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옥중에서 당한 괴롭힘
2004년 11월이었습니다. 어느 날 오전, 예배를 드리러 한 자매님 집을 찾아갔습니다. 노크를 하려는 순간, 갑자기 문이 열리더니 두 손이 불쑥 튀어나와 다짜고짜 저를 집 안으로 잡아끌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눈을 부릅뜨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위협했어요. “아무 말 하지 마!” 다른 한 명이 제 목을 조르며 정강이를 세게 걷어차고는 여기 뭐 하러 왔고, 몇 명이나 왔는지 물었어요. 그 사람들이 경찰임을 알아차리고 바짝 긴장했습니다. “물 배달원이에요. 수금하러 왔어요.” 그 중 한 명이 물었습니다. “네가 천하오(陳浩)지?” 순간 깜짝 놀랐어요. ‘저들이 어떻게 내 이름을 알고 있지?’ 제가 가만히 있으니까 경찰은 제 몸을 뒤져서 주머니에 있던 수첩과 현금 600위안을 찾아냈습니다. 그런 다음 제 손에 수갑을 채웠습니다. 이때 누군가가 “한 달 잠복한 보람이 있네.”라고 하는 말을 듣고 자매 집이 진작에 감시당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죠. 5분쯤 지나 사복 경찰 세 명이 왔는데, 그 중 한 명이 저를 보더니 놀랐습니다. “어떻게 자네가? 자네가 어떻게 이 사람들하고 같이 있지?” 성이 류(劉) 씨인 그 사람은 전에 예수님을 믿을 때 동역하던 자매의 오빠였는데, 정말 음흉하고 지독한 자였죠. 류 씨가 부하들에게 저를 데려가라고 했습니다. 과거에 많은 형제자매들이 경찰에 잡혀가 갖은 고문에 시달리고, 맞아서 사망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걸 생각하니 덜컥 겁이 났습니다. 경찰에게 고문당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하나님께 기도했어요. 저를 지켜 주시고, 굳게 서서 증거할 수 있도록 믿음과 힘을 달라고요. 순간 예수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몸은 죽여도 영혼은 능히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직 몸과 영혼을 능히 지옥에 멸하시는 자를 두려워하라”(마 10:28) ‘그래, 경찰이 내 육은 없앨 수 있어도 영혼까지 앗아갈 순 없어.’ 하나님 말씀이 이끌어 주시니 두려움이 가라앉았어요.
저는 파출소로 끌려갔습니다. 저를 연행한 경찰에게 류 씨가 능청스럽게 말했습니다. “너무 힘들게 하진 말게. 착실한 사람이라고. 나랑 알고 지낸지도 좀 되고.” 그러더니 저한테도 간곡하게 부탁하는 체했습니다. “있는 대로 다 말하게. 하나님 믿는 일 갖고 뭐 그러나? 다 실토하면 집에 갈 수 있지 않겠나? 집에 못 간 지 1년 넘었지? 잘 생각해 보라고. 나중에 묻는 말에만 잘 대답하면 아무 일 없을 거야. 내가 보장하지.” 그 말을 들으니 마음이 좀 흔들렸습니다. ‘그래도 아는 사람이고, 전담팀 팀장이니까 중요하지 않은 것만 좀 알려 줘서 날 믿게 만들면 정말 풀어 줄지도 몰라.’ 입을 열까 생각하는데, 불현듯 하나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나의 백성은 시시각각 사탄의 간계에 대비하고, … 사탄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 함정에 빠지고 나면 후회해도 소용없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하나님이 전 우주를 향해 한 말씀ㆍ제3편> 중에서) 그제서야 제가 하마터면 사탄의 계략에 넘어갈 뻔했음을 알아차렸습니다. ‘내가 어떻게 저 간사하고 교활한 류 씨의 말을 믿겠어? 저자는 내 입에서 교회 정보를 빼내려고 나보고 하나님을 배반하라고 하고 있어.’ 저는 입을 굳게 다물었습니다. 이어서 경찰 하나가 물었습니다. “어디서 전도했나? 어떤 사람들하고 예배하지? 리더는 누구야? 교회 돈은 어디다 뒀고?” 아무리 추궁해도 저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오후 3시쯤 되자 경찰은 저를 현(縣) 구치소로 데려갔습니다. 구치소 경찰이 저를 방으로 데려가더니 옷을 전부 벗으라고 하고는 양팔을 들고 돌라고 했어요. 제가 가만히 서 있자 그는 제 발을 힘껏 밟고는 앉았다 일어서기를 세 번 반복시켰습니다. 속으로 분노가 치밀고, 정말 수치스러웠어요. 나중에는 저를 수감실로 데려가더군요. 보니까 20 제곱미터도 안 되는 곳에 30명 이상이 갇혀 있었죠. 방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죄수 두 명이 제 팔을 뒤로 비틀어 들어올리더니 저를 밀며 방안을 돌아다닌 다음 발로 걷어차서 바닥에 넘어뜨렸습니다. 그 바람에 바닥에 이마를 찧어서 피가 흘렀어요. 죄수들이 저를 놀려댔습니다. “비행기 브레이크를 못 밟았네.” 또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가르칠 게 많으니 천천히 배우라고.” 눈앞이 캄캄했어요. ‘이제 겨우 시작인데 이렇게 괴롭히다니, 앞으로 어떻게 지내지? 내가 과연 잘 버틸 수 있을까?’ 하나님께 제가 굳게 설 수 있도록 제 마음을 지켜 달라고 기도했어요. 그러자 하나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하나님이 큰 붉은 용의 땅에서 사역을 펼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오히려 이 ‘어려움’을 통해 한 단계의 사역을 행함으로써 그의 지혜와 기묘한 행사를 나타낸다. 또한, 그것을 기회로 이 사람들을 온전케 한다. 하나님은 사람이 받는 고난, 사람의 자질, 이 더러운 땅에 있는 사람의 모든 사탄 성품으로 인해 정결케 하고 정복하는 사역을 행하며, 이를 통해 영광을 얻고, 그의 행사를 증거하는 사람을 얻는다. 이것이 하나님이 이 사람들을 위해 모든 대가를 치르는 의의이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하나님의 사역이 사람의 상상처럼 그렇게 간단한가?> 중에서) 하나님 말씀을 묵상하면서 하나님께서 이런 상황을 통해 제 믿음을 온전케 하시려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지금 제가 경찰에 잡혀 와 괴롭힘을 당하는 것에는 하나님의 허락이 있습니다. 하나님은 제가 굳게 서서 하나님을 증거해 사탄에게 치욕을 안기기를 바라셨습니다. 오늘 제가 하나님을 위해 증거할 기회를 얻은 것은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예수님은 인류를 구속하기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셨죠. 또 말세에 하나님은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성육신으로 세상에 오셔서 집권당에게 쫓기며 박해받고, 종교계의 비방과 버림을 받으며 고통과 굴욕을 당하셨지요. 그럼에도 진리를 선포하셔서 우리를 공급하셨습니다. 지금 제가 하나님을 따르며 진리를 얻고 구원받기 위해 추구하는데, 이 정도 고통이 대수랴 싶었습니다. 이렇게 생각했더니 힘이 났습니다. ‘저들이 아무리 날 괴롭혀도 교회 상황을 팔아넘겨 하나님을 배반하는 일은 없어.’
나흘째 되는 날, 또다시 취조가 시작됐습니다. 경찰은 제게 교회 상황을 추궁하며 사진 몇 장을 보여주고는 거기 나온 사람이 이미 저를 확인해 줬다면서 저보고도 얼른 누군지 말하라고 했어요. 저는 그게 저들의 계략임을 눈치챘습니다. 제가 형제자매들을 팔아넘기도록 유인하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대꾸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저를 방으로 돌려보냈는데, 이번엔 다른 방으로 보냈습니다. 제가 방안에 들어서자 경찰이 죄수들에게 하는 말이 들렸습니다. “하나님 믿는 사람이니까 알아서 잘들 ‘모시라고’.” 그러자 한 젊은 죄수가 걸어오더니 ‘귀 파주기’를 해 주겠다고 하더군요. 그러더니 다른 죄수 한 명과 함께 제 귀를 양쪽으로 잡아당기는 게 아니겠어요? 저는 그 둘을 있는 힘껏 밀쳐 냈습니다. 그런데 제가 너무 세게 미는 바람에 그 둘이 손을 놓았고, 저는 바닥에 그대로 주저앉았습니다. 일어서려고 하니까 누군가 일어나지 못하게 제 어깨를 내리눌렀습니다. 그리고 다른 죄수가 와서 한 손으로 제 다리를 꽉 누르고, 다른 손에는 가루비누 포대를 끼우고는 ‘량피 떼어 주기’를 해 주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제 바지를 위로 걷어 올리더니 정강이에 대고 세차게 문질렀습니다. 하도 빨리 문질러서 정강이에 금세 피가 맺히고 화끈거렸어요. 어깨를 누른 죄수는 계속 제 귀를 비틀었습니다. 20분이 넘도록 시달리자 귀가 떨어져 나갈 지경이었고, 벌게진 정강이 피부에도 피가 배어 나왔습니다. 그때 그 젊은 죄수가 뒤에서 제 다리를 힘껏 걷어차서 저는 자신도 모르게 앞으로 휘청거렸고, 그러자 다시 제 배를 거세게 걷어찼습니다. 너무 아파서 허리를 펼 수가 없었습니다. 오장육부가 다 찢어지는 것 같았죠. 그런데 또 다른 죄수 하나가 뒤에서 한 발 더 걷어차서 저는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졌습니다. 죄수들은 저한테 이불을 뒤집어씌우고는 주먹질과 발길질을 퍼부었습니다. 맞아서 온몸이 아프고, 이마가 깨지고, 코피가 났습니다. 죄수들은 또 제 머리에 가루비누를 붓고 문지르는가 하면 옷을 벗으라고 한 다음 냉수 목욕을 시켰습니다. 그때가 12월이라 밖에는 눈이 오고, 수감실에서 쓰는 물은 물탱크에서 녹은 얼음물이 돼서 뼈를 찌르는 듯 차가웠어요. 추워서 온몸이 덜덜 떨렸습니다. 그때 죄수 하나가 가루비누 탄 물 반 컵을 내밀었습니다. “몸이 꽁꽁 얼었네. ‘맥주’ 반 잔 남겨 뒀어. 얼른 마시라고.” 제가 마시지 않자 그는 너무 적어서 그러냐며 얼음물을 더 채워 넣었어요. 거품이 잔을 타고 흘러내렸죠. 제가 계속 마시지 않자 그가 말했습니다. “이거 마셔야 ‘폭죽 터뜨리기’를 해 주지.” 그러더니 죄수 두 명이 저를 침대 위에 강제로 눕히고는 제 코를 틀어쥐고 억지로 입에 비눗물을 들이부었습니다. ‘폭죽 터뜨리기’란 비눗물을 사람의 입에 들이부은 다음 때려서 다시 뱉어 내게 하는 고문 방식이었습니다. 저는 발버둥치며 소리쳤어요. “지금 날 죽일 작정이야? 여긴 법도 없어?” 수감실을 지키던 경찰이 그 소리를 듣고 꾸짖었습니다. “뭘 그렇게 소리 질러? 씻겨 주는 거잖아? 안 죽어! 한 번만 더 소리 질렀다간 내일 전기 치료야!” 그 말을 들으니 분노가 일었어요. 당시 추워서 온몸이 덜덜 떨리고 소름이 돋았습니다. 손이 바들바들 떨려서 옷도 아직 다 못 입었는데, 죄수 한 명이 발로 걷어차는 바람에 바닥에 고꾸라졌습니다. 몸을 구부려 일어나려고 하니까 죄수 두 명이 저를 벽에다 밀어붙였습니다. 저는 샌드백처럼 열세 명에게 돌아가며 맞았습니다. 사형수 하나가 소리쳤어요. “자, 한 명에 열 대씩!” 죄수들이 돌아가며 저를 때리는 동안 사형수가 옆에서 수를 셌죠. 안 아픈 데가 없었습니다. 허리를 펼 수가 없었죠. 가슴과 배가 너무 아팠는데, 숨을 내쉬기만 하고 들이마실 수가 없었습니다. 이때 한 죄수가 다가오더군요. 수갑을 찬 손을 들더니 제 뒷머리를 두 번 가격했습니다. 순간 주위가 뱅글뱅글 돌면서 머리가 어지럽고 구역질이 났어요. 귀에서도 윙윙 소리가 울렸죠. 그것 때문에 한참 구토를 했는데, 나중에는 노란 물만 계속 나왔습니다. 가슴이 답답해서 숨을 쉴 수가 없었어요. 숨 쉴 때마다 통증이 심했는데 결국 피까지 토했습니다. 온몸이 산산이 부서지듯 아팠어요. ‘이 인간들이 나를 아주 죽어라 패는구나. 가족들도 내가 잡힌 줄 모르고, 형제자매들도 내가 어디 있는지 모르는데, 정말 맞아 죽기라도 하면 경찰들은 외진 곳에다 아무렇게나 내다 버리겠지. 그러면 아무도 모르잖아.’ 갑자기 겁이 나고 연약해졌습니다. 저는 하나님께 기도했어요. ‘하나님, 더는 못 버티겠습니다. 여기서 더 가면 저들에게 맞아 죽고 말 것입니다. 이 고통과 괴롭힘을 이겨 낼 수 있도록 저를 지켜 주십시오.’ 그 순간 하나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아브라함은 이삭을 바쳤는데 너희는 무엇을 바쳤느냐? 욥은 모든 것을 바쳤는데 너희는 무엇을 바쳤느냐? 많은 사람이 참도를 찾기 위해 헌신하고 목숨을 바치고 피를 흘렸는데, 너희는 그런 대가를 치렀느냐?』(<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모압의 후손을 구원하는 의의> 중에서) 하나님께서 던지신 질문을 마주하고 무척 부끄러웠습니다. 역대 성도들은 복음을 전하고 하나님을 증거하기 위해 어떤 이는 돌로 쳐 죽임을 당하고, 어떤 이는 톱에 잘려 죽고, 어떤 이는 말에 끌려 죽었습니다. 그들은 고귀한 생명을 바쳐 하나님을 굳게 증거했던 거죠. 그런데 저는 잡혀 와 심하게 매질 당하고 죽음의 위협을 마주하자 비겁하게 죽음을 겁내고, 소극적이고 연약해졌죠. 정말 겁쟁이 아닙니까! 하나님 말씀의 양육과 공급을 그토록 많이 누리고도 중요한 순간 굳게 서서 하나님을 증거하지 못하다니, 정말 비양심적이었죠! 순간 양심에 큰 가책을 느끼며, 저들이 아무리 괴롭혀도 사탄에게 굴복하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했습니다. 제가 바닥에 엎드려 꼼짝도 않는 걸 본 죄수들은 그제서야 구타를 멈췄습니다.
1주일쯤 지나 류 씨에게 다시 취조를 받았습니다. 류 씨는 짐짓 저를 생각해 주는 체했습니다. “우리 잘 아는 사이잖아. 우리가 조사해 보니까 자넨 위법 행위가 하나도 없던데. 부모님 연세도 많으시고, 아이도 자네가 보고 싶다고 울고, 다들 자네가 빨리 설 쇠러 집에 오기만 눈이 빠지도록 기다리고 있어. 잘 생각해 보라고. 교회 상황만 털어놓으면 금방 집에 보내 주지.” 제가 아무 소리 않자 류 씨의 태도가 바뀌었습니다. “사실 한 마디도 안 해도 우린 자네에게 3~5년형을 내릴 수 있다고. 그렇게 고집만 피울 게 아니라 상황 돌아가는 걸 잘 봐야지.” 묵묵부답인 저에게 가서 잘 생각해 보라고 하더군요. 방으로 돌아와 생각에 잠겼습니다. ‘어머닌 연세도 많고 몸도 안 좋으신데, 내가 정말 3~5년형을 선고받고 만에 하나 감옥에서 죽기라도 하면 누가 돌보나?’ 생각할수록 괴로웠어요. 이럴 게 아니라 조금만 얘기를 해 버릴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게만 해도 옥살이는 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으니까요. 순간 하나님 말씀이 생각났어요. 『환난 가운데서 나에 대한 충성심이 조금도 없었던 사람들에게는 더 이상 긍휼을 베풀지 않을 것이다. 나의 긍휼은 여기까지이고, 또 나는 나를 배반했던 자를 좋아하지 않으며 친구의 이익을 팔아먹은 자와 왕래하는 것은 더더욱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이 나의 성품이다. 그 사람이 누구든 상관없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너는 종착지를 위해 충분한 선행을 예비해야 한다> 중에서) 하나님의 말씀에서 하나님의 공의 성품은 사람이 거스를 수 없음을 느꼈습니다. 유다가 되어 교회를 팔아넘기고 하나님을 배반하는 짓은 하나님이 가장 혐오하시고, 하나님께 절대 용서받지 못할 행위죠. 류 씨는 계략에 상당히 능한 자라 제가 조금만 털어놓으면 무슨 수를 써서든 교회 일을 더 많이 팔아넘기도록 저를 압박할 게 뻔했습니다. 그런데도 그 마귀적인 말을 믿은 저는 정말 어리석기 짝이 없었죠! 가족들 생각에 하나님을 배반하려 하다니, 하나님에 대한 제 믿음이 얼마나 부족했는지요. 사람의 운명은 모두 하나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제가 시달리다 죽을지 말지, 가족들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두 하나님이 정하시죠. 그러니 제 모든 것을 하나님 손에 맡기고 하나님을 의지하며 앞으로의 상황을 겪어 내야 했습니다. 이렇게 순종하려고 마음먹은 다음부터 8호실 죄수들은 더 이상 저를 때리지 않더군요. 저에 대한 죄수들 태도가 달라지자 구치소 경찰은 저를 다시 10호실로 배정했습니다.
10호실에서도 8호실과 마찬가지로 구타를 당했습니다. 죄수들은 제가 완전 무방비 상태에 있을 때 이불을 뒤집어씌우고 주먹과 발길 세례를 퍼부었습니다. 죄수들은 이것을 ‘만두 빚기’라고 표현하더라고요. 죄수들은 기분이 안 좋았다 하면 저에게 화풀이를 했습니다. 그 상황이 정말 고통스럽고 억울했습니다. 지옥 같은 나날 속에서 하나님께 저를 이끌어 주시고 믿음을 더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1주일이 지나 어떤 사형수가 그랬습니다. “주님 믿는 얘기 좀 해 봐. 주님 믿는 노래도 불러 보고. 말 안 들으면 수갑으로 머리를 쳐 줄 테다. 멈추라고 하기 전까지는 계속 말하고 노래만 불러.” 생각나는 대로 찬양을 부르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저도 모르게 <너희에 대한 하나님의 희망을 알게 되었는가>라는 하나님 말씀 찬양을 부르게 됐죠. 『너희들 가운데 누가 욥이냐? 누가 베드로냐? 내가 왜 여러 번 욥을 언급하고 베드로를 언급했겠느냐? 너희에 대한 나의 희망을 너희는 느낀 적이 있었느냐? 너희는 이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하나님이 전 우주를 향해 한 말씀ㆍ제8편> 중에서) 찬양을 부르면서 무척 감동했습니다. 욥은 전 재산을 잃고 온몸에 악창이 돋아도 하나님 이름을 칭송했고, 베드로는 하나님을 사랑하기 위해 일평생 헤아릴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다 끝에 가서 하나님을 위해 십자가에 거꾸로 못 박혔습니다. 이로써 지극히 하나님을 사랑하고 죽기까지 순종했죠. 두 사람은 모두 하나님을 위해 아름답게 증거하고 하나님께 인정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들 가운데 누가 욥이냐? 누가 베드로냐?” 이 말씀에서 하나님의 바람을 느낄 수 있었어요. 저는 욥을 본받고 베드로를 본받아 하나님을 증거하자고 다짐했습니다. 찬양을 부르는 동안 가슴이 벅차올랐어요. 하나님이 제 곁에 함께하심이 느껴지고, 모든 고통을 이겨 내고 굳게 서서 증거하자는 결심이 생겨났죠. 저는 사형수에게 하나님 한 분이 모든 것을 주재하신다고 했고, 하나님의 공의 성품을 증거했습니다. 하나님은 각자가 행한 일이 선인가 악인가에 따라 그 사람에게 상벌을 내리신다고요. 또한 나사로와 부자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악한 짓을 한 사람은 죽어서 그 죄로 지옥에 떨어져 징벌받는다는 얘기도 했습니다. 지금 하나님이 벌써 오셔서 진리를 선포하시고 사람을 구원하시는 사역을 하셨으니 사람은 반드시 진리를 받아들이고 죄악에서 벗어나야 정결케 되어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는 얘기도 해 주었습니다. 제 얘기를 듣더니 사형수는 탄식을 내뱉었습니다. “늦었군. 너무 늦었어! 내 진작에 당신 같은 사람을 만났으면 이 지경까지 되지는 않았을 텐데.” 같은 방에 있던 한 퇴직 교사도 무척 감동했습니다. “나도 당신네 하나님 믿는 사람들을 만난 적이 있는데, 당신들이 무슨 위법 행위를 저질렀단 소린 못 들어봤소.” 그러더니 무척 분개하더군요. “중국은 애초에 공평이나 법치 따윈 없어.” 그때부터 수감실 사람들은 더 이상 저에게 손찌검을 하지 않았습니다. 저를 긍휼히 여기신 하나님께서 제 연약함을 굽어살피신 거였죠. 하나님의 전능과 주재하심을 보니 믿음이 더욱 커졌습니다.
2004년 12월, 공산당은 ‘불법 전도 사회 치안 교란’이란 죄명으로 3년 노동 교화를 선고했습니다. 소식을 듣고 분노가 치밀었습니다. 하나님 믿고 평생 바른길을 걸으며 어떤 불법도 저지르지 않은 저에게 강제로 3년 형을 선고하다니, 공산당은 너무나 사악했습니다! 나중에 저는 하나님 말씀을 떠올렸습니다. 『이 어두운 사회에서 마귀는 잔인무도하다. 사람을 죽여도 눈 한 번 깜빡하지 않는 마왕이 어찌 사랑스럽고 선량하며 거룩한 하나님의 존재를 용납하겠느냐? 어찌 하나님의 강림을 손뼉 치며 반기겠느냐? 그 개만도 못한 노예들! 은혜를 원수로 갚으며 오래전부터 하나님을 원수로 여겨 대했다. 하나님을 학대하고 극히 잔인하게 굴며 하나님을 전혀 안중에 두지 않았다. 그러면서 횡포와 약탈을 일삼고, 악행을 저질렀으며, 양심을 내다 버리고, 무고한 인류를 유혹해 혼미한 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게 했다. 고대의 계승자니, 경애하는 지도자니 하는 것들은 다 하나님을 대적하는 것들이다! 세상을 농락해 어둠으로 밀어 넣었다! 무슨 종교 신앙의 자유니, 국민의 합법적인 권익이니 하는 것들은 전부 죄악을 덮으려는 수법이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사역과 진입 8> 중에서) 공산당은 대외적으로 신앙의 자유를 내세우지만 암암리에 기독교인들을 탄압하고 박해합니다. 하나님 믿는 사람들을 고문하고, 구타하고, 감금하고 괴롭힙니다. 세상을 속여 명예를 훔치는데, 사악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공산당에게 직접 체포되어 박해를 겪으면서 저는 하나님을 대적하는 저들의 악마 본질을 똑똑히 목격했습니다. 그리고 끝까지 하나님을 따르겠다는 각오를 다졌습니다.
2005년 1월, 저는 강제 노동 수용소로 보내져 인쇄 작업장에 배정되었습니다. 그곳에서 하루에 거의 15시간을 일했고, 어떤 때는 3~4시간밖에 쉬지 못할 때도 있었어요. 한 달에 10~15일은 추가로 일해야 했고, 가장 오래 일할 때는 밤새워 일하기도 했습니다. 인쇄물 수량이 3,000장에서 15,000장으로 점점 늘어서 매일 인쇄판을 들고 십 수 킬로미터에서 수십 킬로미터까지 왔다 갔다 해야 했죠. 왼손에는 잉크를 받쳐 들고 오른손으로는 쉬지 않고 칠을 하고 있으면 잉크 냄새에 취해 머리가 어지럽고 눈도 너무 따가웠습니다. 시야도 흐릿하고 숨쉬기도 힘들었죠. 하루 일과가 끝나면 팔다리가 쑤셔서 들지도 못하고, 어깨도 못 견디게 아팠습니다. 피곤해서 자리에 선 채 자고만 싶었죠. 한번은 감기에 걸려 열이 났는데, 머리가 어지러워서 하마터면 쓰러질 뻔했습니다. 당직 간사가 이를 보고 게으름을 피운다며 핀잔을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전기봉 한 대면 바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겁니다. 열일곱 살 난 한 남자아이가 생각났습니다. 중노동을 견디지 못한 그 아이는 당직 간사에게 전기 충격을 받아 귀 여러 군데에 화상을 입고 피부도 여러 군데 데어서 검은 덩어리가 앉았습니다. 나중에는 도저히 견디다 못해 죽으려고 못을 삼켰는데, 결국 실패로 돌아가고, 형기가 1개월 늘어나게 됐죠. 저들은 사람을 죽이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악마들입니다. 절대로 쉬게 내버려 두지 않기 때문에 억지로 버티며 일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장시간 과도한 노동에 시달린 결과, 손가락에 변형이 오고, 팔꿈치에 달걀 노른자만 한 낭종이 생겼습니다. 심한 비염도 앓게 돼서 머리가 자꾸 어지럽고 숨쉬기가 힘들었습니다. 과도한 노동에 수면 부족까지 더해져 당장에라도 넘어질 듯 걸음도 비틀거렸습니다. 일하는 것 말고도 공산당은 매달 우리에게 세뇌 교육을 두 차례 진행했습니다. 공산당인 퍼뜨리는 사설과 궤변을 듣고 있으면 반감이 생겨서 들을 마음이 싹 사라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말 고통스러웠습니다. 형제자매들과 같이 예배드리고 하나님 말씀을 읽던 날들이 얼마나 그리웠는지요. 하루빨리 이 지옥 같은 비인간적인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저는 이 환경을 이겨 낼 수 있게 이끌어 주시고 힘을 더해 달라고 마음속으로 하나님께 기도했어요. 그 후 <온전케 되려면>이란 하나님 말씀 찬양이 떠올랐습니다. 『고난이 닥쳤을 때 육을 돌보지 않고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아야 하고, 하나님이 너에게 모습을 감추었을 때 하나님을 따를 믿음을 갖고 예전의 사랑도 변하거나 없어지지 않아야 한다. 또 하나님이 어떻게 하든 하나님의 지배에 따르고, 차라리 자기 육체를 저주할지언정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으며, 시련이 닥쳤을 때 고통을 참으며 사랑하는 것을 버리고 눈물을 흘리면서 통곡할지언정 하나님을 만족게 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참된 사랑과 믿음이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온전케 될 사람은 모두 연단을 겪어야 한다> 중에서) 찬양을 부르면서 하나님 뜻을 깨닫고 감격이 몰려왔습니다. 이 힘든 상황에서 순종하고 하나님을 의지해 믿음을 가지고 겪어 내기로 했습니다. 노동 수용소에서 2년 넘게 있으면서 비염과 기관지염, 위장병, 탈장, 류머티즘 관절염을 앓았어요. 하루는 탈장 증세가 나타나 교도관이 저를 의료소로 데려갔습니다. 그런데 거기서 의사가 수용자 엉덩이에 주사 바늘을 부러뜨려 놓고는 지혈용 핀셋으로 바늘을 강제로 뽑아 내는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무서워서 도저히 진찰을 받을 수가 없었죠. 당시 저는 몇 걸음만 걸으면 아랫배가 아팠습니다. 억지로 버티며 일을 하는데, 조금 있으니 질식할 것 같았죠. 교도관은 제가 죽으면 자기네 책임이 될까 봐 저를 시 노동 수용소 병원으로 데려가 검사를 받게 했습니다. 검사가 끝나고 의사가 놀라서 물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겁니까? 이 지경이 돼서야 오다니. 탈장이라 수술해야 합니다. 지금 간이고 담이고 다 커졌어요. 육체노동은 그만 해야지, 더 했다간 죽습니다.” 하지만 교도관은 약만 주고 다시 저를 수용소로 데려갔어요. 아직도 형기가 1년이나 남았는데 과연 버틸 수 있을지 정말 걱정스러웠어요. 그러면서 이런 생각이 드는 겁니다. ‘2년 동안 잡혀 있으면서 경찰한테도 심하게 맞고, 죄수들한테도 죽도록 괴롭힘을 당했지. 그렇게 고생하면서도 하나님을 배반하지 않았는데, 왜 이런 큰 병에 걸렸을까? 정말 여기서 죽는 건가?’ 고통 속에서 하나님께 기도드렸습니다. ‘하나님, 제가 어떻게 겪어야 합니까? 저를 이끌어 주십시오.’ 그랬더니 하나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너는 자신에게 진실한 믿음이 있는지, 진정한 충성심이 있는지, 하나님을 위해 고난받은 이력이 있는지, 하나님께 절대적인 순종심이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이런 사람이 아니라면 네게는 아직도 패역과 기만, 탐욕, 원망이 있을 것이다. 너의 마음이 정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너는 하나님께 인정받은 적이 없고, 빛 속에서 살아 본 적도 없을 것이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훈언 3칙> 중에서) 하나님 말씀을 묵상하며 스스로를 반성했습니다. ‘병에 시달리면서 나는 소극적이고 연약해져서 하나님께 따졌어. 예전에 했던 각오도 다 사라지고, 패역과 원망만 드러냈어. 이게 어디 순종하는 마음인가? 간증이라고는 없잖아? 공산당의 박해와 괴롭힘 때문에 고통스럽고 연약해졌을 때 하나님은 말씀으로 항상 날 이끌어 주시고, 믿음과 힘을 주셨어. 하나님은 사람과 일, 사물을 통해 내게 길을 열어 주시고, 늘 곁에서 날 돌보고 지켜 주셨지. 나를 향한 하나님 사랑은 너무나 크구나. 더 이상 하나님을 오해하거나 원망해서는 안 돼. 앞으로 어떤 고통과 괴롭힘을 만나든, 죽든 살든 하나님을 의지하며 나아가자!’ 한 달 후, 경찰이 일을 바꿔 줘서 많이 걸어 다닐 필요가 없어졌어요. 몸도 전보다 많이 좋아졌죠. 저는 속으로 하나님 사랑에 감사드렸습니다.
수용소에 있을 때 저는 하나님 말씀 찬양을 자주 흥얼거렸습니다. 그중에 <하나님께 무엇을 바쳤는가>란 찬양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아브라함은 이삭을 바쳤는데 너희는 무엇을 바쳤느냐? 욥은 모든 것을 바쳤는데 너희는 무엇을 바쳤느냐? 많은 사람이 참도를 찾기 위해 헌신하고 목숨을 바치고 피를 흘렸는데, 너희는 그런 대가를 치렀느냐? 그들에 비하면 너희는 이토록 큰 은혜를 누릴 자격이 전혀 없다. 자신을 과대평가하지 마라. 너에게는 자랑할 만한 것이 없다. 너희에게 이렇게 큰 구원과 은혜를 값없이 베풀어 주었건만 너희는 아무것도 바치지 않고 은혜를 거저 누렸다. 그러고도 부끄럽지 않으냐?』(<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모압의 후손을 구원하는 의의> 중에서) 이 찬양을 부를 때마다 큰 감사를 느꼈어요. 저는 역대 성도들에 비할 바가 못 돼죠. 성도들은 하나님 사역을 체험하면서 하나님을 아름답게 증거해서 하나님께 인정받았습니다. 하나님이 제게도 당신을 증거할 기회를 주셨다는 것은 저를 향한 그분의 사랑임을 깨달았어요. 기나긴 감옥 생활 동안 하나님의 말씀은 줄곧 저를 격려하고, 제가 잘 견뎌낼 수 있게 이끌어 주었습니다. 그런 열악한 상황에서는 하나님 말씀의 인도 없이는 살 수 없었죠.
2007년 9월, 저는 만기 출소했습니다. 출소할 때 경찰은 고향에 돌아가면 현지 파출소에 가서 보고하라면서 안 그러면 제 호적을 말소시키겠다고 했어요. 다시 잡히면 그때는 중형을 내린다며 위협했고요. 풀려난 후, 저는 계속 하나님 믿으며 본분을 이행하기 위해 타지로 갔습니다. 저는 공산당에게 잡혀가 박해받으면서 하나님을 대적하는 저들의 악마 본질을 똑똑히 목격했습니다. 저들이 박해할수록 저는 더욱 굳건히 하나님을 따를 것입니다. 피조물로서의 제 의무와 책임을 이행하며 본분을 다하여 하나님 사랑에 보답할 것입니다.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