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무골호인의 이면
2020년 10월 저는 영상 사역 담당자로 발탁되었습니다. 당시 저 말고도 왕리(王俐)가 담당자로 있었죠. 왕리와는 전에도 같이 협력한 적이 있었는데, 명예욕과 지위욕이 강해서 누군가 자기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면 마찰을 일으키기 일쑤였습니다. 하지만 저와는 그런대로 잘 지내는 편이라 크게 다투는 일은 없었죠. 그런데 나중에 왕리가 팀원 신청(辛诚) 자매를 안 좋게 생각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저에게 팀원 상황을 소개할 때 못마땅한 말투로 말했습니다. “신청은 인성이 별로예요. 사람이 아주 교만해서 건의를 해도 못 받아들이고, 오히려 제 문제점을 지적하더라고요. 팀 내에서 좋은 역할을 못 하는 것 같아서 리더에게 편지로 자매의 문제를 보고하고, 또 형제자매들 평가를 취합했어요. 교체하려고요.” 하지만 평가를 보니 신청은 본분 이행 면에서 특기도 있고 자질도 좋다는 평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성품이 다소 교만해서 사역에 관해 의논할 때 가끔 자기 생각을 고집하긴 하지만, 제대로 교제해 주면 받아들인다는 의견이 많았죠.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그 자매는 양성할 만한 사람이었습니다. ‘왕리의 평가는 객관적이지도, 공정하지도 않구나. 이런 경우는 함부로 교체하면 안 돼. 혹시 신청이 자기 생각을 반박하는 바람에 입장이 난처해져서 불만을 품고 교체시키려는 건 아닐까? 만약 그런 거라면 왕리는 반성해야 해.’라고 생각한 저는 자매에게 문제점을 지적해 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왕리는 체면을 중히 여기는 사람이야. 괜히 얘기했다가 나한테 반감을 품으면 어쩌지? 사이가 틀어지기라도 하면 앞으로 어떻게 같이 지내겠어?’ 결국 생각 끝에 에둘러 말했습니다. “신청은 하나님을 믿은 시간도 얼마 안 되고 좀 제멋대로인 구석이 있지만, 교체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러니 우리가 많이 교제해서 도와주죠.” 그러자 자매는 안색이 변하면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신청은 제멋대로 구는 것보다도 성품이 나쁜 게 문제예요. 저도 전에는 자매님처럼 생각했는데, 이제는 똑똑히 분별하게 됐죠. 도와주고 싶으면 도와주세요. 앞으로 그 자매는 자매님이 담당하시고요.” 저는 그 말에 적잖이 당황했습니다. ‘난 여기 온 지 얼마 안 돼서 상황을 잘 모르는데, 이렇게 신청을 맡으라고 떠넘기면 사역에 지장이 생길 거야. 너무 무책임하잖아.’ 처음에 저는 왕리에게 제 생각을 다시 잘 말해 볼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싸늘한 태도를 보니 한 번 더 언쟁을 벌였다가는 분위기가 험악해질 것 같아 그냥 입을 다물었습니다.
얼마 후, 저희는 사역상의 이유로 새로운 곳에 가서 본분을 이행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왕리가 또 갑자기 이러는 것입니다. “이번에 신청은 데려가지 말고 여기 남아서 반성하게 하죠.” 저는 무척 의아했습니다. 신청을 혼자 여기에 남겨 두는 것은 교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요. 이러면 사역에도 지장이 생길 테고 그 자매애 대해서도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왕리가 패괴 성품에 이끌려 행동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너무 속이 탔습니다. 그런 행동은 직권을 남용해서 자기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배척하고 억압하는 것이라고 폭로하고 싶었죠. 하지만 얼마 전 제가 신청 얘기를 꺼냈을 때 왕리는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고, 저를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습니다. 그러니 자매의 일 처리 성질을 직접 폭로하고 해부한다면 신청을 옹호했다고 저를 괴롭히지 않을지, 사이가 틀어져서 앙심을 품고 저를 멀리하기라도 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협력할 수 있을지도 걱정되었습니다. 주저하던 저는 결국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도로 삼켰습니다. ‘관두자. 대놓고 폭로하지 말고 살짝만 얘기하고 넘어가는 게 좋겠어.’ 그래서 저는 우물쭈물하며 말했습니다. “리더가 아직 신청의 본분을 조정하겠다고 결정한 것도 아닌데, 우리가 자매를 여기 남겨 두는 건 부적절한 처사 아닐까요? 리더가 동의하면 교체시키기로 하고, 이번에는 같이 가기로 해요. 그러면 사역을 체크하기도 편하잖아요.” 그러자 왕리는 더 이상 말이 없었습니다. 사실 저는 왕리의 문제점을 확실히 짚어 주지 않았으니 나중에 신청이 또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죄책감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어쨌든 우리 둘이 같이 협력하니까, 내가 계속 잘 지켜보면서 크게 문제만 일으키지 않게 하면 되겠지.’ 아니나 다를까, 그 후 왕리는 고의적으로 신청을 배척했습니다. 한번은 업무를 배울 기회가 있었는데, 학습력이 뛰어난 신청이 가서 배운 다음, 돌아와서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습니다. 그런데 왕리는 아직 업무에 미숙한 자매를 보냈습니다. 이 밖에도 다른 형제자매들을 통해 들은 얘기도 있었고요. 이를테면 신청이 왕리와 다른 의견을 몇 번 낸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형제자매들이 보기에는 신청의 의견이 합당했지만 왕리는 받아들이지 않을 뿐 아니라 신청한테 어떻게든 자기 말을 듣게 하려 했답니다. 또 예배 시간에 신청이 자기 문제를 지적하면 화를 내며 거들떠보지도 않았고요. 신청이 본분을 이행하다가 난관에 봉착한 것을 보고도 도와주거나 해결해 주지 않아서 실행 길을 찾지 못한 자매가 무척 힘들어한 적도 있었답니다. 이런 상황을 전해 들으면서 저는 마음이 괴로웠습니다. 왕리가 신청에게 편견을 갖고 배척하며 억압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그것이 교란과 방해가 되어 교회 사역에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었으니까요. 저는 돌아가면 무슨 일이 있어도 왕리와 잘 얘기해 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날, 저는 용기를 내 말했습니다. “신청에 대한 편견을 아직 못 내려놓았나요? 업무에 대해 배우는 건 신청이 잘하잖아요. 그런데 신청을 보내지 않은 건 편견을 가지고 사람을 대하는 거예요.” 왕리는 제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안색을 싹 바꾸고 짜증을 냈습니다. “편견은 진작에 내려놓았어요. 그런데 이제 자매님한테 편견이 생기네요. 신청이 담당하는 사역에서 성과가 나지 않는 건 그 자매한테 문제가 있기 때문이에요. 저는 그 자매를 교체해야 한다고 전부터 말했는데 자매님이 계속 동의를 안 했잖아요.” 왕리는 스스로에 대해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사역 성과가 나지 않는데도 책임자로서 반성은 하지 않고 책임을 미루는 모습을 보니 화가 치밀었죠. 왕리에게 자매의 일 처리 성질에 대해 있는 그대로 폭로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습니다. 하지만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을 보니 거기에 얽매이게 되었습니다. ‘있는 사실을 몇 마디 얘기한 거로도 이렇게 불만을 품는데, 자기 문제점을 폭로했다가는 폭발하겠지. 그러면 우리 사이는 틀어질 게 분명해. 역시 말을 안 하는 게 좋겠어. 어쨌든 난 지적해 줬으니까,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쩔 수 없지. 살짝 얘기만 한 것으로 만족하자.’ 그 후, 사역이 조정돼 다른 사역을 담당하면서 저는 왕리와 거의 마주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20여 일이 지난 후에도 왕리가 담당하는 사역은 줄곧 성과가 나지 않았고, 형제자매들도 의기소침하고 연약해졌습니다. 형제자매들 말에 의하면 왕리는 형제자매들이 본분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할 때마다 교제하거나 가르쳐 주지는 않고 야단치기만 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다들 왕리한테 속박받아 본분을 어떻게 이행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소극적이 되었다고 했죠. 또 몇 개월째 신청에게 사역 지도도 안 해 줬다고 하고요. 얘기를 하면서 눈물을 글썽이는 형제자매들을 보니 더 이상은 평정심을 유지하기 힘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왕리의 문제를 진작부터 알고 있으면서도 자매에게 그런 행동들이 어떤 성질에 해당하는지 지적해 주지 않았습니다. 그 자매는 자신의 패괴 성품을 잘 인식하지 못했고, 줄곧 편견을 품은 채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을 배척했으며, 남들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사역이 당장 마비될 지경에 이르렀다고 생각하니 몹시 자책감이 들었습니다. 저는 집으로 돌아와 적그리스도를 폭로한 하나님의 말씀을 읽었습니다. 『적그리스도는 겉으로 보면 하는 말이 매우 온화하고 우아하며 품위가 있다. 그는 누가 원칙을 어겨도, 누가 교회 사역을 방해하고 교란해도 폭로하거나 질책하는 법이 없다. 게다가 어떤 일이든 관대한 모습을 보인다고 생각하게끔 못 본 척한다. 사람이 어떤 패괴를 드러내고 어떤 악행을 저질러도 그는 관대하게 넘어가며 포용할 뿐, 성내거나 화내지도 않는다. 또 그는 사람이 잘못을 저질러 하나님 집의 이익에 해를 끼쳤다고 해서 성내고 화를 내거나 상대를 질책하지도 않는다. 누가 악행을 저질러 교회 사역을 교란하든 마치 그 일이 자신과는 무관한 양 거들떠보지 않고, 그 일로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법도 없다. 적그리스도가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은 무엇이겠느냐? 바로 얼마나 많은 이가 자신을 우러러보는지, 자신이 고난을 겪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것을 보고 마음속 깊이 찬사를 보내는지 하는 것이다. 적그리스도는 절대로 헛되이 고난을 겪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고난을 겪고 어떤 대가를 치르든, 어떤 좋은 일을 하든, 남들을 얼마나 관심 있게 보살피고 사랑으로 대하든 그는 남들 앞에서 행동해서 더 많은 사람이 보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행동하는 목적은 무엇이겠느냐? 사람의 마음을 사기 위함이다. 이렇게 해서 더 많은 사람이 그의 행동이나 사람됨, 인품에 찬사를 보내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게 하려는 것이다. 심지어 어떤 적그리스도는 이런 겉면의 좋은 행위로 ‘좋은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만듦으로써 더 많은 사람이 그에게 찾아와 도움을 구하게 하려고 한다.』(<말씀ㆍ4권 적그리스도를 폭로하다ㆍ제9조(10)> 중에서) 적그리스도는 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 주려는 목적 때문에 교회 사역을 교란하고 방해하는 사람을 봐도 제지하지 않습니다. 아주 이기적이고 비열하죠. 제 모습을 돌아보니 적그리스도와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교회에서 저와 왕리가 협력해서 본분을 이행하도록 안배한 이유는 서로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감독하고 제재하면서 함께 교회의 사역을 지키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왕리와의 ‘조화로운’ 관계를 위해, 또 그 자매 앞에서 ‘좋은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자매가 신청을 배척하고 억압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폭로하지 못했습니다. 자매가 패괴 성품으로 사람을 대하면서 사역에 지장을 주는 것을 보면서도 저는 진리 원칙을 지키며 제지하지 못했고, 윗선에 보고할 용기는 더더욱 내지 못했습니다. 그저 자매가 저에게 불만을 품을까 봐, 관계가 틀어질까 봐 두려워할 뿐이었죠. 용기를 내 교제할 때조차 말을 아끼면서 자매의 행동이 어떤 성질인지 직접 거론하기를 꺼리는 등 매번 여지를 남겼습니다. 또 저는 자매가 형제자매들을 배척하고 억압하면서 교회의 사역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고, 형제자매들의 생명 진입에 피해를 주는 것을 두 눈으로 뻔히 보면서도 수수방관했습니다. 저는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무골호인은 겉으로는 좋은 사람처럼 보이고 누구에게도 미움을 사지 않지만, 사실 아주 교활하고 간사한 사람입니다. 그가 하는 모든 일은 오로지 자신을 지키기 위한 것이고, 자신의 명예와 지위를 지키기 위한 것입니다. 그는 사근사근한 겉모습으로 남들의 환심을 사고 사람들을 농락하면서 적그리스도와 같은 사악한 성품을 드러냅니다. 제 행동들을 돌아보니 어쩌면 그토록 교활하고 간사할 수 있는지 자책감이 드는 한편, 스스로가 증오스러웠습니다. 제가 이런 중요한 본분을 이행하면서 책임감도 없이 문제를 보고도 원칙을 고수하지 않고, 교회의 사역에 피해를 주었으며, 형제자매의 생명에 지장을 초래했습니다. 이런 저는 정말 배은망덕한 사람 아닐까요? 저는 정말이지 양심이 없어도 너무 없었습니다! 저는 하나님 앞에서 회개하며 다시는 그분을 거역해서 마음 아프게 하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고, 진리를 실행하여 교회의 사역을 지키겠다고 기도드렸습니다.
다음 날, 저는 왕리에게 신청이 담당하는 사역 상황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러자 자매는 순식간에 안색이 달라지며, 신청이 형제자매들을 소극적으로 만들었다고 원망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에 대한 반성은 전혀 하지 않고 모든 책임을 신청에게 떠넘기는 모습을 보며 저는 생각했습니다. ‘겨우 서두만 꺼냈을 뿐인데 저렇게 화를 내다니. 본인의 사역에 존재하는 문제점들을 다 지적했다가는 나한테 반감을 품을 게 뻔해. 그래도 얘기를 해야 하나?’ 저는 자꾸 망설여지고 눈치가 보여서 조용히 하나님께 기도드렸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정직한 사람이 되어 일을 할 때도 하나님 집 이익을 지키라고 요구하셨습니다. 그것을 떠올리니 용기가 생겼고, 자매가 어떻게 생각하든 마음속 실제 생각을 이야기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신청을 억압하고 괴롭히던 자매의 모습을 신랄하게 폭로했습니다. 하지만 자매는 전혀 듣지 않고, 계속 시비만 따졌습니다. 진리를 일절 거부하고, 자신에 대해서도 인식하지 않았죠. 자매는 문제가 심각해서 본분을 계속 이행하는 데 무리가 있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매의 문제를 리더에게 보고했습니다. 그러자 리더는 예전에도 자매의 문제점에 관해 여러 차례 교제하고 도와주었는데 아직도 달라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또한 자매의 태도를 보면 인성도 좋지 않고, 진리를 받아들이지도 않는 걸 알 수 있으니 더 이상 사역을 할 수 없는 상태라며 당장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저한테 자매를 교체하라고 했죠. 저는 순간 마음이 심란해졌습니다. ‘그 자매한테 문제점을 지적한 다음부터 날 대하는 태도가 예전 같지 않아졌어. 이런 상황에서 자매를 교체한다면 완전히 눈 밖에 나겠지. 자매가 이 일로 나한테 앙심을 품진 않을까? 내가 일부러 자기를 겨냥했다고 말이야.’ 저는 그 자매를 어떻게 대면해야 할지 감이 안 와 전전긍긍했습니다. 이렇게 한참 고민하다가 하나님 말씀을 보았습니다. 『많은 사람이 진리를 추구하고 실행하기를 원하지만, 많은 경우 그런 의지와 소망만 있을 뿐, 내면에서 진리가 생명이 되지 못했다. 그래서 사악한 세력을 만나거나, 악인, 못된 자들이 악행을 저지르거나 거짓 리더, 적그리스도가 원칙에 어긋난 일을 해서 교회 사역을 교란함으로써 하나님의 선민이 해를 입는 일이 생겼을 때, 너는 용기 있게 나서서 말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왜 용기가 없겠느냐? 담이 작아서, 말주변이 없어서, 또는 일을 꿰뚫어 보지 못해서 말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이겠느냐? 다 아니다. 이는 주로 패괴 성품에 속박받아 초래된 것이다. 네가 드러내는 패괴 성품 중 하나는 간사한 성품이다. 일이 닥치면 먼저 자신의 이익을 생각하고, 먼저 그런 행동에 따른 결과가 자신에게 유리할지 고려한다. 이는 간사한 성품 아니겠느냐? 또 다른 하나는 이기적이고 비열한 성품이다. ‘저 사람이 하나님 집의 이익에 해를 입히든 말든 나랑 무슨 상관이야? 리더도 아닌 내가 왜 신경 써야 하지? 나랑 상관없는 일이고 내 책임도 아닌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생각, 이런 말은 네가 일부러 생각해 낸 게 아니라 무의식중에 생겨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일이 생겼을 때 사람이 드러내는 패괴 성품이다. … 너는 자신의 말과 행동을 제어할 수 없다. 진심이나 사실을 말하고 싶어도 말할 수 없고, 진리를 실행하고 싶어도 실행할 수 없고, 마땅히 다해야 할 책임을 다하고 싶어도 그렇게 할 수 없다. 네 말과 행동은 전부 기만이고, 무성의한 것이다. 사탄 성품에 이미 완전히 속박되고 통제되어 진리를 받아들이고 실행하고 싶지만 뜻대로 할 수 없다. 너는 사탄 성품에 통제되어 사탄 성품에 따라 제멋대로 말하고 행동하며, 완전히 패괴된 육의 꼭두각시, 사탄의 도구가 된다. 시간이 지난 후, 너는 또 패괴된 육을 따른 것에 대해 후회하고, 진리를 실행하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한다. 너는 마음속으로 ‘내 힘으로는 육을 이겨 낼 수 없어. 하나님께 기도해야 해. 나는 교회 사역을 교란하는 사람을 보고도 일어서서 제지하지 않은 것에 양심의 가책을 느껴. 그래, 결심했어. 또다시 이런 일이 닥치면 반드시 일어나서 제멋대로 본분을 이행해서 교회의 사역을 교란하는 사람들을 한번 책망해야겠어. 그렇게 해서 그가 좀 착실해지고 다시는 함부로 행동하지 못하도록 할 거야.’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힘겹게 용기를 내 말하지만, 상대가 화를 내고 탁자를 내리치자 깜짝 놀라 위축되고 만다. 너 자신이 주체가 될 수 있느냐? 네게 결심과 의지가 있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전부 소용없다. 너희는 이런 일들을 분명 적잖이 마주했을 것이다. 어려움을 만나면 자기는 아무것도 못 한다고 생각해 바로 자신과 타협해 버린다. 그리고 자신은 희망이 없다며 이번에 완전히 도태됐다고 여기며 자포자기해 버린다. 네가 진리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인정하면서 너는 왜 회개하지 않느냐? 진리를 실행했느냐? 너는 몇 년이나 설교를 들었으면서 설마 조금도 알아듣지 못한 것이냐? 어째서 진리를 조금도 실행하지 않느냐? 네가 전혀 진리를 구하지 않고 나아가 실행하지도 않으면서 속으로만 계속 기도하고 결심하고 다짐하고 맹세한다면, 어떤 결과가 생기겠느냐? 너는 여전히 무골호인이 된다. 문제를 보고도 말하지 않고, 악인을 보고도 신경 쓰지 않으며, 악을 행하고 교란하는 사람이 있어도 신경 쓰지 않는다. 또 너는 자신과 상관없는 일은 나 몰라라 하며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내 일과 관련되지 않을 때는 언제나 입을 닫을 거야. 내 이익과 허영심, 체면에 해가 되지 않으면 절대 끼어들지 않고,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태도로 대할 거야. 모난 돌이 정 맞는 법, 나는 그렇게 어리석은 일은 하지 않아!’ 너는 사악함과 간사함, 강퍅함, 진리를 싫어하는 등의 패괴 성품에 완전히 통제된다. 단단히 통제되어 삼장법사의 주문에 걸린 손오공보다 더 괴로워진다. 패괴 성품에 통제된 사람의 삶이 얼마나 피곤하고 고통스럽겠느냐!』(<말씀ㆍ3권 말세 그리스도의 좌담 기록ㆍ제3부> 중에서) 하나님 말씀은 예리한 칼날처럼 구구절절 제 마음을 찔렀습니다. 저는 왕리에게 미움받을까 봐 진리를 실행하지도, 사실을 폭로하지도 못한 스스로를 반성했습니다. 저는 사악하고 간사하며 진리를 싫어하는 사탄 성품에 통제되어 “화합은 귀하고, 인내는 고귀하다.”, “때려도 얼굴은 때리지 말고, 약점은 농담으로라도 들추지 말라.”, “옳지 않은 줄 뻔히 알아도 말을 적게 하는 것이 좋다.”, “올곧은 사람은 남들이 싫어한다.”와 같은 사탄 철학을 처세의 법칙으로 삼았습니다. 그래서 문제를 보고도 감히 말을 못하고, 원칙을 지켜 교회의 사역을 수호하지도 못했습니다. 정말 지지리도 못난 인간이었죠. 리더가 그 자매를 교체하라고 했을 때, 저는 자매를 제때 교체하지 않으면 교회 사역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미움받는 게 겁나서 끝내 입을 열지 못했습니다. 겉으로는 누구에게도 상처 주지 않는 선한 사람처럼 보였겠지만 사실상 저는 교회 이익을 대가로 남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기고자 했습니다. 저는 매번 자매를 감싸며 그녀가 교회 사역을 교란하도록 내버려두었습니다. 그렇게 사탄의 보호막 노릇을 함으로써 사탄이 하나님 집에서 횡포를 부리게 한 거죠. 저는 너무도 가식적이고 간사한 인간이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사탄의 철학은 사람을 미혹하고 망치는 궤변입니다! 지금 사회가 이렇게 어둡고 사악한 것은 모두들 사탄 철학을 따르며 사느라 나약하고 비열해져서 광명을 좋아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용감히 일어서서 정의를 펼치고 사실을 폭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대세를 따르고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으로 처세하는 자들은 잘나가고 권력을 손에 쥡니다. 공평과 공의는 찾아볼 수도 없고, 함께 어울려 사는 사람끼리도 서로 속이는데, 진정성도 진심도 없죠. 이것이 바로 사람이 사탄에게 패괴된 결과입니다. 저는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이런 사탄 철학은 얼핏 보기엔 사람의 관념에 부합하는 것 같지만, 그 본질은 사람을 미혹하고 패괴시키는 사탄의 헛소리에 불과합니다. 그에 따라 살면 갈수록 이기적으로 변하며 사악하고 간사해질 수밖에 없죠. 비열하고 구차하게, 또한 사람다운 모습이 전혀 없이 살게 되는 거죠.
그 후, 저는 하나님 말씀 한 단락을 보았습니다. 『매사에 마음을 열고 솔직히 털어놓아 감싸거나 꾸미거나 은폐하지 않고 숨김없이 형제자매들과 교제하여 그들에게 네가 속으로 생각하는 바를 보여 주고 네 정직한 태도를 보여 주면, 진리는 서서히 네 내면에서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되는데, 조금씩 성과가 드러날 것이다. 네 마음이 점점 정직해지고 하나님을 향하고, 본분을 이행하면서 하나님 집의 이익을 지킬 줄 알고, 하나님 집의 이익을 지키지 않았을 때 양심이 불편해진다면, 그것은 진리가 너에게 작용했고 이미 네 생명이 되었다는 증거이다. 진리가 네게서 생명이 되었을 때, 만약 누군가 하나님을 모독하고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는 모습, 누군가 건성으로 본분을 이행하는 모습, 누군가 교회 사역을 방해하고 교란하는 모습을 보았다면, 진리 원칙대로 대할 수 있다. 분별해야 할 것은 분별하고, 폭로해야 할 것은 폭로할 것이다. … 진심으로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라면 설령 진리 생명을 얻지 못했더라도, 최소한 말하거나 일할 때 하나님 편에 설 수 있고, 하나님 집의 이익이 손해 볼 때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다. 만일 내버려둔다면 양심의 가책을 받고, 마음이 편치 않아서 속으로 말할 것이다. ‘가만히 앉아 나 몰라라 할 수 없어. 일어나서 목소리를 내야 해. 책임을 다해야지. 나서서 이런 악행을 폭로하고 저지해 하나님 집의 이익이 손해 보지 않도록 수호하고, 교회 생활이 교란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해.’ 진리가 네 마음에서 생명이 된다면 너는 그러한 용기와 다짐을 갖는 걸로 끝이 아니라 그 일을 꿰뚫어 보고, 하나님의 사역과 하나님 집의 이익을 위해 네가 짊어져야 할 그 책임을 다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너는 네 본분을 이행한 것이다.』(<말씀ㆍ3권 말세 그리스도의 좌담 기록ㆍ제3부> 중에서) 하나님 말씀을 읽자 자책감이 들었고, 또 한편으로는 힘도 났습니다. 그렇게 오래 하나님을 믿으면서 하나님이 공급하신 진리를 누리고도 원칙을 지켜 교회의 사역을 지키지 못했다니, 저는 정말 너무도 비양심적이었습니다! 저는 무골호인의 거짓 가면을 찢어 버리고 다시는 사악하고 간사한 패괴 성품으로 살지 않겠다고, 일어나서 진리를 실행하고 교회의 사역을 지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 후 저는 왕리를 찾아가 자매를 교체했습니다. 또한 마음을 열고 교제도 했습니다. 진리를 거부하고 다른 사람을 억압해 사역에 교란과 방해를 초래한 자매의 면면을 일일이 폭로했죠. 더는 듣기 좋은 말, 기분 상하지 않는 말로 기만하는 게 아니라, 그녀가 자신의 패괴 성품을 인식하고 진실로 회개하도록 문제점을 지적해 주었습니다. 진심으로 자매를 도와주고자 말입니다. 제 이야기를 들은 자매는 울면서 괴로워했습니다. 자매는 교회의 안배를 받아들이고, 돌아가면 열심히 반성하며 공과를 배우겠다고 했습니다. 그 후 형제자매들의 내적 상태는 서서히 정상으로 회복됐고, 사역도 점차 성과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진리를 실행하는 데서 오는 평안과 편안함을 실감하고, 이렇게 해야 떳떳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얼마 후 저는 사역 조정으로 자매 몇 명과 함께 새 신자를 양육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천쓰(陈思) 자매가 본분에 부담을 갖지 않고 게으름을 피우는 등 무책임한 태도로 임해 양육 성과에 지장을 주었습니다. 마음이 조급해진 저는 천쓰 자매가 빨리 잘못을 뉘우칠 수 있게 문제점을 짚어 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제 겨우 서로 익숙해지고 잘 지내고 있는데 자매에게 대놓고 본분에 부담이 없다고 말하면 저에게 반감을 품지는 않을지 걱정이 됐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 저는 그것이 무골호인의 사고방식임을 인지하고, 서둘러 하나님께 기도드렸습니다. 그리고 하나님 말씀을 봤습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에게 명하여 가라사대 동산 각종 나무의 실과는 네가 임의로 먹되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의 실과는 먹지 말라 네가 먹는 날에는 정녕 죽으리라 하시니라”. … 하나님의 이 간단한 말씀 속에서 너는 하나님의 어떤 성품을 보았느냐? 하나님의 이 말씀은 진실하지 않더냐? 기만하는 것이냐? 거짓됨이 있느냐? 협박을 하는 것이냐? (아닙니다.) 하나님은 정직하고 진실하고 간절하게 사람에게 먹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아주 분명하게 알려 주었다. 이 말씀 안에 숨겨진 다른 뜻이 있느냐? 아주 직설적이지 않더냐? 추측할 필요가 있느냐? 추측할 필요가 없다. 뜻을 한 번에 바로 알 수 있으니, 아주 명확하게 느껴진다. 하나님이 하려는, 그리고 표현하려는 말씀은 바로 그의 마음에서 나온 것으로, 매우 깨끗하고 직접적이며 분명하다. 말씀 속에는 풍자나 숨겨진 다른 뜻이 있지 않다. 하나님은 직접적으로 말씀하였다.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어떤 것을 먹을 수 있고, 어떤 것을 먹을 수 없는지 알려 주었다. 다시 말해, 하나님의 이 말씀에서 조금의 거짓도 없는 하나님의 투명하고 진실한 마음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먹을 수 있는 것을 먹지 말라 하고, 먹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네가 알아서 하라”라는 뜻은 없다. 하나님은 마음속 생각을 그대로 말씀한다.』(<말씀ㆍ2권 하나님을 알아 가는 것에 관하여ㆍ유일무이한 하나님 자신 4> 중에서) 하나님이 아담과 하와에게 하시는 말씀은 매우 투명하고 솔직합니다. 간곡하고 거짓이나 숨김이 없죠. 하나님의 본질은 너무나 거룩합니다. 하나님은 말세에 진리를 선포하여 사람을 심판하고 형벌하고 계십니다. 인류의 본성 본질을 직접 폭로하고 해부하며 사람 내면의 추함과 불의를 드러내시는데, 그 말씀은 더없이 솔직하고 사실을 감추지 않습니다. 엄격하지만 우리를 구원하는 말씀이며, 또 우리를 정결케 하고 변화시키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가 스스로를 인식하는 한편, 사탄을 저버리고 진정한 사람의 모습으로 살아가게 합니다. 하지만 사탄은 이와 반대로 빙빙 돌려 말하기를 좋아하는데, 음험하고 사악합니다. 자신이 무얼 하겠다고 직접적으로 말하는 법이 없죠. 그 옛날 사탄은 듣기 좋은 말, 그럴듯한 말로 아담과 하와를 유혹하고 미혹해 그들이 죄를 짓고 하나님을 배반하게 했습니다. 제가 사탄 철학을 따르며 살면서 드러낸 성품은 사탄과 마찬가지로 사악하고 간사했습니다.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제 좋은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말을 했죠. 뱀처럼 간사하고 두루뭉술하며 애매모호해서 사람들이 제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저는 정말 교활하고 간사했습니다. 사탄의 형상을 살아 낸 저에게 사람다운 모습은 전혀 없었습니다. 여기까지 생각하자 스스로가 너무나 혐오스러웠습니다. 더 이상은 이렇게 무골호인, 간사한 사람으로 살 게 아니라, 진실을 말하고 교회 사역을 지키는 정직한 사람이 되어 진리를 실행해야겠다고 생각했죠. 다음 날 예배 시간에 저는 제가 발견한 문제들을 솔직하게 천쓰에게 말해 주고, 함께 교제했습니다. 그러자 자매도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 자매의 내적 상태가 점점 달라지는 것을 보면서 제 마음도 편안하고 홀가분해졌습니다.
저는 체험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남들과 지낼 때는 사탄의 철학을 따를 것이 아니라, 속이지 말고 솔직하게 마음을 터놓으며 진심으로 대해야 합니다. 이것이 진짜 사랑이고,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것입니다. 저는 또 하나님의 요구대로 정직한 사람이 되어야 인성을 갖춘 사람이라는 것을, 그래야 평안과 기쁨을 얻을 수 있으며 그렇게 살아야 사람다운 사람이라는 것을 진실로 느꼈습니다.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