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 위험한 일이 닥쳤을 때
2011년 12월, 교회 몇 곳의 형제자매들이 잇달아 붙잡혔습니다. 교회에서는 이 일의 뒷수습을 저와 천시(陳曦) 자매, 량신(梁心) 자매가 분담해서 처리하도록 안배했습니다. 25일, 저는 점심을 다 먹자마자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수화기 너머 목소리가 무척 다급했습니다. “리신(李欣), 큰일 났어요!” 천시의 목소리인 걸 금방 알겠더군요. 순간 심장이 쿵쿵 뛰었습니다. 천시는 용건을 암호로 말해 주었습니다. 오전에 량신이 경찰에 잡혀갔고, 교회 돈도 경찰이 몰수해 갔으며, 자신도 미행당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며, 저더러 무슨 수를 쓰든 뒷수습을 잘한 뒤 곧바로 떠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순간 힘이 탁 풀리며 소파에 주저앉았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지요. ‘경찰이 우리를 오랫동안 추적하고 감시해 왔던 게 틀림없어. 목적 있게 온 거 같아. 교회 서적과 재물을 보관하는 장소를 내가 한 군데 아는데, 여기는 천시와 량신도 가 본 곳이야. 내가 빨리 이 재물과 서적들을 안전한 곳으로 옮겨야겠다. 안 그러면 언제든 경찰에 발각돼 몰수당하고 말 거야.’ 하지만 금세 생각을 바꿨습니다. ‘그곳은 이미 경찰에게 발각되었을 가능성이 커. 이 시점에 내가 간다는 건 총구로 달려드는 것과 마찬가지 아닐까? 만에 하나 잡히기라도 한다면, 경찰은 분명 혹독한 고문으로 나를 괴롭힐 거야. 고문에 못 이겨 내가 하나님을 배신한다면, 결국 나한테 좋은 결말과 종착지는 없어지는 게 아닐까?’ 생각할수록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우선은 잠시 숨죽이고 있다가 조용해지거든 그때 생각하자 싶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은 너무 불안했습니다. ‘지금 교회의 이익이 커다란 손해를 입고 있는데, 나서서 지켜야 할 책임이 있는 내가 지금 이렇게 비겁하게 웅크리고만 있어도 되나?’ 제 마음은 저의 안위와 교회의 이익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렸습니다. 도무지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더군요. 바로 이때 하나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본분을 이행할 때도 네가 생각하는 것은 자신의 이익과 신변 안전, 그리고 너의 가족이다. 네가 행한 일 중에 나를 위한 것이 있었느냐? 언제 나를 생각한 적이 있었느냐? 나와 내 사역을 위해 모든 것을 불사한 적이 있었느냐? 내 마음에 합하는 증거는 어디에 있느냐? 나에 대한 충성의 실제가 어디 있느냐?』(<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너는 마땅히 그리스도와 합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중에서) 하나님 말씀에서 폭로한 것은 바로 제 내적 상태였습니다. 큰 붉은 용에 붙잡혀 박해당할 위험에 맞닥뜨렸을 때, 제 머리에 떠오른 것은 하나님 마음을 헤아려서 서둘러 교회의 사역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아니었습니다. 반면 다방면의 제 이익에 대한 고려와 제가 잡혀가서 혹독하게 고문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었고, 나아가 고문에 못 이겨 유다가 됨으로써 결국 좋은 결말과 종착지를 맞지 못하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었습니다. 저의 이 모든 ‘두려움’은 제 이익을 지키는 데 있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나는 나 하나 지키자고 교회 이익은 고려하지 않고 본분을 떠넘길 생각까지 했어. 정말이지 이기적이고 비열해! 경찰이 아무리 미쳐 날뛰어도 결국은 하나님 손바닥 안이고, 하나님 허락 없이는 내 머리카락 한 올도 건드리지 못할 텐데 말이야.’ 이렇게 생각하니 그다지 두렵지 않았고,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습니다. 저는 또 예수님께서 전 인류를 구속하는 사역을 완성하기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신 일을 떠올리며 생각했습니다. ‘예수님은 어떻게 생명까지 버리시며 하나님의 부탁을 완수할 수 있으셨을까?’ 그래서 그와 관련된 하나님 말씀을 찾아 읽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예수가 하나님의 부탁을 완수하고 전 인류를 구속하는 사역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자신을 위해 계산하거나 계획하지 않고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렸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너희가 가장 잘 알고 있듯이 하나님의 지기이자 하나님 자신이다(사실, 그는 하나님이 증거한 하나님 자신이다. 여기에서 언급하는 이유는 이 사실을 통해 한 가지 일을 설명하기 위함이다.). 그는 하나님의 경륜을 중심으로 늘 하나님 아버지께 기도하고 하나님 아버지의 뜻을 구하였다. 그는 이렇게 기도했다. “하나님 아버지! 만일 당신의 뜻이라면 이루소서. 제 뜻대로 마옵시고 당신의 계획대로 하소서. 사람이 연약하긴 하나 당신께서 어찌 그것까지 헤아리시나이까? 당신 손안의 개미와도 같은 사람이 어찌 당신의 보살핌을 받을 자격이 있겠나이까? 저의 마음은 오직 당신의 뜻을 이루기 원하오니, 원컨대 당신의 뜻에 따라 제게서 당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소서.” 예수는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에 가슴이 칼로 에는 듯 아프고 괴로웠으나 마음속에는 일말의 후회도 없었다. 그는 계속 어떤 큰 힘에 이끌려 십자가에 못 박히게 될 곳으로 나아갔다. 마침내 그는 십자가에 못 박혀 죄인의 형상으로 전 인류를 구속하는 사역을 완수하고, 모든 사망의 그늘에서 벗어났다. 사망, 지옥과 음부는 그의 앞에서 위력을 잃고 그에게 패하였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어떻게 섬겨야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가> 중에서) 읽고 나니 이 말씀이 참으로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탄의 권력 아래 살고 있는 인류를 구속하시기 위해 기꺼이 십자가에 못 박히심으로써 인류의 속죄 제물이 되셨습니다. 온갖 고통과 굴욕을 다 당하시면서 하나님의 부탁을 완수하는 것을 가장 중하게 여기셨습니다. 조건도 이유도 따지지 않고 이해득실도 고려하지 않으셨던 겁니다. 하지만 저는 어땠습니까? 본분을 맞닥뜨렸을 때 제가 생각한 것은, 하나님 마음을 헤아려서 제 책임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저 자신의 안위와 결말과 종착지에 대한 걱정이었습니다. 그 순간, 저 자신이 정말 부끄럽고, 또 너무도 후회되고 죄스러웠습니다. 저는 얼른 바닥에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회개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때, 자주 부르던 하나님 말씀 찬양이 떠올랐습니다. 이 찬양은 베드로가 시련을 받아 극심한 고통에 시달릴 때 하던 기도였습니다.
평생을 하나님께 바치길 원하나이다
1. 제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당신께서 아시나이다. 제가 무슨 기능을 할 수 있는지는 당신께서 더 잘 아실 것이옵니다. 저를 당신의 지배에 맡기길 원하옵고 제 모든 것을 당신께 바치길 원하옵나이다.
2. 제가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당신만이 아시나이다. 사탄이 이렇게 저를 우롱하고, 저 역시 당신을 거역한 적이 있으나 당신께서는 그런 이유로 저의 과오를 기억하지 않으실 것이며, 그런 것들로 저를 대하지 않으실 것이라 믿사옵니다. 저는 제 일생을 당신께 바치길 원하옵니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다른 바람이나 계획도 없사옵니다. 오직 당신의 생각과 뜻에 따라 행하길 원할 뿐이옵니다. 저는 당신의 쓴잔을 마시고, 저 자신을 당신의 지배에 맡기길 원하나이다.
―<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베드로가 ‘예수’를 알아 간 과정> 중에서
베드로의 기도에 많이 감동받았고, 격려도 받았습니다. 제 분량이 얼마나 되는지, 어떤 본분을 이행할 수 있는지, 하나님은 다 알고 계십니다. 오늘 제게 이 본분이 주어졌다면, 저는 마땅히 주저하지 말고 용감하게 완수해야 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의지가 생겼습니다. 개인의 이익을 내려놓고 하나님 마음을 헤아려야겠다는 마음이 생겼지요. 이튿날 저는 서둘러 서적과 재물을 옮기러 갔습니다. 가는 동안 저는 길에서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하지나 않을까 몹시 걱정되어 계속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아무것도 두려워할 것 없다. 만군의 전능하신 하나님이 반드시 너와 함께하며, 너희 뒤에서 호위하고 너희의 방패가 될 것이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그리스도의 최초의 말씀ㆍ제26편> 중에서) 하나님의 이 말씀이 단번에 제게 믿음을 주었습니다. ‘내 모든 것은 하나님께 달렸어. 도중에 위험을 만나느냐의 여부는 모두 하나님이 정하시는 일이야. 나는 오로지 내가 해야 할 일을 마치기만 하면 돼.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낸다면, 하나님이 내 방패가 되어 주실 텐데, 뭐가 두렵겠어?’ 그 후 서적과 재물은 각각 안전한 곳으로 보냈고, 내내 마음 졸이던 저도 한시름 놓았습니다.
일 년 후, 그러니까 2012년 12월이었습니다. 당시는 마침 복음이 크게 확장되는 시기여서 전국 각지의 많은 사람이 전능하신 하나님의 사역을 받아들였습니다. 눈이 벌게진 공산당은 대변 언론을 이용해 전능하신 하나님 교회에 대한 공격과 모함을 퍼부어대며 미친 듯이 형제자매를 탄압하고 체포해 갔습니다. 제가 있던 지역에서 십여 명의 형제자매가 줄줄이 체포되었지요. 어느 날, 외지 교회에서 예배 중이던 저는 갑자기 걸려 온 톈후이(田慧) 자매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자매는 잔뜩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큰일 났어요. 일이 터졌어요.” 전화로 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니라는 것을 직감한 저는 얼른 전화를 끊고 서둘러 돌아왔습니다. 톈후이 자매를 만나고 나서야 복음을 전하던 자매가 지명 수배되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경찰이 자매들의 수배 전단지를 게시판과 전신주, 공장 입구, 대로와 골목길 도처에 빈틈없이 붙여 놓았고, 자매들의 사진까지 들고 현청 길목을 지키고 서서 드나드는 차량과 행인을 하나하나 꼼꼼히 검문했습니다. 형제자매들이 안전한 곳을 찾아 두 자매를 잠시 피신시켰다고 톈후이 자매가 말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정부에서 이토록 대대적인 공권력을 동원해 하나님 믿는 사람들을 잡아가는 것을 본 많은 형제자매 가족들은 자기 가족도 잡혀가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에 가족들을 집 안에 붙잡아 두고 예배에 못 나가게 하고 있다고도 하더군요. 저와 톈후이 자매는 형제자매들이 모두 진리를 깨달아서 큰 붉은 용의 흑암 권세에 지배받지 않고 이러한 환경에서도 굳건히 설 수 있도록 양육하고 붙잡아 주는 일을 분담하자고 논의했습니다.
어느 날, 저는 한 자매를 붙잡아 주기 위해 찾아갔습니다. 교제를 마쳤을 때는 이미 밤 열두 시가 다 되었더군요. 저 혼자서 스산한 거리를 걸으며 생각했습니다. ‘이 자매를 붙잡아 주는 일만으로도 벌써 한밤중이 되었어. 양육하고 붙잡아 줘야 하는 형제자매는 아직도 많고. 지금은 형세가 가장 긴장할 때야. 이렇게 바깥을 돌아다니다가 만에 하나 잡히기라도 하면 어쩌지? 경찰이 나를 어떤 고문으로 괴롭힐지 몰라. 하나님 믿는 사람을 이렇게나 증오하는 공산당이니, 날 때려죽일 수도 있지 않을까? 혹여 맞아 죽기라도 해서 하나님나라의 아름다운 광경이 실현되는 것도 못 보는 것 아닐까? 이런 본분을 이행하기란 정말 너무 위험해! 아무도 나한테 이런 시기에 형제자매들을 붙잡아 주라고 시키지 않았는데, 난 뭐 하러 이런 위험을 감수하는 거지?’ 생각할수록 겁이 났습니다. 집에 돌아와 보니 자매로부터 편지가 한 통 와 있었습니다. 그녀는 얼마 전에 십여 명의 형제자매들과 함께 복음을 전했다는 이유로 잡혀갔다가 겨우 풀려났습니다. 그녀는 편지에, 감옥에 있는 형제자매들이 우리에게 자기들 걱정은 말라고 했다고 썼더군요. 비록 붙잡혀서 감옥에 갇혀 있고 고통당했지만, 복음을 전했다는 이유로 핍박받는 것을 영광스러운 일로 생각한다고 하더군요. 그녀는 또, 시간이 좀 지나면 경찰이 자신을 더 이상 미행도, 감시도 하지 않은 것이 확실해지면 그때 다시 복음을 전하겠다고도 했습니다. 자매의 편지를 보고 저는 속으로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옥에 갇혀 그토록 고통받으면서도 전혀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복음을 전파했다는 이유로 핍박받는 것을 영광으로 여긴다고 한 형제자매들을 생각해 봤습니다. 그에 반해 저는 단지 형제자매를 붙잡아 주고 뒷수습하는 일만으로도 줄곧 체포되지 않을까, 맞아 죽지 않을까 걱정하며 온통 저 자신의 이익과 결말과 종착지만을 생각했지요. 생각하면 할수록 후회되고, 자책이 밀려왔습니다. 저 자신이 너무 이기적이고 비열하게 느껴졌고, 정말이지 하나님의 양육과 공급을 누릴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하나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나는 산간에 핀 백합을 보며 즐긴다. 온 산과 들에 꽃과 풀이 가득하지만, 백합은 봄이 오기 전부터 땅에서의 나의 영광에 빛을 더해 준다. 사람은 그런 것을 할 수 있느냐? 내가 돌아가기 전에 땅에서 나를 위해 증거할 수 있느냐? 큰 붉은 용의 나라에서 나의 이름을 위해 자신을 바칠 수 있느냐?』(<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하나님이 전 우주를 향해 한 말씀ㆍ제34편> 중에서) 또 하나님의 이런 말씀을 보았습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을 대적하는 곳에서 사역을 펼치므로 그의 모든 사역이 강력한 저지를 당하게 되며, 그의 말씀 중 많은 부분이 제때 이루어지지 못한다. 그리하여 사람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말미암아 연단을 받는데, 이 역시 ‘고난’의 한 요소이다. 하나님이 큰 붉은 용의 땅에서 사역을 펼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오히려 이 ‘어려움’을 통해 한 단계의 사역을 행함으로써 그의 지혜와 기묘한 행사를 나타낸다. 또한, 그것을 기회로 이 사람들을 온전케 한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하나님의 사역이 사람의 상상처럼 그렇게 간단한가?> 중에서) 하나님 말씀을 묵상하며 저는 하나님 뜻을 조금이나마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큰 붉은 용의 박해가 닥치도록 허락하신 것은, 우리의 믿음과 순종을 온전케 하기 위해서입니다. 하나님은 말세에 이긴 자들을 온전케 하시지요. 그들은 환경이 아무리 열악하고 아무리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도 자신의 본분을 지켜낼 수 있고 진리를 실행하여 굳건히 서서 하나님을 증거할 수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제가 굳건히 서서 하나님을 증거해야 할 때입니다. 그런데 저는 제 안위만 생각하며 본분을 팽개치고 이런 환경으로부터 도망칠 생각만 했으니, 정말 이기적이고 비열합니다! 길가에 핀 들꽃도 혹한과 혹서가 닥치고 아무리 열악한 환경이라도 하나님이 생장하라고 정해 주신 계절이 오면, 어김없이 자라고 꽃을 피워 조물주의 행사를 증거하는데, 왜 저는 고작 이 정도의 환경을 마주하고도 이토록 괴로워하고 나약해져서 피조물의 본분을 다하지 못하는 걸까요? 전 정말 길가에 핀 들꽃만도 못한 것 같았습니다. 그러니 하나님 앞에서 살 자격이 어디 있겠습니까! 자책감이 밀려와 스스로 반성했습니다. ‘큰 붉은 용의 체포 위험을 마주하고, 내 본분을 이행해야 할 때마다 왜 나는 번번이 내 이익을 따지느라 굳건히 일어서서 교회의 사역을 지키지 못하는 걸까?’
그 후 저는 하나님 말씀을 한 대목 보았습니다. 『하나님은 영원히 지고지상하고 존귀하며, 사람은 영원히 미천하고 한 푼의 가치도 없다. 하나님은 언제나 인류를 위해 대가를 치르고 헌신하지만, 사람은 모두 오로지 자기 자신을 위해서만 요구하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언제나 인류의 생존을 위해 힘써 일하지만, 사람은 결코 정의와 광명을 위해 무언가를 바치지 않는다. 설령 사람이 잠시 노력한다 해도 작은 일에도 견디지 못한다. 사람의 노력은 어디까지나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지 다른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은 영원히 이기적이고, 하나님은 영원히 사심이 없다. 하나님은 모든 정의와 아름다움, 선함의 시작이고, 사람은 모든 추함과 사악함의 계승자요, 발현자이다. 하나님은 자신의 정의롭고 아름다운 본질을 영원히 바꿀 리 없지만, 사람은 언제 어디서든 정의를 배반하고 하나님을 떠날 수 있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하나님의 성품을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중에서) 이 말씀을 본 저는 마음속 깊이 감동받았습니다. ‘하나님은 인류를 사탄의 권력으로부터 구원하시기 위해 두 번 육신을 입고 오셨어. 아무리 커다란 굴욕을 당하고 큰 고통을 받으시더라도, 하나님은 계속 진리를 선포하고 역사하셔서 사람을 구원하고 계셔. 사람에 대한 구원을 한 번도 포기하지 않으셨지. 하나님의 본질이 바로 사심 없으심과 선하심이야. 그런데 나는 ‘사람은 자기만을 위해 살아야 한다.’, ‘이익이 없이 움직이지 않는다.’ 등과 같은 사탄의 철학에 기대어 살아가며, 무슨 일을 하든 먼저 내 이익부터 따졌어. 교회 사역은 아예 고려하지도 않고 말이야. 큰 고통을 받지 않거나 앞날과 종착지에 관련되지 않을 때만 난 약간 버리고 헌신할 수 있었지. 체포나 핍박에 맞닥뜨렸을 땐 계속 잡혀가지 않을까 걱정하고, 맞아 죽으면 좋은 결말이나 종착지가 없을까 봐 걱정하면서 매번 내 본분을 포기할 생각만 했어. 나는 형제자매들이 소극적이고 나약해지면 하나님이 얼마나 안타까워하실까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내 이익만 따졌던 거야. 이런 내게 무슨 양심이 있겠어?’ 이런 생각을 하자 너무도 부끄러웠습니다. 저는 얼른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저는 이기적이고 비열하고, 인성도 없습니다. 하나님 앞에 회개하고, 형제자매들을 잘 양육하고 붙잡아 줄 수 있길 원합니다.’ 기도를 마친 저는 또 하나님 말씀의 찬양이 떠올랐습니다.
진리 위해 전부를 버려라
1. 너는 진리를 위해 고통받아야 하고, 진리를 위해 헌신해야 하며, 진리를 위해 굴욕을 참아야 하고, 더 많고 많은 진리를 얻기 위해 더 많고 많은 고난을 참아야 한다. 이것이 네가 해야 할 일이다. 너는 가정의 화목을 누리기 위해 진리를 버리지 말고, 일시적인 향락을 위해 일생의 존엄과 인격을 잃지 마라.
2. 마땅히 아름답고 선한 모든 것을 추구하고 더 의미 있는 인생길을 추구해야 한다. 그렇게 속되게 살며 추구하는 목표가 하나도 없다면 인생을 헛되게 보내는 것이 아니냐? 네가 무엇을 얻을 수 있겠느냐? 진리 하나를 위해 너는 모든 육적 향락을 포기해야 하며, 약간의 향락을 위해 모든 진리를 버려서는 안 된다. 이런 사람은 인격도 없고 존엄성도 없고 살아갈 의의도 없다!
―<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베드로의 체험 ― 형벌과 심판에 대한 인식> 중에서
하나님 말씀을 묵상하며 큰 격려를 받았습니다. ‘언젠가 정말 붙잡혀서 감옥에 가게 되더라도, 심지어 혹독한 고문으로 죽는다고 해도 그것 또한 피조물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순교하는 것이니 영광스러운 일인 거야. 죽음의 지배로부터 초탈해서 피조물의 본분을 다할 수 있다면, 그것은 굳세고 힘 있게 하나님을 증거하는 일이야. 더구나 패괴된 성품으로 구차하게 연명하는 것보다 백 배는 더 나은 거지.’ 이런 깨달음을 얻은 후 제 마음은 더없이 편해졌습니다.
이튿날 우리는 형제자매들 여러 명을 함께 만났습니다. 하나님 말씀을 교제하면서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지혜가 사탄의 간계 위에 세워졌음을 깨달았습니다. 우리에게 환난이 닥치도록 하나님이 허락하신 것은, 우리의 믿음을 온전케 하시려는 것이죠. 큰 붉은 용은 그저 하나님 사역에서 힘쓰는 존재일 뿐이고요. 교제를 마치고 다들 자신의 본분을 이행하여 다른 형제자매를 붙잡아 주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형제자매들 한 명 한 명이 소극적이고 나약한 상태에서 다시 일어나 굳건해졌지요. 이런 모습을 보면서 저는 깊이 감동받았고, 하나님 말씀의 권병과 힘은 그 어떤 적 세력도 압도할 수 없는 강력한 것임을 알았습니다. 이번 체포 위기를 겪고 나서 형제자매들 모두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더욱 굳건해졌습니다. 이 모두가 하나님의 은혜임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하나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성숙해질수록 큰 붉은 용이 더 빨리 무너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사람이 확연하게 알 수 있는 것이다. 백성이 성숙해지는 것은 원수가 멸망할 징조이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하나님이 전 우주를 향해 한 말씀’의 비밀 해석ㆍ제10편> 중에서) 큰 붉은 용이 체포 광풍을 일으킨 것은 하나님 선민을 온전케 하기 위해 잠깐 힘쓴 것에 불과합니다. 그 박해로 인해 형제자매들의 믿음과 순종이 온전케 되었고, 모두의 생명도 자랐습니다. 이것이야말로 하나님이 사역하여 이루시고자 한 성과이지요. 하나님의 말씀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서 저의 믿음도 더욱 커졌고, 본분 이행의 힘도 예전보다 훨씬 강해졌습니다.
이 일이 있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또 다른 소식이 들렸습니다. 경찰이 전화 위치 추적과 감시를 통해 수배를 받고 있던 자매 두 명의 소재지를 알아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지역에서는 집집마다 다니며 그녀들을 찾는 수색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고, 경찰이 길에 검문소까지 설치해 꼼꼼히 검문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형제자매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두 자매를 마을 밖으로 빼내 동굴에 피신시켰다고 합니다. 당시 며칠 동안 추운 날씨가 계속된 데다 여기저기 피신을 다니느라 두 자매는 이미 녹초가 된 상태였습니다. 더구나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있어서 동굴에서는 오래 버틸 수가 없었지요. 우리가 무슨 대책을 세워 도와야 했습니다. 저는 생각했습니다. ‘지금 거리에 온통 자매들의 수배 전단지가 붙어 있어. 경찰은 통행하는 차량까지 하나하나 검문하고 있고. 차로 자매들을 데리고 도망가다가 경찰에 발각되면, 우리는 수배자 은닉죄까지 뒤집어쓰게 될 거야. 경찰이 우리를 붙잡으면 아마 죽도록 때리겠지. 맞아 죽어 버리면, 어떻게 진리를 추구하고 구원을 받지?’ 이런 생각이 들었던 저는 제가 또 이기적이고 비열하게 저만 생각했다는 것을 깨닫고는 얼른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제가 개인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하나님 편에 굳건히 설 수 있도록 제 마음을 지켜 달라고 말입니다. 이때 하나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사람의 본분은 사람이 복을 받거나 화를 입는 것과 무관하다. 본분은 사람이 마땅히 이행해야 하는 천직이므로 보수나 조건을 따지지 말아야 하고 이유도 없어야 한다. 그래야만 본분 이행이라 할 수 있다. 복을 받는다는 것은 사람이 심판받은 후 온전케 되어 누리는 복을 말하고, 화를 입는다는 것은 사람이 형벌과 심판을 거친 후에도 성품 변화를 이루지 못해, 즉 온전케 되지 못해 받는 징벌을 말한다. 그러나 복을 받든 화를 입든 사람은 피조물로서 자신의 본분을 이행하는 동시에 자신이 해야 할 것과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 이것은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하나님을 추구하는 사람으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것이다. 너는 복을 받기 위해 본분을 이행해서도 안 되고, 화를 입을 것이 두려워 본분 이행을 거부해서도 안 된다. 내가 한마디 하겠다. 사람이 자신의 본분을 이행하는 것은 마땅히 해야 할 바이고, 사람이 자신의 본분을 이행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사람의 패역이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성육신 하나님의 직분과 사람의 본분의 구별> 중에서) 본분을 이행하는 것은 피조물의 천직입니다. 조건을 따져서는 안 되지요. 얼마나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좋은 결말과 종착지가 있을지 따지지 말고, 마땅히 자신의 본분을 이행해야 합니다. 이것이 피조물이 마땅히 가져야 할 이성입니다. 형제자매를 보호하는 것은 저의 본분입니다. 설사 제가 자매들을 호송하는 도중에 정말로 붙잡히고 심지어 맞아 죽더라도, 그것 역시 피조물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죽는 것으로,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깨달은 후, 우리는 위험을 무릅쓰고 두 자매를 구출하러 갔습니다. 우리는 자매들을 차의 뒤 트렁크에 숨기고는 경찰에 발각될까 봐 큰길을 피해 숲으로 난 좁은 길로 갔습니다. 가는 길 내내 저는 쉬지 않고 하나님께 우리를 지켜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대략 한 시간쯤 지나 우리는 별 탈 없이 자매들을 목적지에 데려다주었습니다. 마음속 돌덩이가 사라진 것 같았지요. 현성으로 돌아올 때 우리 차가 경찰의 검문에 걸렸습니다. 차에 자기들이 잡으려던 사람이 없는 것을 보고서야 그들은 우리를 보내 주었습니다. 정말 가슴이 철렁했지만, 위험한 일은 없었습니다!
이 일을 겪으면서 알았습니다. 하나님의 사역을 없애고자 공산당이 하나님 믿는 사람들을 탄압하고 체포하는 것이 거의 광적인 지경에 이르렀지만, 그들이 아무리 미쳐 날뛰어도 하나님의 주재와 안배를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그들은 단지 하나님 손안의 힘쓰는 존재일 뿐이죠. 저도 드디어 하나님 말씀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내 모든 계획 속에서 큰 붉은 용은 나의 부각물이 되었고, 나의 ‘원수’가 되었지만, 또 나의 ‘일꾼’이기도 하다. 이에 나는 늘 큰 붉은 용에 대한 ‘요구’를 늦추지 않는다. 그래서 마지막 단계 성육신의 사역은 ‘그것의 집’에서 완성한다. 이렇게 하면 큰 붉은 용이 나를 위해 잘 봉사하게 하는 데 더 유리하며, 이로써 그것을 정복하여 나의 계획을 완성하는 것이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하나님이 전 우주를 향해 한 말씀ㆍ제29편> 중에서) 하나님이 말세에 중국에서, 또 큰 붉은 용의 소굴에서 사역을 펼치신 것은 그 의미가 정말 깊습니다! 하나님은 큰 붉은 용을 힘쓰게 함으로써 우리의 믿음을 온전케 하시고 이긴 자들을 만드시니, 정말 너무도 지혜로우십니다! 전능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