위해 형제자매를 팔아넘길 수는 없었습니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의 운명을 정해 놓으셨습니다. 남편과 딸의 운명도 하나님의 손안에 있고요. 사탄은 아무것도 바꿀 수 없죠. 그러니 제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겨야 했습니다. 이렇게 생각하자 더는 가족들의 일로 마음이 괴롭지 않았습니다. 육을 저버리고 결연하게 하나님을 위해 증거하겠다는 다짐이 생겼죠.
체포되고 28일째 되던 날, 경찰은 저와 자오구이란 자매를 교도소로 보내 성병에 걸린 매춘부들과 함께 가둬 놓았습니다. 그곳은 경찰들조차 다가가기를 꺼리는 감방이었습니다. 한 수감자는 온몸에 종기가 나고 몸이 썩어 문드러져 피부가 벗겨지고 있었으며, 하반신에는 궤양이 생겨 극도의 고통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낡아빠진 침대 시트를 뒤집어쓴 채 시멘트 침상 위에서 몸부림쳤습니다. 하지만 약이 없어서 소금과 치약으로 진통제를 대신해야 했죠. 또 한 수감자가 빨아서 햇빛에 말려 놓은 속옷에서는 사면발니가 기어 다녔습니다. ‘여기가 사람 사는 곳이 맞을까? 그냥 바이러스 굴이잖아! 여기에서 성병이나 에이즈에 걸리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지?’라는 생각이 들자 덜컥 겁이 난 저는 하나님께 저를 지키고 인도해 달라고 기도드렸습니다. 그러자 하나님 말씀 한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온 우주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 중에 내가 결정하지 않는 일은 단 하나도 없다. 내 손에 달려 있지 않은 일이 있느냐?』(<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하나님이 전 우주를 향해 한 말씀ㆍ제1편> 중에서) 그렇습니다. 만사와 만물은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지 않으신다면 저들 가운데 있어도 병이 옮지 않겠죠. 정말 병이 옮는다 하더라도 그건 제가 마땅히 체험해야 할 일이고요. 이렇게 생각하자 두려움이 사라져 그 환경을 담담하게 직면할 수 있었습니다. 그 후 반년간, 저는 그 범죄자들과 함께 먹고 잤지만, 하나님의 보호로 아무 병에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교도소에 있는 동안 경찰은 두 명의 정탐꾼을 보내 제게 접근하게 한 후 교회 정보를 빼내려 했습니다. 교도소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됐을 때였습니다. 여자 수감자 한 명이 친한 척을 하며, 자신도 하나님을 믿고 싶다고, 교회에서 리더 일꾼 역할을 맡은 사람들이 무척 부럽다면서 혹시 리더냐고 물어봤습니다. 순간 경계심이 든 저는 얼른 화제를 돌렸습니다. 그 후, 그녀가 하나님을 믿는 일에 관해 이야기할 때마다 저는 다른 이야기를 했고, 결국 그녀는 제게서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한 채 얼마 안 가 교도소에서 나갔습니다. 그녀가 떠난 지 얼마 안 됐을 때였습니다. 하루는 남자 감방을 지나는데 한 남자 수감자가 안쪽에서 제게 편지를 던졌습니다. 복음을 전하다가 잡혀 와서 1년 6개월 형을 선고받았는데 저희와 서로 붙들고 도와줬으면 좋겠다며, 회신을 바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정말 하나님을 믿는 사람일까?’라는 생각에 회신을 할까 고민하고 있을 때, 문득 하나님 말씀 한 구절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너희는 필히 늘 깨어 기다려야 하고, 내 앞에서 많이 기도하면서 사탄의 각종 음모와 간계를 간파해야 한다. 또한 영과 사람에 대해 알아야 하고, 다양한 사람과 일, 사물을 분별할 줄 알아야 한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그리스도의 최초의 말씀ㆍ제17편> 중에서) 하나님의 말씀으로 저는 단번에 정신을 차렸습니다. ‘이번에도 사탄의 간계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하지만 당시의 저는 제대로 간파할 수 없었기에 몇 번이고 하나님께 기도하며 밝혀 주시라도 기도드렸습니다. 일주일쯤 지났을 때, 모든 수감자가 마당에 모일 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남자 수감자는 머리를 깎지 않고 있었습니다. ‘남자 수감자는 형을 선고받으면 모두 머리를 깎는데 왜 저 사람만 안 깎았을까?’ 의구심을 품으며 한참 생각에 잠겨 있는데, 옆에 있던 여자 수감자가 툭툭 쳤습니다. 그녀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그 남자 수감자를 가리켰습니다. “앞에 저 사람, 파출소 공무원이야. 그런데 얼마 전에 나하고 잤다!” 그 말을 듣자 모든 게 이해됐습니다. 그는 경찰이었고, 제게 접근한 건 제게서 진술을 받아 내려는 거였습니다. 큰 붉은 용은 정말 극도로 간사하고 비열하며 증오스러운 존재임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하나님께 감사드렸습니다. 하나님의 보호로 한 번, 또 한 번 사탄의 간계를 간파하고 사탄의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을 수 있었으니까요.
2007년 1월, 경찰은 저와 자오구이란 자매, 그리고 마약범 세 명을 함께 강제 노동 수용소로 보냈습니다. 그날 겪은 수모는 제 마음에 깊은 흔적을 남겼습니다. 정오 때였는데, 눈발이 날리고 있었습니다. 수백 명의 수감자가 강제 노동 수용소 마당에서 줄을 서 식사 배급을 받고 있었죠. 굳은 얼굴로 저희에게 다가온 경찰은 마약범 세 명에게 밥을 먹으러 가라고 했습니다. 저와 자오구이란 자매만 남자 경찰은 걸치고 있는 옷을 전부 벗으라고 했습니다. ‘설마 이렇게 많은 수감자들이 보는 앞에서 몸수색을 하려는 걸까?’라고 생각한 저는 옷을 벗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경찰 둘이 다가와 강제로 저와 자오구이란 자매의 옷을 전부 끌어내렸습니다.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맨몸이 되는 것은 죽기보다 더 괴로운 일이었습니다. 많은 눈동자가 저희를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고개를 푹 숙이고 가슴을 끌어안으며 쪼그려 앉았습니다. 그러자 경찰 한 명이 단번에 저를 잡아 일으키고는 두 손을 머리에 올리고 다리를 벌리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렇게 모든 수감자들 앞에서 기마 자세를 반복해야 했죠. 옆에서 같은 동작을 하던 자오구이란 자매의 몸이 파들파들 떨리는 것이 보였습니다. 자오 자매는 피골이 상접해 있었고, 몸 여기저기 상처 자국이 나 있었습니다. 자매도 적잖은 고초를 치른 게 분명했죠. 경찰은 저희 둘을 가리키며 수감자들에게 소리쳤습니다. “이 둘은 전능하신 하나님을 믿는 자들이다. 너희도 믿으면 이 둘과 같은 처지가 될 거야!” 경찰의 말에 수감자들은 웅성거렸습니다. 저희를 비웃으며 “너희 그 하나님은 왜 너희를 구해 주러 오지 않는 거야?”라고 말하는 수감자도 있었습니다. 저희는 그렇게 수백 명 앞에서 10여 분간 기마 자세를 반복해야 했습니다. 그런 수모는 처음이었죠.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습니다. 옆에 벽이 있었다면 정말이지, 머리를 박고 죽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그때, 교회 찬양 한 곡이 떠올랐습니다. “극악무도한 사탄 마왕 참으로 뻔뻔하고 비열하네. 사탄 악마의 몰골 분명히 보게 되니 그리스도를 더더욱 사랑하네. 결코 사탄에게 굴복해 비겁하게 살며 하나님을 배반하지 않으리. 모든 고통 견디고 어둔 밤 견뎌 내리. 이긴 간증을 하여 하나님 마음 위로해 드리리.”(<어린양을 따르며 새 노래 부르네ㆍ어둠과 억압 속에서 일어나리>) 가사를 묵상하면서 저는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실 때의 일이 떠올랐습니다. 병사들은 예수님을 가혹하게 구타하고 모욕하며 그분의 얼굴에 침까지 뱉었죠. 하나님은 그런 고난을 겪어서는 안 되는 거룩한 분이십니다. 하지만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모진 고통과 수모를 감내하고 마지막에 십자가에 못 박히셨죠. 하나님은 크나큰 굴욕을 겪으셨습니다. 그런데 패괴된 인간에 불과한 제가 수모를 당했다고 죽을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간증도 없는 거죠. 하나님을 따른다는 이유로 사탄 악마에게 수모를 당하는 것은 의를 위해 핍박받는 것이니 더없이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공산당이 저희를 모욕하고 박해할수록 저는 그들의 비열함과 사악함을 알게 됐으며, 나아가 그들을 저버리고 하나님을 위해 굳게 서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습니다.
그 후, 교도관 둘이 저희를 계단 앞으로 데려가 세웠습니다. 그때, 위에서 두 명의 수감자가 달려와 무차별적으로 폭력을 가했습니다. 제 머리칼을 잡고 벽에 거칠게 박기도 했는데, 어찌나 세게 박혔던지 귀가 윙윙거릴 정도였습니다. 조금 지나자 뇌에 문제가 생기기라도 한 것처럼 소리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자오구이란 자매는 맞아서 눈과 코, 입, 귀에서 전부 피가 흘렀고요. 구타가 끝나자 범죄자들은 저희를 테라스로 데려가 서 있게 했습니다. 그날은 큰 눈이 내리고 바람이 매서운 날이었습니다. 밤이 되면 기온이 영하 7~8도까지 내려갔죠. 하지만 저희가 몸에 걸친 거라고는 내복뿐이었기에 너무 추워서 온몸이 덜덜 떨렸습니다. 저는 도저히 버틸 수가 없어 자세를 바꾸려 했습니다. 하지만 발을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바로 범죄자드들이 다가와 매타작을 했습니다. 그렇게 다음 날이 되었습니다. 저는 추위 때문에 극도의 고통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심장 박동이 금방이라도 멈출 것 같았고, 발은 바늘에 찔리는 듯 욱신거렸습니다. 그건 정말이지 죽음보다도 더한 고통이었습니다. 매분 매초가 몹시도 견디기가 힘들었습니다. 어찌나 고통스러웠던지, 테라스 밖으로 뛰어내려 죽어 버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그것은 하나님의 뜻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급히 하나님께 부르짖었습니다. ‘하나님,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정말 견딜 수가 없습니다. 부디 제가 이 고통을 견딜 수 있게 믿음을 더해 주십시오.’ 기도를 마쳤을 때 <아무리 고통이 커도 하나님을 사랑해야 하리>, 이 하나님 말씀 찬양이 떠올랐습니다. 『너희는 이 마지막 때에 하나님을 증거해야 한다. 아무리 큰 고난이 닥쳐도 끝까지 가야 하며, 마지막 숨이 붙어 있을지라도 하나님께 충성을 다하고 하나님의 지배에 따라야 한다. 이것이 바로 진실로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며, 굳세고 힘 있게 증거하는 것이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고통과 시련을 겪어야 하나님의 사랑스러움을 알 수 있다> 중에서) 저는 하나님이 줄곧 저를 인도하고 살피고 지켜 주신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렇게 모진 고통과 수모를 겪는 동안 하나님이 인도해 주지 않으셨다면, 말씀으로 믿음과 힘을 더해 주지 않으셨다면 제가 어떻게 악마들의 유린을 견딜 수 있었을까요? 하나님께서 저를 지금까지 살아남도록 해 주신 것은 제가 사탄 앞에서 그분을 증거하기를 바라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는 육적으로 좀 고통받자 죽음으로 그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했으니, 너무도 나약한 것 아닐까요? 이런 제게 무슨 간증이 있겠어요? 만약 제가 죽는다면 이는 사탄의 간계에 넘어간 것 아닐까요? 저는 죽을 수 없었습니다. 굳게 서서 증거하고 사탄에게 수치를 안겨야 했죠. 이렇게 생각하자 어느새 추위가 느껴지지 않았고, 온몸에 온기가 돌았습니다.
감방 고참은 사흘째 오후가 되어서야 저희를 놓아주었습니다. 저와 자오구이란 자매는 다리가 퉁퉁 부어 있었습니다. 피가 응고된 것처럼 다리에 살핏줄들이 잔뜩 터져 있었고, 발도 극심한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저는 마음속으로 하나님께 깊이 감사드렸습니다. 엄동설한에 테라스에서 꼬박 이틀 밤낮을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서 있었는데 얼어 죽지 않았고 감기조차 걸리지 않았으니, 이는 하나님의 보호였습니다.
강제 노동 수용소에서 저는 매일 열 시간 넘게, 어떨 때는 하루 중 22시간을 고강도의 노동에 투입되었고, 늘 할당 임무를 완수하지 못해 감방 고참에게 구타당하거나 욕설을 듣거나 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늘 깨우치고 인도해 주셨기에 1년 반의 지옥 같은 감옥 생활을 견딜 수 있었습니다. 그 시간 동안 하나님은 언제나 저와 함께하시며 저를 살피고 지켜 주셨습니다. 괴롭힘과 수모 앞에서 저는 몇 번이나 죽고 싶었지만 하나님의 말씀이 제게 믿음과 힘을 주었고, 한 번, 또 한 번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인도해 주었습니다. 제 목숨은 하나님이 주신 거였죠! 큰 붉은 용의 박해를 겪으면서 저는 오직 하나님만이 사람의 진실한 의지처이며, 오직 하나님만이 진정으로 사람을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또한 오직 하나님만이 인류를 구원해 사탄의 패괴와 괴롭힘에서 벗어나게 해 주시며, 사람이 빛 속에서 살아가도록 이끌어 주신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