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하나님을 믿으면서 사람을 따른 것을 반성하다
제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경험이 하나 있습니다. 그해에는 윗선 리더 리쥐안(李娟)이 우리 교회에 와서 사역을 지도했어요. 당시 교회에 리더 일꾼에 대한 편견을 퍼뜨리고 패거리를 만들어서 교회를 교란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여러 번 교제해 줘도 회개하지 않았어요. 그를 적그리스도로 규정해도 될지 고민하던 저희는 리쥐안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 리쥐안은 적그리스도 분별에 관한 진리에 결부하여 적그리스도를 어떻게 분별하고 규정해야 하는지 교제했고, 저희는 리쥐안의 교제에 실행 길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리쥐안이 막 리더가 됐을 때 다른 사람은 두 달이 넘도록 해결하지 못한 교회의 혼란을 보름 만에 수습한 적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윗선 리더가 된 이후로도 여러 곳에서 사역을 지도하며 교회 내의 많은 문제를 해결했다고 하더군요. 저는 부지불식간에 내심 리쥐안을 과대평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동역자 자매와 함께 사역하다가 명확하게 알지 못하는 문제를 맞닥뜨리면 리쥐안이 와서 지도해 주기를 기대하게 됐어요. 그렇게 한 달이 지나 마침내 리쥐안이 사역을 지도하러 우리 교회에 다시 왔습니다. 저는 사역 중에 맞닥뜨린 문제와 어려움을 잽싸게 리쥐안에게 이야기했고, 금방 해결책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몇 차례 만나면서 리쥐안을 우러러보게 됐어요. 역시 윗선 리더답게 진리를 깨달아 분별력이 있다고 생각했죠. 제가 아무리 고민해도 해결책을 찾을 수 없었던 문제를 리쥐안은 아주 쉽게 해결했거든요. 저는 리쥐안이 자주 와서 저희 사역을 지도해 주기를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두 달 뒤에 생각지도 못한 일이 생겼어요. 리쥐안이 교만하고 독선적이며, 본분을 독단적으로 이행하고, 사역을 방해하고 교란하고, 책망과 훈계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교체된 거예요. 잘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한편으로는 교체된 게 리쥐안에게는 잘된 일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자신을 인식하고 변화한다면 다시 중요한 사역을 맡을 수 있으리라 여겼어요. 그렇게 리쥐안은 교체됐지만, 제 마음속에서 그녀의 지위는 그대로였습니다.
몇 달 뒤에 저는 리쥐안과 동역자가 되어 인원 정리 일을 맡았습니다. 정말 기뻤어요. 그 기회를 잘 활용해 리쥐안한테서 많이 배워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둘이서 문제를 놓고 토론할 때면 리쥐안은 항상 딱 맞는 원칙을 찾아서 교제하고 문제를 해결했어요. 자기는 하나님을 믿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리더가 됐다는 말을 자주 하더군요. 자기가 어떤 노력을 해서 사역 성과를 예전보다 높였는지, 교체된 뒤에 어떻게 자신을 인식했는지도 이야기했어요. 교회에서 자기한테 또다시 이렇게 중요한 사역을 맡겼다는 말도요. 저는 그 이야기를 듣고 리쥐안을 더 높이 평가하게 됐어요. 문제가 생기는 족족 리쥐안에게 해결책을 물었고, 그러면 리쥐안은 반드시 답을 알려 줬어요. 차츰차츰 저는 본분을 이행하면서 기도하고 하나님께 구하는 걸 소홀히 하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일이든 리쥐안에게 의지해 해결하려고 했어요. 리쥐안 말은 다 옳다고 여겼거든요. 그때 저는 리쥐안을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었습니다. 맹목적으로 리쥐안을 숭배하다가 하마터면 그녀를 따라서 큰 악을 행할 뻔했어요.
어느 날 장핑(張平)에 관해 들었습니다. 과거 장핑이 리더였을 때 동역자 자매한테 편견이 있어서 가족들 앞에서 그 자매를 멋대로 판단하는 말을 했고, 나중에 장핑의 가족들이 그룹 예배에서 그 이야기를 그대로 했다는 거였어요. 교회 리더가 그 일을 근거로 장핑을 적그리스도로 규정하자 가족들이 원칙에 어긋나는 처분이라며 윗선에 편지를 썼다더군요. 그러자 교회 리더가 장핑 일가 전체를 적그리스도 집단으로 규정하고 교회에서 격리했다는 거예요. 출교 자료를 살펴봤는데 장핑은 그저 패괴 성품으로 살면서 그 자매를 멋대로 판단하는 말을 좀 했을 뿐이었어요. 그것만으로는 적그리스도로 규정할 수 없죠. 장핑의 가족들이 투서를 쓴 것도 단지 윗선에 문제를 알리려고 한 일이지 패거리를 지어서 교회 사역을 교란하려는 의도는 없었어요. 그렇다면 적그리스도 집단으로 규정해서는 안 되잖아요. 게다가 저는 몇 년 전에 장핑을 만나본 적이 있었어요. 인성이 괜찮아 보였고, 악인 같지는 않았거든요. 리더가 장핑을 적그리스도로 규정해서 출교시킨 게 혹시 실수는 아니었을까 싶더군요. 만약 그렇다면 심각한 문제잖아요. 리쥐안한테 이야기해서 다시 따져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예상 밖에 리쥐안이 확신에 찬 어조로 이러는 거예요. “장핑이 그 자매를 멋대로 판단하는 건 악행이에요. 그런 장핑의 편을 들고 투서까지 쓴 가족들은 적그리스도 집단이고요. 그들이 다른 악행을 더 저지르지는 않았는지 알아봐야겠어요.” 처음에는 리쥐안의 말이 부적절하게 느껴졌는데, 금방 또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리쥐안이 저렇게 말한다는 건 강한 확신이 있다는 뜻이겠지. 윗선 리더로 일했었으니까 경험한 일도 많고 분별력도 있을 거야. 분명 나보다 더 많은 진리를 깨달았을 테니 명확히 알겠지.’ 생각을 마친 저는 말을 바꿨습니다. “저도 장핑을 가까이서 못 본 지 몇 년 돼서 다른 악행을 더 저질렀는지 잘 모르겠네요. 알아보고 나서 결론을 내리도록 하죠.” 얼마 지나지 않아 확인 결과를 전달받을 수 있었어요. 다른 악행은 없었고, 자매를 멋대로 판단한 이후에 자신을 인식하고 반성했더군요. 가족들도 형제자매를 끌어들여 장핑 일을 항의하거나 하지 않았고요. 그들은 적그리스도 집단으로 규정돼 출교 처분을 받을 만한 행동을 한 적이 없었어요. 저는 그 사실을 리쥐안에게 알렸습니다. 하지만 리쥐안은 귓등으로도 안 들었어요. 장핑을 적그리스도로 규정한 게 옳은 판단이었다고 생각하더군요. 리쥐안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계속 악을 행하고 교회를 교란하도록 적그리스도를 교회에 놔둔다면 우리도 그 악행에 동참하는 셈이에요!” 저 말고 다른 자매 한 명도 리쥐안의 말에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장핑 일가는 적그리스도 집단이 아니고, 그들의 행동은 패괴 표출에 속하니 하루빨리 교회에 다시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어요. 하지만 리쥐안의 태도에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설령 적그리스도는 아니라고 쳐도 장핑이 악인인 건 확실해요. 장핑은 가족들 앞에서 사역자를 멋대로 판단했고, 장핑의 가족들은 예배에서 그 말을 퍼뜨렸어요. 게다가 투서까지 썼죠. 그게 교회를 교란한 게 아니면 뭔가요? 그런 사람들을 받아들일 수는 없어요! 그들이 벌인 악행에 대해 다시 알아봐야겠어요.” 리쥐안이 그렇게 말하는 걸 들으니까 조금 망설여졌어요. ‘리쥐안은 장핑을 출교시켜야 한다고 저토록 강하게 확신하고 있어. 혹시 내가 문제를 너무 단편적으로 보는 걸까? 장핑은 정말 악인인 걸까? 리쥐안은 리더 자리에 오래 있었으니까 분명 문제를 보는 시각이 우리보다 넓을 거야. 내가 분별을 못 하는 건지도 몰라. 장핑의 행동에 대해 더 알아볼까?’ 속으로는 꺼림칙했지만, 결국 저는 눈 딱 감고 형제자매들에게 장핑에 관해 다시 조사하라고 시켰습니다. 그때부터 마음이 너무 불편하고 암담했습니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기분이었어요. 저는 하나님께 기도드렸습니다. 장핑 일을 다루는 과정에서 저 자신을 알도록 이끌어 주시고 하나님 뜻에 따라 행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요. 그 후에 하나님 말씀을 읽었습니다. 『하나님은 모든 교회와 모든 사람을 다 살펴보고 있다. 교회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본분을 이행하든,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하나님을 따르든 간에, 하나님 말씀을 벗어나고 성령 역사를 잃으면 하나님의 역사를 체험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면 그들과 그들이 이행한 본분은 하나님의 사역과 완전히 무관해지고, 이런 교회는 종교 단체가 되는 것이다. 너희가 말해 보아라. 종교 단체가 되면 어떤 결과가 초래되겠느냐? 그들이 아주 위험하지 않겠느냐? 그들은 어떤 일이 닥쳐도 진리를 구하지 않고 진리 원칙에 따라 일을 행하지 않으며, 사람의 지배와 조종을 받는다. 심지어 본분을 이행하면서 한 번도 기도하지 않고 진리 원칙을 구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그들은 그저 사람에게 묻고 사람의 말만 듣고 사람의 눈치를 보고 일하며, 사람이 지휘하는 대로 따른다. 그는 일이 닥쳤을 때 하나님에게 기도하고 진리를 구하는 것이 막연하고 힘든 일이라고 생각하고, 단순하고 쉬운 방법을 찾는다. 사람의 말을 듣고 사람에게 의지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쉽다고 생각해 아예 사람의 말을 듣고 사사건건 사람에게 묻고 사람의 말을 듣는 것이다. 결국 그는 오랫동안 하나님을 믿었지만, 어떤 일이 닥쳤을 때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 기도하며 하나님의 뜻과 진리를 구하고, 진리를 깨달아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일하고 행한 경험이 전혀 없다. 이런 사람이 하나님을 믿는 것이겠느냐?』(<말씀ㆍ3권 말세 그리스도의 좌담 기록ㆍ하나님을 경외해야 구원받는 길에 들어설 수 있다> 중에서) 하나님께서 말씀을 통해 폭로하셨습니다. 마음속에 하나님의 자리가 없고, 일할 때 진리 원칙을 구하지 않고, 매사 사람의 말을 따르며 사람의 지배를 받는 이는 하나님을 믿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러한 믿음을 인정하시지 않습니다. 제 내적 상태도 그랬던 게 아닐까요? 장핑 일가의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그들을 적그리스도 집단이라고 확신하는 리쥐안의 말을 들었을 때, 저는 그 말이 사실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내심 리쥐안을 과대평가하고 있었기에 진리 원칙을 구하지 않고 리쥐안이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조사 결과가 나왔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장핑 일가를 적그리스도로 규정한 게 부적절한 일이란 걸 알았지만, 본인 의견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리쥐안을 보고는 제 견해를 뒤집었습니다. 내심 꺼림칙했으면서도 진리 원칙을 구하지 않았습니다. 눈 딱 감고 리쥐안이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제 마음속에 하나님 자리는 아예 없었습니다. 제 태도는 하나님 믿는 사람과는 거리가 멀었어요! 생각할수록 괴로웠습니다. 저는 줄곧 제가 진심으로 하나님을 믿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제가 사람을 숭배하고 따를 수도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불안하더군요. 하나님께 버림받을 짓을 했구나 싶었어요. 당장 회개하지 않으면 진짜로 내쳐질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덜컥 겁이 나서 하나님께 기도드렸습니다. 제 내적 상태를 되돌릴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고, 진리를 구하여 장핑 일가를 원칙에 따라 대할 수 있게 해 달라고요.
그 이후 저는 장핑 문제에 초점을 맞춰 진리 원칙을 구했고, 적그리스도와 일반적인 패괴 성품의 소유자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게 됐습니다. 적그리스도의 주된 특징은 권세를 목숨처럼 여기고 언제나 하나님 선민을 통제하고 싶어 한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권세를 잡기 위해 남을 괴롭힙니다. 온갖 악행을 저질러 교회 사역을 심각하게 교란하죠. 또한 진리를 싫어하고 증오합니다. 그들의 본질은 악인이며, 양심이나 이성은 조금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수많은 악행을 저지르고도 통회하지 않을뿐더러 회개할 가능성은 더더욱 없죠. 일반적인 패괴 성품의 소유자는 그들과 다릅니다. 본의 아니게 명예, 이익, 지위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행동할 수야 있겠지만, 그래도 진리를 받아들이고 스스로 반성할 줄 압니다. 잘못된 길을 걷다가도 자신을 인식하고 회개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습니다. 『어떤 사람이든, 얼마나 많은 악을 행하고 얼마나 심각한 잘못을 저질렀든, 진리를 받아들일 수 있는지, 책망과 훈계를 받아들일 수 있는지, 진실로 회개하는지 등의 여부에 근거하여 적그리스도에 속하는지, 아니면 적그리스도 성품을 지닌 사람인지를 판단한다. 만약 그가 진리를 받아들이고, 책망과 훈계를 받아들이고, 진실로 회개하며 하나님을 위해 기꺼이 죽는 날까지 힘쓰기를 바란다면, 이는 정말 회개의 뜻이 있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적그리스도라고 정의할 수 없다.』(<말씀ㆍ4권 적그리스도를 폭로하다ㆍ제9조(3)> 중에서) 저는 마음속으로 장핑은 적그리스도가 아니라고 확실히 결론 내렸고, 앞으로는 줏대 없이 맹목적으로 남을 따르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저는 계속해서 답을 구했습니다. 왜 리쥐안의 관점에 동의하지 않으면서도 원칙을 구하지 않고 맹목적으로 그녀를 따랐을까? 문제의 근원이 뭘까? 문득 하나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너는 높디높은 지위를 가진 저 거짓 목자들을 숭상하지, 그리스도의 낮춤을 앙모하지는 않는다. 또한 세상과 야합하는 저 음탕한 자들을 좋아하지, 그리스도의 사랑스러움과 지혜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너는 제물을 약탈하고 주색에 빠져 사는 저 시체들에 감탄할 뿐, 머리 둘 곳 없는 그리스도의 고통은 비웃기만 한다. 또한 제멋대로 행하는 저 적그리스도의 품에 안기길 원하지, 그리스도와 함께 고난받기를 원하지는 않는다. 그들이 너에게 공급하는 것이 육체와 글귀, 그리고 통제뿐일지라도 말이다. 지금도 너의 마음은 여전히 그들에게 향해 있고, 그들의 명예와 지위, 세력을 바라보고 있지만, 그리스도의 사역은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거부하는 태도를 보인다. 이런 이유로 너에게는 그리스도를 인정하는 ‘믿음’이 없다고 하는 것이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너는 정말로 하나님을 믿는 사람인가?> 중에서) 하나님 말씀을 읽고 깨달았습니다. 제가 사람을 숭배하고 따른 건 하나님을 믿는 데 있어서 그리스도를 높이지 않고 지위와 권세를 숭배한 탓이었습니다. 윗선 리더로 일해 봤고 사역 지도에 밝다는 이유로 리쥐안이 진리를 깨달아 분별이 있을 거라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리쥐안을 우러러보고 숭배했어요. 둘이 동역자가 되고부터는 제 사상과 주관을 버리고 뭐든 리쥐안이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완전히 리쥐안의 말을 진리로 취급한 거예요. 장핑 일가가 출교시켜 마땅한 사람들인지 판단하고 규정하는 건 아주 중대한 문제였는데, 저는 그런 문제에서조차 맹목적으로 리쥐안을 따랐어요. 그런 저 때문에 장핑 일가를 교회에 다시 받아들이는 일이 늦어졌고, 그들 일가의 생명 진입이 지체됐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을 지극히 아끼십니다. 거짓 리더의 억압으로 장기간 교회 생활을 하지 못하게 된 형제자매는 흑암 속에서 살며 극심한 고통과 막막함에 시달렸을 테고요. 그런데도 저는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고, 형제자매의 생명을 무책임하게 방치했습니다. 저는 장핑 일가 문제를 다루는 내내 줏대 없이 남의 말에 휘둘렸어요. 정말이지 어리석기 짝이 없었죠! 마음속 흑암과 고통이 아니었다면 저는 끝까지 각성하지 못하고 잘못을 반복했을 거예요. 저는 하나님께 기도드리며 회개했습니다. ‘하나님, 앞으로는 사람을 숭배하거나 따르지 않겠습니다. 하나님을 높이고 진리 원칙에 따라 일을 처리하겠습니다.’ 그런 다음 리쥐안에게 제 관점을 밝혔습니다. 이야기를 들은 리쥐안은 건성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다시 상의해 보죠.” 그러고는 화제를 돌리더군요. 저는 한사코 자기 관점만 고집하면서 형제자매의 생명은 아랑곳하지 않는 리쥐안의 모습에 화가 났습니다. 그때 결심했죠. 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에는 반드시 장핑 일가의 상황을 리더에게 알리겠다고요. 그로부터 며칠 뒤, 사역을 수행하러 온 리더가 리쥐안의 잘못을 폭로했습니다. 인원 정리 중에 독단적으로 행동했고, 원칙을 제쳐둔 채 멋대로 형제자매를 규정해 교회 사역을 심각하게 교란했다면서 리쥐안을 교체했어요. 리쥐안이 장핑 일에 대한 자기 판단이 틀렸다는 걸 알면서도 인정하기 싫어서 따로 사람을 시켜 장핑을 더 조사했다는 것도 알게 됐어요. 꼬투리를 잡으려고요. 어떻게든 장핑 일가를 적그리스도 집단으로 규정해서 출교시키려고 했던 거죠. 저는 너무 화가 났어요. 자기 지위를 지킬 생각만 하고 형제자매는 죽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다니, 리쥐안은 실로 악독하기 그지없었어요. 함께 지내는 동안 리쥐안이 틈만 나면 자기가 사역하면서 고생한 경험을 이야기하던 게 생각났습니다. 저는 그런 행동의 속셈과 본질을 진리에 근거해 분별하지 않고, 그저 리쥐안을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으로 여겼었습니다. 사실 참된 경험담은 하나님의 심판과 형벌을 겪으면서 자신에 대해 무엇을 인식하고, 어떤 진리를 깨달았으며, 어떻게 진리를 실천해 하나님을 만족게 해 드렸는지를 이야기하는 형식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리쥐안은 참된 인식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못했습니다. 리쥐안이 고생스러운 경험을 이야기한 건 자신을 증거하고 추켜세우는 행위에 불과했어요. 남이 자기를 높이 평가하기를 바랐던 거죠. 리쥐안은 적그리스도의 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제야 리쥐안에 대해 약간의 분별이 생겼습니다. 그러고 나자 오랫동안 하나님을 믿었으면서도 하나님 말씀에 따라 사람과 일을 보지 않고 외적인 은사와 자질만 봤던 게 더욱더 사무치게 후회되더군요. 저는 지위와 권세를 숭상하다가 남을 따라서 악을 행할 뻔했습니다. 잘못된 판단으로 형제자매를 출교시켜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불러올 뻔했어요. 정말이지 너무나도 안목이 없고 우매했습니다. 거기까지 생각하자 두려워졌어요.
그 후에 또 하나님 말씀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형제자매들의 선출로 리더가 되거나 하나님 집에서 발탁되어 어떤 사역을 맡거나 어떤 본분을 이행하게 된 것은 그의 지위나 신분이 특수하다는 뜻이 아니고 그가 깨달은 진리가 다른 사람보다 많거나 깊다는 뜻도 아니다. 그가 하나님께 순종할 수 있고 하나님을 배반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은 더더욱 아니다. 물론 그가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라는 뜻도 아니다. 사실상 그는 이런 것들에 다 이르지 못했다. 이는 그저 단순한 의미의 발탁과 양성일 뿐, 하나님이 정해 놓은 것이거나 검증한 것은 아니다. 그 발탁과 양성은 발탁만 된 것일 뿐, 양성된 게 아니다. 양성한 최종 결과가 어떨지는 그가 진리를 추구하는지, 진리 추구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따라서 한 사람을 교회에서 리더로 발탁하고 양성하는 것은 단순한 의미의 발탁과 양성일 뿐이지, 그가 이미 리더로서 소임을 감당할 수 있고 합당한 자격을 갖췄다는 뜻이 아니고, 이미 리더의 일을 맡을 수 있거나 실제 사역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뜻도 아니다. 결코 그런 것이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이런 일을 꿰뚫어 보지 못하고 그저 상상에 따라 그런 발탁된 사람을 우러러보는데,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 발탁된 사람이 하나님을 믿은 지 얼마 됐든 상관없이 그가 정말 진리 실제를 갖추고 있겠느냐? 꼭 그런 것은 아니다. 그가 하나님 집의 사역지침을 시행할 수 있겠느냐?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 사람에게 책임감이 있겠느냐? 충성심이 있겠느냐? 순종할 수 있겠느냐? 일이 닥쳤을 때 진리를 구할 수 있겠느냐? 그런 것은 모두 미지수다. 그에게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이 있겠느냐?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이 얼마나 크겠느냐? 일할 때 자기 뜻대로 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하나님께 구할 수 있겠느냐? 리더 사역을 하는 동안 늘 하나님 앞에 나아와 하나님의 뜻을 구할 수 있겠느냐? 사람들이 진리 실제에 진입하도록 이끌 수 있겠느냐? 이런 것은 분명 해낼 수 없다. 훈련을 거치지 않고 체험이 너무 적기 때문에 이런 것을 해내지 못한다. 그러므로 사람을 발탁하고 양성한다는 것은 그가 이미 진리를 깨달은 사람임을 뜻하지 않으며, 본분 이행이 합격 기준에 달했다는 뜻도 아니다. … 내가 한 이 말이 무슨 뜻이겠느냐? 바로 모든 사람에게 하나님 집에서 발탁하고 양성하는 각 부류의 인재에 대해 정확히 대하라고 알려 주는 것이다. 그들에게 가혹한 요구를 해선 안 되고, 당연히 그들에 대해 실제에 부합하지 않는 견해를 가져서도 안 된다. 그들을 지나치게 우러러보고 앙망하는 것은 사람의 우둔함이고, 그들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요구를 하는 것도 비인도적이고 실제에 부합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들을 어떻게 대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겠느냐? 보통 사람으로 대해야 한다. 문제가 생겨서 구해야 할 때면 그들과 교제하며 서로 장점을 배워 단점을 보완해야 한다.』(<말씀ㆍ5권 리더 일꾼의 직책ㆍ리더 일꾼의 직책(5)> 중에서) 하나님께서 명확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누군가가 리더 일꾼으로 뽑힌 게 그 사람이 반드시 진리를 깨달아 본분 이행에 합격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리더 일꾼도 패괴 성품을 지니고 있고, 자기 생각과 경험에 의존해 본분을 이행할 수도 있으며, 일을 처리할 때 원칙을 어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맹목적으로 사람을 따를 게 아니라 진리 원칙에 근거해 분별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또한 리더 일꾼이 진리를 교제할 때 빛 비춤이 있더라도 그것은 성령의 깨우침과 인도이므로 응당 하나님으로부터 받아들여야 합니다. 맹목적으로 사람을 숭배하고 따라서는 안 됩니다. 리더 일꾼이 사역하면서 오류 또는 맹점이 있거나, 일하면서 진리 원칙을 어긴다면 반드시 올바르게 대해야 합니다. 그들이 돌이켜서 원칙에 따라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사랑을 바탕으로 지적하고 도와줘야 합니다. 그러나 지위와 권세를 숭상했던 저는 윗선 리더를 맡았던 리쥐안이라면 분명 저희보다 많은 진리를 깨달았을 거라고 그릇되고 터무니없는 생각을 했습니다. 완전히 치우친 관점이었죠! 리쥐안이 리더로 오래 일하면서 사역 경험을 쌓았고, 도리를 늘어놓으면서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줄 알았던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게 진리를 깨달았다는 뜻은 아니죠. 평소에 리쥐안은 교제도 잘하고 인식도 좋았어요. 명확하게 알지 못하는 일이 있으면 자기 고집을 세우지 말고 진리 원칙을 구하라고 했었죠. 하지만 정작 일이 닥쳤을 때는 덮어놓고 자기 고집만 세우더군요. 다른 사람 의견은 조금도 받아들이지 않았고, 진리 원칙을 구할 마음은 손톱만큼도 없어 보였어요. 리쥐안은 항상 도리만 늘어놓았을 뿐, 실제가 전혀 없었어요. 또한 자신의 교만하고 방자한 사탄 본성을 인식하고 반성할 줄도 몰랐죠. 심지어 자기 지위를 지키기 위해서 멋대로 형제자매를 출교시키기까지 할 정도였어요. 그간 드러낸 성품과 살아 낸 모습에 비추어 볼 때 리쥐안은 거짓 리더이자 적그리스도 부류였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장핑 일가가 교회로 돌아왔습니다. 두 달 넘게 교회 생활을 못 하면서 마음이 많이 괴로웠을 걸 생각하니 뭐라 형용할 수 없는 심적 고통이 몰려왔어요. 진리를 구하지 않고 무조건 남의 말만 들은 자신이 미웠습니다. 제가 처음부터 진리 원칙을 구하고 장핑 일가를 교회로 다시 데려왔다면 그들의 생명 진입이 이토록 오래 지체되지는 않았을 테니까요. 저는 그제야 사람을 맹목적으로 숭배하다가는 사람을 따라서 악을 행하고 하나님을 대적하게 되기 쉽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남을 따라서 커다란 악을 행한 저 자신의 어리석음과 형편없는 안목이 사무치게 원망스러웠습니다. 그 이후에 이런 하나님 말씀을 보게 되었어요. 『하나님을 믿는 것에 대해 가장 간단하게 말하면 바로 하나님의 존재를 믿는 것이며, 하나님의 존재를 믿는 것을 기초로 하나님을 따르고 하나님께 순종하며, 하나님의 주재와 지배, 안배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또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가며, 하나님의 말씀대로 모든 일을 하고, 진정한 피조물이 되어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나는 것이다. 이런 것이야말로 참되게 하나님을 믿는 것이고 하나님을 따르는 것이다.』(<말씀ㆍ3권 말세 그리스도의 좌담 기록ㆍ종교를 믿으며 종교 의식을 행하면 구원받을 수 없다> 중에서) 하나님 말씀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하나님을 믿으면서 하나님을 경외하고, 크게 높이고, 일이 닥쳤을 때 진리 원칙을 구하는 것은 우리가 지켜야 할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진리 원칙에 부합하는 말이라면 그게 누가 한 말이든 순종해야 하며, 사람의 관념과 상상은 철저히 지양하고 항상 하나님 말씀을 근거로 삼아야 합니다. 이래야 진실로 하나님을 믿고 따르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하나님을 따르는 길을 어떻게 걸어야 할지 분명히 알게 됐습니다.
하루는 리더 밍이(明義) 자매와 함께 교회 사람을 양성하는 일을 상의하고 있었습니다. 밍이가 자오쉰전(趙尋眞) 자매 이야기를 꺼내더군요. 문제를 맞닥뜨렸을 때 자신을 인식하는 데에 중점을 두는 편이고 진리를 교제할 때도 실제적인 편이라면서 양육 사역 책임자로 양성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거예요. 하지만 저는 자오쉰전을 만나 보고 자질이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진리를 순수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본분을 이행할 때도 너무 피동적이었어요. 몇 달이 가도록 성과가 없는 걸 보면 책임자로 양성하기에 적절한 인물이 아니었죠. 하지만 밍이가 추천했잖아요. 제 판단이 잘못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리더 생활을 오래 한 밍이라면 저보다 사람을 분별하는 눈이 더 정확할 것 같았어요. 밍이가 하자는 대로 할까 하는 순간, 자책감이 들었어요. 저는 밍이의 지위와 오랫동안 리더로 일한 밑천을 중요하게 봤던 거예요. 또다시 지위와 권세를 숭상하고 사람을 따르려던 게 아니겠어요? 장핑 일가 문제를 다루면서 제가 권세만 숭상하고 원칙을 견지하지 않는 바람에 초래됐던 결과를 떠올리니까 가슴이 아팠어요. 또다시 이런 일이 닥치게 된 데는 하나님의 뜻이 있었죠. 만약 지난번처럼 원칙을 내팽개치고 부적절한 사람을 책임자로 발탁한다면 형제자매의 생명 진입에 지장을 주는 거잖아요. 밍이가 리더이지만 그녀가 진리를 깨달아 사람을 백이면 백 정확하게 볼 줄 안다는 뜻은 아니죠. 밍이의 의견은 참고 사항 이상이 될 수 없었어요. 자오쉰전이 과연 양성하기에 적합한 인물인지는 원칙에 근거해 가늠해 봐야 할 문제였죠. 나중에 자오쉰전의 평판을 알아봤는데 역시나 자질이 부족하고 실제적인 사역을 할 능력이 안 되는 사람이었어요. 책임자로 적합하지 않았죠. 밍이에게 제 관점을 이야기했더니 밍이도 동의했어요. 저는 그때 마음 깊이 느꼈습니다. 맹목적으로 사람을 따르지 않고 진리 원칙대로 실천하면 비로소 마음에 평화와 안정이 찾아온다는 것을요.
장핑 일가의 일은 낙인처럼 계속 제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저는 그 뼈아픈 교훈을 얻는 과정에서 하나님을 믿으면서 사람을 숭배하고 따르면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하나님을 믿는 사람은 오로지 진리를 구하고 진리에 근거해 행동해야만 하나님을 제대로 따르는 것이고, 하나님께 인정받을 수 있음을 체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