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비열한 나의 섬김

2017.12.02

산둥성 딩닝

며칠 전 교회 책임자가 제 본분을 바꾸자 저는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이 지역에서 본분을 잘 이행하고 있는데, 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바꿔 버릴 수 있지?’ 하지만 교회에서 배치한 일이니 마땅히 순종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역을 인수인계하다가 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형제자매들과 예배드리고 잘 교제해서 좋은 인상을 남기고 가자.’ 그래서 저는 몇몇 집사와 예배를 가졌고, 예배가 끝난 후 모두에게 말했습니다. “제 본분이 바뀌었습니다. 앞으로 여러분 모두 새 리더와 한마음 한뜻이 되어 교회 사역을 잘 해 나가길 바랄게요.” 이 말을 들은 몇몇 자매들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습니다. 어떤 이는 제 손을 잡고, 어떤 이는 제 머리를 안고 울면서 말했습니다. “가시면 안 돼요. 우리를 버리지 마세요….” 특히 섬김의 집 자매는 헤어지기 아쉬워했습니다. “자매님이 여기 계셔서 얼마나 좋았는데요. 고생도 잘 견디시고 교제도 잘하시고, 늘 인내심을 가지고 저희를 도와주셨죠. 이렇게 가 버리시면 저희는 어떡하죠?” 못내 아쉬워하는 형제자매들을 보고, 저는 마음속으로 흡족해하며 이 상황을 즐겼습니다. 저는 자매님들을 위로하며 말했습니다. “하나님께 많이 의지하도록 하세요. 기회가 될 때 여러분 뵈러 올게요.”

그 일이 있고 난 뒤, 형제자매들을 떠나던 그날의 장면을 떠올릴 때마다 저는 영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형제자매들의 그런 행동이 정상일까? 왜 내가 떠나면 안 된다고 한 거지? 교회에서는 어째서 내 본분을 바꾼 걸까?’ 이 문제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어 저는 부담을 가지고 자주 하나님 앞으로 와 구했습니다. 하루는 설교집에서 이런 내용을 보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은 반드시 모든 일에서 하나님을 높이고 증거해야 합니다. 그래야 사람들을 인도해 하나님을 알게 하는 결실을 맺을 수 있습니다. 오직 하나님을 높이고 증거해야 사람을 하나님 앞으로 데려올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하나님을 섬기는 원칙 중 하나입니다. 하나님의 사역이 최종적으로 맺으려는 결실은, 사람이 하나님 사역을 알게 되어 하나님 앞으로 오는 것입니다. 만약 리더를 맡은 사람이 하나님을 높이고 증거하는 대신, 어디서나 자신을 드러내고, 남을 억누르며 통제하고, 사람을 구슬려 자신의 말을 따르며 순종할 것을 강요한다면, 이러한 자는 하나님 자리에 앉아, 사람이 자신을 하나님처럼 대하도록 합니다. 그러면 그의 사역은 하나님과 사람을 다투는 사역이 되어 버립니다. 이것은 바로 사탄이 하나님께 대적하는 행위와 같지 않습니까? 오늘날 많은 리더가 자신을 따르는 자들을 두고 있습니다. 리더들이 자기의 뜻에 따라 사람을 선출하고 배양하여 결국 하나님은 마음의 지기 한 명도 얻지 못했습니다. 그들의 행위는 대체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 그들은 하나님을 위해 하나님의 마음에 합하는 사람들을 몇이나 배양할 수 있을까요? 진정 하나님을 알고 사랑하는 사람을 몇이나 배양할 수 있을까요? 그러니, 누군가의 섬김이 하나님을 높이고 증거하는 것이 아니라면, 분명히 그 자는 자신을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명목상으로는 하나님을 섬긴다고 할지라도, 실제로는 자신의 지위와 육적인 즐거움을 위한 사역이지, 절대 하나님을 높이고 증거하기 위한 사역이 아닙니다. 누군가 이 섬김의 원칙을 어긴다면, 그는 하나님을 대적하는 자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입니다.』(≪사역지침≫ 중에서) 이 내용을 보면 볼수록 불안하고 두려워졌고, 스스로 책망하는 마음이 커졌습니다. 과거 형제자매들과 지냈던 시절들이 저절로 떠올랐습니다. 저는 자주 섬김의 집 자매에게 말했습니다. “자매님은 얼마나 좋아요. 온 가족이 다 하나님을 믿잖아요. 제가 집에 있었을 때 제 남편은 저를 때리고 욕하며 구박하기 일쑤였지요.” 저의 말에 형제자매들은 제 분량이 크고, 하나님을 믿고 본분을 이행하기 위해 제가 여러 고난을 겪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형제자매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저는 하나님의 뜻을 나누지 않고 하나님의 사역과 사랑을 증거하지도 않았습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님께 충성하고 본분을 잘 이행하도록 그들을 이끈 것이 아니라 항상 형제자매들의 육체를 헤아리고 너그럽게 대하였습니다. 형제자매들은 이런 저를 보고 이해심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형제자매들이 진리 원칙을 어기며 일 처리하는 모습을 보았을 때, 저는 진리 교제로 조언과 도움을 주지도, 책망 훈계하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사람과의 관계를 중요시하며, 그들의 마음속에서 중요한 사람이 되려 했습니다. 이런 제게 본분을 이행해 하나님께 만족을 드리려는 모습이 어디 있었겠습니까? 지위를 위해 말하고 사역하며, 명예와 지위를 추구하는 모습뿐이었습니다. 저는 형제자매들을 하나님 앞에 이끌어 그분을 알도록 사역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저를 동정하고 앙망하게 만들고, 저를 중요히 여기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심각하게도, 제가 떠난다고 하자 어떤 이들은 제 머리를 안고 통곡하며 가지 말라고 하기까지 했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진리를 선포해 사람에게 공급하시며 이렇게 오랫동안 사역하셨는데도 사람의 마음을 얻지 못하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들을 이끈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의 마음을 알아 주는 사람이 되고 의지처가 되어 버렸습니다. 강도와 같은 모습이 아니겠습니까? 하나님 앞에 있는 사람을 몰래 훔쳐다가 제 앞에 끌어온 것 아니겠습니까? 저는 하나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지금 내가 너희 가운데서 사역해도 너희가 이럴진대, 언젠가 신경 써 주는 이가 없는 날이 오면 산을 차지하고 왕 노릇을 하는 마적이 되지 않겠느냐? 그때 너희가 하늘이 무너져 내릴 정도의 큰 화를 부른다면 그 뒷수습은 또 누가 하겠느냐?(<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매우 심각한 문제 ― 배반 1> 중에서) 이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섬김에 있어 자신을 증거하고 높이면 맞게 될 심각한 결과를 다시 한번 볼 수 있었습니다. 제 천사장의 본성으로 독립 왕국을 세워 왕 노릇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결국 하나님의 성품을 거슬러 하나님께 버림받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저에게 형제자매들을 그분의 앞으로 데려와 하나님을 알게 하라는 사명을 주셨지만, 저는 하나님을 섬기면서도 그분을 높이고 증거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늘 자신을 자랑하고 증거하며, 형제자매들을 제 앞으로 데려왔습니다. 저의 이러한 섬김은 너무 비열하지 않습니까? 적그리스도의 섬김 아닙니까? 지금 생각해 보니, 교회에서 저의 본분을 바꾼 것은, 저에 대한 하나님의 보호이자 시기적절한 구원이었습니다! 제가 계속 이런 잘못된 방식으로 섬긴다면, 하나님의 성품을 거슬러 결국 그분의 징벌을 받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순간, 저는 부끄러움과 두려움, 죄스러운 마음이 한꺼번에 몰려왔습니다. 저는 땅에 엎드려, 통곡하며 하나님께 털어놓았습니다. ‘하나님! 당신의 심판과 드러냄이 없었다면, 저는 제가 어느 지경까지 가게 될지 몰랐을 겁니다. 저를 구원해 주신 당신께 감사드립니다. 제 영혼 깊은 곳에 있는 비열함과 추함을 보게 하셨고, 당신을 섬기면서도 당신께 대적하는 사람이, 다름 아닌 저 자신임을 보게 하셨습니다. 저는 당신의 저주를 받아 마땅하지만 그래도 당신은 저를 긍휼히 여겨 깨우쳐 주시고 인도하사, 회개하고 새로운 사람이 될 기회를 주셨습니다. 당신께 너무나 죄스럽습니다! 하나님! 이번 체험을 평생의 교훈으로 삼겠습니다. 당신의 형벌 심판이 늘 저와 함께하여 제가 하루빨리 사탄의 패괴 성품을 벗어 던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진정 당신을 경건히 섬기는 자가 되어 제 죄스러운 마음을 갚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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