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 드디어 용기를 내어 투서를 쓰다
저는 전에 교회 리더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본분 이행에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원칙도 없어 출교 조건이 충분하지 않은 자매를 잘못 출교시키는 일을 저지르고 말았지요. 나중에 자매는 다시 교회로 돌아왔고, 저는 실제 사역을 못 했다는 이유로 거짓 리더로 규정되어 교체되었습니다. 교회에서는 저에게 한동안 반성하도록 했고, 저도 열심히 스스로를 반성하고 인식해서 진심으로 회개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당시 저는 친컨(秦懇) 자매와 같이 살고 있었는데, 교회 리더인 리징(李靜)이 가끔 친컨을 찾아와 본분에 관계된 일을 물어보곤 했습니다. 그리고 친컨 앞에서 형제자매들의 단점을 거론하며 자기가 형제자매들을 어떻게 훈계하고 책망했는지 얘기하기도 했지요. 저는 처음에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는데, 계속 그런 말을 듣다 보니까 좀 그렇더라고요. ‘이건 뒤에서 사람을 판단하고, 남을 내리깎아서 자신을 드러내는 거 아닌가? 형제자매한테 문제가 있다면서 진리를 교제해서 해결해 주지는 않고 야단만 치면 효과가 있겠어?’ 리징에게 이 문제를 좀 짚어 주고 싶었는데,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난 지금 교체돼서 반성하는 기간이야. 괜히 지적했다가 리징이 받아들이지 않고 나더러 교체됐는데 반성도 제대로 안 한다고 할지도 몰라. 나중에 윗선 리더가 내 내적 상태를 알아보려는데 혹시라도 리징이 내가 그대로라고 얘기해 버리면 내가 언제 또 본분을 이행할 수 있겠어? 에이, 그냥 관두자.’ 그런데 아무래도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리징에게서 문제가 있는 걸 보고도 지적해 주지 않으면 이 역시 사랑이 없는 거니까요. 그 뒤로 또다시 리징이 형제자매를 내리깎고 판단하면서 자신을 드러내자 리징에게 그 방면의 문제점을 짚어 주었습니다. 그런데 겉으로는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였지만, 조금 지나자 다시 그대로였죠. 몇 번 얘기해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리징은 겉으로는 자신을 잘 인식하는 것 같아도 조금 지나면 또 그대로구나. 이건 진리를 받아들이는 게 아니지. 다시 찾아가서 진리를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를 교제하고 해부해 주는 것도 도움이 될 거야.’ 하지만 곧 생각을 바꿨어요. ‘벌써 몇 번 얘기해 줬잖아. 또 지적했다가 받아들이지 않고 날 정죄하면 어쩌지? 난 지금 반성 기간인데 만에 하나 출교되기라도 하면 구원받을 기회가 또 있겠어? 됐다, 그냥 얌전히 있자.’
그 후 저는 친컨과 샤위(夏語) 자매를 접대했습니다. 어느 날 오전, 리징이 그 두 사람에게 교회 정리 사역 진도가 너무 늦다면서 그러면 리더가 자기를 어떻게 보겠냐고 질책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두 사람은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사람을 출교시키는 건 보통 일이 아니에요. 여러 가지 상황을 정확히 확인하고 파악해야죠. 섣불리 처리했다가는 잘못 처리하기 쉽다고요.” 그런데도 리징은 막무가내였습니다. 창징(常靜) 자매를 악인으로 규정하고 출교해야겠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창징은 성품이 교만해서 복음 집사를 맡는 동안 진리 교제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사람들을 야단쳐서 눈치를 보게 만들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본질이 악인은 아니었습니다. 출교 조건에 맞는다고 볼 수 없었죠. 당시 두 자매도 창징의 행위가 출교시켜야 할 정도는 아니라면서 반대했습니다. 또 창징이 한동안 반성의 시간을 통해 자신이 과거에 저지른 과오를 어느 정도 인식하게 됐다고도 했지요. 하지만 리징은 들은 체도 하지 않고, 창징을 출교시키지 않는 건 악인을 감싸고 돌며 정리 사역을 방해하는 것이라며 두 사람을 야단까지 쳤습니다. 그 말을 들으며 생각했죠. ‘교회 정리 사역은 아주 중요해. 반드시 원칙대로 실행해야 해. 리징이 자기 명예와 지위를 지키려고 출교 조건에 맞지 않은 사람을 마음대로 정죄하고 출교시킨다면 그건 악행이지!’ 저는 리징에게 이 문제를 지적해 주고 싶었습니다. ‘그치만 지금 나는 형제자매를 접대하는 입장이라 내 말에도 그만큼 무게가 실리지 않을 거야. 내가 지적을 해도 리징이 받아들인다는 보장도 없고, 역시 난 빠지는 게 좋겠어.’ 그래서 저는 찍소리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날 오후, 리징은 두 사람한테 창징 자료를 정리해서 출교시킬 준비를 하라고 했습니다. 두 자매는 창징의 행위가 출교할 정도는 아니라고 다시 한번 강조하며 리징에게 좀 더 구해 보자고 했지요. 근데 자매는 들은 체도 하지 않고, 두 자매가 정리 사역을 가로막으며 악인의 보호막 역할을 한다고 또다시 정죄했습니다. 그러고는 화를 내며 가 버렸죠. 전에 제가 본분을 이행할 때 원칙을 지키지 않았던 게 생각났습니다. 출교 자료를 세부적으로 확인하지 않아서 사안을 잘못 처리했었죠. 출교된 자매에게 사과하러 갔더니 자기는 출교된 후에 예배도 못 드리고 하나님 말씀도 보지 못해서 고통스럽게 지냈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얼마나 후회하고 자책했는지 모릅니다. 출교된 자매에게 제가 입힌 상처와 생명상의 손해는 무엇으로도 메울 수 없었습니다. 그 일은 제 믿음의 생애에서 지울 수 없는 오점으로 남았습니다. ‘지금 원칙에 따라 판단할 때 창징의 행위는 출교 조건에 충족하지 않아. 리징이 자기 명예와 지위를 위해 창징을 출교시키겠다고 고집한다면 그건 악을 행하는 거라고!’ 그날 밤 잠자리에 누웠는데 도무지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두 자매가 교제해 줬을 때 받아들이지 않고 함부로 사람을 정죄하던 리징의 모습이 떠올랐어요. ‘그건 리징이 지위를 내세워 사람을 억압하고 통제하는 거 아닌가? 교회 사역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리징을 찾아가 교제해야겠어. 그치만 리징에게 전에도 건의했는데 받아들이지 않았잖아. 그런데 또 얘기했다가 내가 정리 사역을 가로막고 방해한다고 정죄하면 어떡하지? 난 지금 과오를 저질러 교체된 상태고, 아직 반성 기간인데, 정리 사역을 방해하고 가로막은 것으로 판명돼서 출교되면 어쩌지?’ 이런 생각에 선뜻 나설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저는 하나님 앞에 나아가 기도로 구하고 하나님 말씀을 봤습니다. 『모두 하나님의 부담을 생각하고 교회의 증거를 수호한다고 말하는데, 누가 하나님의 부담을 생각했느냐? 스스로에게 물어보아라. 네가 하나님의 부담을 생각하는 사람이냐? 너는 하나님을 위해 공의를 실행할 수 있느냐? 나를 위해 일어나 말할 수 있느냐? 진리를 확고부동하게 실행할 수 있느냐? 사탄의 모든 행위에 용감하게 맞서 싸울 수 있느냐? 나의 진리를 위해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사탄을 폭로할 수 있느냐? 내 마음이 너에게서 만족을 얻도록 할 수 있느냐? 결정적인 순간에 네 마음을 내놓았느냐? 너는 내 뜻대로 행하는 사람이냐?』(<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그리스도의 최초의 말씀ㆍ제13편> 중에서) 하나님의 심판의 말씀을 보고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가 없었습니다. 교체된 다음, 저는 입만 열면 열심히 반성하고 회개하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회개하는 모습은 전혀 없었습니다. 리징이 자기 명예와 지위를 지키려고 정리 사역에서 원칙을 어겨서 형제자매의 생명 진입과 교회 사역에 해를 입혔다는 사실을 저는 잘 알고 있었지요. 그런데 제가 교제하면 리징이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정리 사역을 가로막고 어지럽힌다고 저를 정죄하고 출교할까 봐 겁이 났습니다. 자신을 지키고자 문제를 보고도 입을 열지 못했으니 정의감이라곤 전혀 없었던 거죠. 하지만 리징이 정말로 창징을 출교시킨다면 창징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물론이고, 본인에게도 과오와 오점을 남기게 되죠. 제가 더 이상 무골호인 노릇만 할 수는 없었습니다. 리징이 제가 실패한 길을 가고 있는 것이 뻔히 보였으니까요. 저는 리징에게 그렇게 행동한 결과가 얼마나 심각한지 인식할 수 있도록 본인의 문제점을 짚어 주기로 했습니다. 리징을 만나 제가 원칙을 어기고 사람을 출교시키는 바람에 안건이 잘못 처리됐던 체험을 교제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리징은 받아들이기는커녕 저더러 교체돼서 반성하는 주제에 형제자매 접대만 잘하면 된다면서 정리 사역은 관여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심적으로 좀 힘들었습니다. ‘내가 너무 간섭하는 건가? 더 얘기했다가 리징이 나한테 더 반감을 가지지는 않을까? 만에 하나 눈 밖에 나면 나를 힘들게 하는 건 아닌지 몰라. 근데 리징의 태도는 너무 심각해. 이런 식으로 계속 가다가는 정말 위험해질 거야!’ 저는 하나님께 제가 이 상황을 겪어 내도록 이끌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이틀 후, 리징이 저희가 사는 집으로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저를 한쪽으로 불러내더니 친컨이 감정적으로 일을 처리하고 정리 사역을 방해해서 자매를 교체하려고 하는데 제 생각은 어떤지 물었습니다. 저는 대답했습니다. “친컨은 본분에 꽤 부담도 있고요. 창징 일도 원칙대로 처리했잖아요. 친컨이 정리 사역을 방해한 적은 없었는데요.” 그랬더니 리징은 창징이 악인에 속하니까 출교시켜야 한다고 우겼습니다. 또 교회 정리 사역에 진전이 없는 것이 다 친컨이 창징을 두둔해서 그런 거라고 했죠.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친컨이 창징을 출교시키는 것에 동의하지 않은 건 원칙에 따르느라 그런 건데, 어떻게 함부로 자매를 교체하려는 거지?’ 저는 얼른 이렇게 말했죠. “우리가 자기 명예와 지위를 지키려고 마음대로 사람을 출교하고, 교체하면 안 되죠. 형제자매 생명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 되나요? 저는 과거에 원칙대로 본분을 이행하지 않아 과오를 저질렀어요. 자매님은 제가 걸었던 실패한 길을 따라가지 마세요. 엄격히 원칙대로 본분을 이행해야죠.” 리징은 버럭 화를 냈습니다. “난 아무튼 친컨을 교체하기로 했으니 누가 뭐래도 소용없어요!” 그 말에 화도 나고 어이도 없었습니다. ‘이쯤 해 두자. 어쨌든 난 얘기했고, 받아들이고 말고는 본인이 알아서 하라지 뭐.’ 저는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결국 리징은 친컨을 교체하고, 저는 외진 곳에서 본분을 하도록 안배했습니다. 그리고 전에 제가 리더를 한 적 있어 내부 사정을 많이 알고 있는데다 공산당의 체포와 박해가 심한 상황이라 제 안전을 위해서 형제자매들과 접촉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서신을 받거나 내보낼 때도 자기가 대신 전해 주겠다면서요. 제가 뭐라고 대답도 하기 전에 자긴 일이 있다면서 자전거를 타고 가 버리더라고요. 입구에 우두커니 서서 리징이 떠나는 뒷모습을 지켜보고 있자니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습니다. ‘지금 내 발을 묶어 놓고 날 통제하려는 거 아닌가?’ 생각할수록 답답하고 억울했습니다. 최근 리징의 행동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건의를 했는데도 받아들이는 건 고사하고, 형제자매 접대나 잘하고 여기저기 간섭하지 말라고 날 위협했지. 그리고 자기 악행이 폭로될까 봐 나를 이 외진 곳에 보내 놓고, 보호해 준다는 구실로 다른 형제자매와 만나지도 못하게 하네. 정말 음험하고 간사하구나! 자기 명예랑 지위를 지키려고 자기 말을 안 듣는 사람은 억압하고 정죄하고 있어. ‘나를 따르면 살고 거스르면 망한다.’라는 사탄의 법칙을 따라 행동하는데, 이건 적그리스도의 행동 아닌가? 이제 자신을 보전하고자 참고만 있지 말고 리징을 고발해서 그 악행을 모조리 폭로해야겠어. 그런데 내 편지는 다 리징 손을 거쳐야 하는데, 자기에 대해 투서를 썼다는 걸 알면 날 더 심하게 억압하지 않을까? 다른 죄명을 덧붙여 나를 출교시키기라도 하면 난 구원받지 못할 텐데.’ 그러자 또다시 위축되면서 마음이 너무 괴로웠습니다.
한동안 머릿속은 온통 리징과 마주쳤던 순간들로 도배가 되어 본분을 이행할 마음조차 나지 않았어요. 어느 날 저녁, 저는 결국 리징에 대한 투서를 넣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런데 쓰다 보니 또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리징을 고발하면 형제자매들이 나보고 교체돼 반성하면서도 얌전히 있을 줄 모른다고 수군대지는 않을까? 교체된 친컨이 리징을 고발했다는 얘기도 못 들었는데, 내가 오히려 투서를 쓰고 있으니 너무 잘난 체하는 거 아닌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리징한테 건의를 하던 내가 지금은 리징을 고발하는 편지를 쓰고 있잖아. 리징이 알면 나보고 끝까지 본인 문제를 물고 늘어진다고 하지 않을까?’ 결국 저는 쓰다 만 투서를 없애 버렸습니다. 그랬더니 심한 죄책감이 들었어요. 지금은 제가 리징에게 억압받지만, 고발하지 않고 그냥 두면 다음에는 리징에게 억압받는 사람이 누가 될지 모르니까요. 심란한 마음에 밤새 한숨도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 기도드렸습니다. ‘하나님, 리징을 고발하고 싶지만, 리징이 알면 억압받게 될까 두렵습니다. 하나님, 이 상황에서 어떻게 체험해 나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저를 이끌어 주십시오.’
그 후 하나님 말씀을 보았습니다. 『적극적인 면에서 진입하되 수동적이지 않고 능동적이어야 하며, 어떤 사람이나 일, 사물에도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그 누구의 말에도 휘둘리지 않고 성품이 안정되어야 하며, 누가 무슨 말을 하든 그것이 진리임을 알았다면 즉시 실행해야 한다. 또 누구의 눈치도 보지 말고 언제나 내 말이 마음에서 운행하게 하며, 나를 증거할 수 있어야 하고 내 부담을 생각하면서 행해야 한다. 줏대 없이 남을 따라 해서는 안 되고, 진리에 부합하지 않으면 용감하게 일어나 거절해야 한다. 옳지 않다는 걸 분명 알면서도 폭로할 엄두도 못 낸다면, 너는 진리를 실행하는 사람이 아니다. 네가 말하고 싶어도 직설적으로 말할 엄두도 내지 못해 빙빙 에둘러 화제를 돌리는데, 이는 사탄에게 가로막힌 것이다. 그래서 말을 해도 효과를 보지 못하고 끝까지 견지하지 못한다. 너는 마음에 여전히 ‘두려움’이 있는데, 그것은 사탄의 생각이 있기 때문 아니겠느냐?』(<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그리스도의 최초의 말씀ㆍ제12편> 중에서) 하나님 말씀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하나님은 교회 사역을 지키는 사람을 좋아하십니다. 그런 사람들은 원칙에 위배되고 교회 이익을 해치는 일을 보면 진리를 실행해 교회 사역을 지킬 수 있습니다. 반면 하나님은 남들에게 이끌려 다니고, 이기적이고 비열하고, 자기만 보전하려는 사람을 혐오하시죠. 그런 사람들은 교회 사역이 손실을 입는 것을 보고도 무감각하고 관심이 없습니다. 그동안의 제 모습을 돌아보았습니다. 리징이 뒤에서 멋대로 형제자매를 판단하며 자신을 드러내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저는 그것이 분명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여러 번 얘기하면 눈 밖에 날까 봐 저 자신을 보전하기 위해 리징에게 가볍게 짚어 주는 정도로 넘어갔습니다. 리징은 자기 명예와 지위를 지키려고 창징을 악인으로 간주해 출교시키려고 고집했는가 하면, 친컨과 샤위가 정리 사역에 지장을 준다고 정죄하고 친컨을 교체시키려고까지 했습니다. 저는 리징이 저지른 일들이 원칙에 위배되고, 그것이 악행을 저질러 하나님을 대적하는 것임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본인이 저지른 행위의 본질을 직접적으로 폭로했다가는 저를 괴롭히고, 나아가 교회 정리 사역을 방해하고 교란했다는 죄명을 씌워 저를 출교시킬까 봐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그저 간단하게 권면함으로써 리징이 대놓고 악행을 저지르도록 방치했습니다. 리징은 고발당할 게 걱정돼서 저를 격리시키고 형제자매들과도 못 만나게 했어요. 제 눈에는 리징이 자기 악행을 덮으려는 게 뻔히 보였습니다. 그러면 일어나서 리징을 폭로하고 고발해야 했는데, 미움 사는 게 겁나서 투서를 쓸 용기조차 내지 못했지요. 이제 보니 저는 구차하게 살며 진리를 실행할 용기도 없는 겁쟁이였습니다. 교회 사역도 고려하지 않고, 형제자매의 생명에 피해가 가는 것도 개의치 않았습니다. 정의감도 전혀 없고, 너무 이기적이고 비열했죠!
저는 계속 구하면서 하나님 말씀을 보았습니다. 『한 사람의 인성에 갖춰야 할 것은 바로 양심과 이성이다. 이는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중요한 것이다. 양심과 정상 인성의 이성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어떤 사람이겠느냐? 개괄적으로 말하면, 인성이 없는 사람, 인성이 몹시 나쁜 사람이다. 자세히 말하면, 이런 사람에게 인성을 상실한 모습은 어떤 것이 있느냐? 이 부류의 사람은 어떤 특징이 있는지 분석해 보자.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 (이기적이고 비열한 모습을 보입니다.) 이기적이고 비열한 사람은 일할 때 건성으로 하고, 자기와 무관한 일에서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며, 하나님 집의 이익을 생각하지도,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리지도 않는다. 본분 이행과 하나님을 증거하는 일에 아무런 부담이나 책임감을 느끼지 않는다. … 또 어떤 사람들은 무슨 본분을 이행하든 책임감이 없고, 문제를 발견해도 제때에 상부에 보고하지 않는다. 누군가 방해하고 교란해도 내버려두고, 악인이 악을 행해도 막지 않는다. 하나님 집 이익도 전혀 지키지 않고, 자신의 본분과 직책도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사람은 본분을 이행할 때 실제적인 사역은 조금도 하지 않고, 편안함만 좇고, 무골호인이 되어 그저 자신의 허영과 체면, 지위, 이익만을 위해 말하고 행동한다.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일이라면 기꺼이 노력을 기울이고, 힘을 쏟는다.』(<말씀ㆍ3권 말세 그리스도의 좌담 기록ㆍ하나님께 마음을 바치면 진리를 얻을 수 있다> 중에서), 『사람이 하나님의 사역을 체험하고 진리를 깨닫기 전까지는 사탄의 본성이 사람의 내면에서 주도권을 잡고 사람을 지배한다. 그 본성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겠느냐? 예를 들어, 너는 왜 이기적으로 구는지, 왜 자신의 지위를 지키려 하는지, 왜 그렇게 정에 치우치는지, 왜 그 불의한 것과 악을 좋아하는지, 그러한 것들을 좋아하는 근거는 무엇인지, 그것들은 어디에서 왔는지, 너는 왜 그것들을 받아들이기 좋아하는지 등이 있다. 너희는 그것이 주로 사람의 내면에 사탄의 독소가 들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제 알았다. 사탄의 독소는 무엇이냐?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느냐? 예를 들어, 네가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합니까?”라고 물으면 사람들이 모두 “사람은 자기만을 위해 살아야 한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이 말은 문제의 근원을 보여 준다. 사탄의 철학이나 논리는 이미 사람의 생명이 되었다. 사람이 무엇을 추구하든 사실 모두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은 모두 자신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다. “사람은 자기만을 위해 살아야 한다.”라는 이 말은 사람의 생명 철학으로, 사람의 본성을 대변하기도 한다. 이 말은 이미 패괴된 인류의 본성이 되었다. 바로 패괴된 인류의 사탄 본성을 생생하게 묘사한 말인 것이다. 사탄의 본성은 이미 완전히 패괴된 인류의 생존의 토대가 되었다. 몇천 년간 패괴된 인류는 사탄의 이 독소에 의지해 오늘날까지 살아왔다.』(<말씀ㆍ3권 말세 그리스도의 좌담 기록ㆍ어떻게 베드로의 길을 갈 것인가> 중에서) 하나님께서 폭로하신 말씀을 보고 깨달았습니다. “사람은 자기만을 위해 살아야 한다.”, “명철보신이 살길이다.”, “상대는 내 직속 상사다.”, “남 밑에서는 눈치를 살펴라.” 등의 사탄 독소에 따라 사느라 저는 몹시 이기적이고 간사해졌습니다. 늘 제 이익만 생각해서 교회에서 거짓 리더가 악을 행하고 교회에 손해를 입혀도 말 한마디 하지 못했지요. 피조물이 마땅히 지녀야 할 양심과 이성을 잃어버리고 전혀 사람답게 살지 못했습니다. 리징이 창징을 출교시킬 때 저는 창징이 출교 조건에 못 미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정말 출교되면 창징이 심적으로 고통받는 건 물론이고, 생명 진입에도 막대한 피해를 입는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요. 하지만 제 이익을 위해 리징이 멋대로 창징을 출교하는 것을 보고도 막지 않았습니다. 너무 이기적이고 비인간적이었습니다! 리징이 제멋대로 친컨을 교체하려 할 때도 원칙을 고수해서 악행을 제지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행여나 미움을 받으면 본분을 잃을까 봐 걱정되었던 거죠. 물론 제 손으로 직접 그 일들을 저지른 것은 아니지만, 리징의 악행을 보고도 무심히 넘어간 것이죠. 그렇게 함으로써 리징이 교회 사역을 교란하고 파괴하고, 형제자매들을 억압하고 괴롭히는 것을 방치했습니다. 이는 사탄 편에 서서 사탄을 도와준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순간 저 자신이 밉더라고요. 하나님의 성품은 공의롭고 사람이 거스를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구차하게 목숨을 구걸하며 자기를 보전하고자 진리를 실행하지 않는 자들을 싫어하십니다. 끝까지 일어나 리징의 악행을 폭로하지 못하고 리징이 교회에서 교란과 악행을 일삼도록 내버려둔다면 그것은 그 악행을 감싸는 것입니다. 그럼 하나님은 저를 혐오하고 증오하실 수밖에요. 또 이런 하나님 말씀도 보게 됐습니다. 『교회에서 굳게 서서 나를 증거하고 진리를 견지하며, 옳은 것은 옳다고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해야지, 옳고 그름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사탄과는 싸워야 하고, 그것을 철저히 물리쳐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게 해야 한다. 나에 대한 증거는 모든 것을 내걸고 지켜라. 이것이 너희가 일을 하는 근본 취지이니 잊어서는 안 된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그리스도의 최초의 말씀ㆍ제41편> 중에서) 하나님 말씀으로 실행의 길이 생겼어요. 원칙에 어긋난 일을 보면 사적인 이익은 내려놓고, 진리 원칙을 고수하며 교회 사역을 지켜야 합니다. 이것은 피조물이 다해야 할 책임이자, 하나님 믿는 사람의 행동 원칙입니다. 자기 앞날과 운명을 생각해서 구차하게 살며 자신을 보전할 게 아니라 진리를 실행해 교회 사역을 지켜야 합니다. 그러려면 일어나 리징의 악행을 폭로하고 고발해야죠.
저는 왜 리징을 고발하면 앞날과 운명을 잃어버린다고 걱정했는지 스스로를 돌아봤습니다. 그러면서 제 내면에 그릇되고 터무니없는 관점이 있었음을 깨달았지요. 교체되어 반성하고 있는 입장이라 리더에게 의견을 내면 사람들이 교체된 주제에 얌전히 반성하지 않는다고 흉을 볼 것이라 생각했던 것입니다. 형제자매를 접대하는 사람이라 신분, 지위가 높지 않고, 그 때문에 제 의견도 가볍게 취급될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리징이 멋대로 사람을 출교시키고 교체하는 것을 뻔히 보고도 아무 말도 못 했어요. 저는 리더인 리징 눈 밖에 났다가 괴롭힘이라도 당하면 본분을 이행하지 못하게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다 출교되면 구원받을 기회를 완전히 잃어버린다고요. 하나님 집은 진리가 다스리고, 하나님이 다스리신다는 사실은 믿지 않고, 제 운명이 리징 손에 달렸고, 제가 본분을 이행할 수 있을지, 구원받을 수 있을지가 리징에 의해 결정된다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런 생각은 하나님에 대한 오해요, 모독입니다. 제 운명은 어떤 사람이 아닌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고, 리더가 결정하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과거 교회에서 출교된 적그리스도들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그들은 교회에서 멋대로 횡포를 부리며 악을 행하고 교란했습니다. 심지어 교회를 쥐고 흔들며 독립 왕국을 세운 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는 결국 출교되고 말았지요. 하나님 집은 진리가 다스리고, 성령이 다스리십니다. 그 어떤 적그리스도나 악인도 교회에서는 발붙일 수 없고, 마지막에는 하나님께 드러나 도태됩니다. 설령 제가 거짓 리더를 폭로하고 고발한 이유로 억압받고, 괴롭힘당하고 심지어 출교된다 하더라도 그건 일시적인 것이지, 제가 구원받지 못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교회 일원으로서, 이행하는 본분이 무엇인지, 또 과오가 있는지, 교체된 자인지와 상관없이, 교회에서 거짓 리더, 적그리스도가 악을 행하며 교회 사역을 교란하고, 하나님 선민들을 억압하는 것을 보면 일어나 폭로하고 고발하는 것이 제 책임이자 의무입니다.
투서를 어떻게 쓰면 좋을까 고민하고 있을 때 샤위와 마주쳤습니다. 샤위가 울면서 하는 말이, 리징이 정리 사역에서 원칙을 지키지 않는 것을 보고 본인에게 의견을 건넸더니 그걸 거부하고 자기를 교체했다는 것입니다. 샤위가 울면서 하소연하는 것을 들으면서 교회에서 거짓 리더나 적그리스도가 권세를 잡으면 형제자매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물론이고, 교회 사역이 더욱 방해받고 교란된다는 사실을 더욱 실감했습니다. 폭로와 고발을 늦추는 것은 교회 사역에 더 큰 손해를 줄 뿐입니다. 저는 그날 저녁 리징의 악행을 폭로하고 고발하는 투서를 써서 다른 형제자매를 통해 윗선 리더에게 전달했습니다. 그런데 집에 돌아오자마자 리더에게서 만나서 예배드리자는 편지를 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제게 길을 열어 주신 것입니다. 저는 리더를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리징의 악행을 낱낱이 보고했습니다. 그리고 안 그래도 최근 리징을 고발하는 투서를 몇 통 받았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조사하고 확인한 다음 원칙대로 처리하겠다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그러자 드디어 제가 조금이나마 진리를 실행했다는 사실에 너무 기뻤습니다. 억눌린 기분에서 드디어 벗어나기도 했고요.
며칠 후, 리더로부터 답장이 왔습니다. 조사 확인 결과, 리징은 적그리스도의 길을 가는 거짓 리더로 판명되었고, 그 성질이 심각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당분간 교체할 계획이며, 회개하지 않으면 적그리스도로 보고 처리하겠다고 했습니다. 그 소식을 듣고 하나님 집은 그리스도가 다스리시고, 진리가 다스린다는 사실, 어느 한 사람이 결정을 내리는 곳이 아니며, 악을 행하는 자는 그 누구도 이곳에 발붙일 수 없음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또한 진리를 실행하고, 교회 사역을 지키는 사람이 되는 것만이 하나님 뜻에 부합하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