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된 후

2020.09.02

리제(李潔) 미국 사이판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사람에게 어떤 방식으로 역사하든, 어떤 사람과, 일, 사물을 통해 힘쓰게 하든, 사람에게 어떤 어조로 말씀하든 하나님의 최종 목적은 단 하나, 바로 너를 구원하려는 것이다. 너를 구원하기 전에 너를 변화시켜야 한다. 고통 없이 변화될 수 있겠느냐? 그러므로 너는 고통을 겪어야 한다. 이 고통에는 많은 것이 포함된다. 어떤 때는 주변의 사람과 일을 일으켜 네 스스로를 알게 할 것이다. 혹은 직접 책망하고 훈계하고 들춰낼 것이다. 수술대에 오른 것처럼 고통을 좀 겪어야만 효과를 얻을 수 있다.』(<그리스도의 좌담 기록ㆍ진리를 얻으려면 주변의 사람과 일, 사물로부터 공과를 배워야 한다> 중에서) 『네가 많은 실패와 좌절을 겪는 것도, 드러나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니다. 책망과 훈계를 받든 드러나든 이것을 명심해라. 사람이 드러나는 것은 정죄받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좋은 일이며 자신을 인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로, 네게 생명 체험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그러지 않으면 너는 자신의 패괴된 본모습을 알 수 있는 기회도 조건도 배경도 얻지 못한다. 네가 자신의 내면에 있는 것, 깊이 숨겨져 있어 인식하기도 찾아내기도 힘든 면면들을 알 수 있다면 그것은 좋은 일이다. 진실로 스스로를 인식하는 것은 개과천선하여 새사람이 되고, 거듭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이다. 진정 자신을 알면, 진리가 생명이 되는 것이 얼마나 귀한지 알게 되고, 진리를 갈망하며 실제에 진입하게 된다. 이것은 더없이 좋은 일이다! 네가 이 기회를 잡아 실패하고 쓰러졌을 때 진지하게 스스로를 반성하여 진실로 자신을 인식하게 된다면, 소극적이고 연약한 상태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다. 그 고비를 넘기면 크게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고, 진리의 실제에 진입할 수 있다.』(<그리스도의 좌담 기록ㆍ진리를 얻으려면 주변의 사람과 일, 사물로부터 공과를 배워야 한다> 중에서) 이 말씀처럼, 하나님께서 사람을 심판하시든 연단하시든, 책망이나 훈계를 하시든, 본분을 교체하시든, 모든 사역 방식은 우리에게 반성하고 자신을 알며 성품이 변화되라고 하시는 거죠. 하나님이 사역은 사람에게 사랑이고 구원이에요.

제가 하나님을 믿은 지 몇달 안 되었을 때었죠. 리더 자오 자매가 말씀으로 교제하는데, 참 새롭고, 문제도 잘 해결하는 거예요. 전 그 모습이 무척 부러웠어요. 저도 자오 자매처럼 형제자매들에게 진리를 교제하면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으면 얼마나 멋질까 생각했죠. 그 무렵, 누가 리더나 집사에 선출되었다는 소식만 들으면 마음이 싱숭생숭해져서 저도 리더나 집사가 될 날을 꿈꾸곤 했어요. 그 후 저는 하나님 말씀을 먹고 마시고, 묵상하고, 영적 일기를 쓰는 데 게을리하지 않았고, 교회 사역에도 적극적으로 협력했어요.

2년 후에, 드디어 제 바람대로 교회 리더에 선출되었죠. 당시 류 자매와 함께 교회 사역을 맡게 됐어요. 사역에 무슨 문제가 있거나 형제자매들이 본분에서 어려움을 겪으면 먼저 류 자매와 의논하고 진리를 찾으며 해결해 나갔죠. 몇달 후 교회 사역은 두드러진 성과를 냈고, 리더는 제 본분의 성과를 일꾼회의에서 얘기하라고 했어요. 리더가 아껴 주고 형제자매들도 우러러보니 내심 흐뭇했죠. 예배 모임에서 저도 모르게 자신을 드러내게 되더군요. 늘 형제자매를 어떻게 양육하고 붙들어 줬는지,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교제하면서 본분을 이행할 때 어떻게 고난받고 힘들었는지, 사역에서 어떻게 효과를 냈는지 강조했죠. 그러니 어떤 형제자매는 저를 높이 보기 시작했고, 문제가 있을 때 하나님께 기도하고 진리를 구하는 대신 저에게 물었어요. 갈수록 전 자신을 리더 재목으로 여기면서 교회 사역이 잘 되는 것도 제 덕인 것 같았어요. 그때부터 저는 동역자 류 자매를 점점 무시하며 자매의 충고도 듣지 않고, 교회 사역을 제멋대로 결정해 버렸죠. 류 자매는 저의 서슬에 눌려 눈치만 봤는데 저는 반성은커녕 예배 모임에서 뻔뻔하게 말했죠. 류 자매와 함께 교회 사역을 맡은 건 사실이지만 류 자매가 본분에 소극적으로 임하기 때문에 제가 좀 더 마음을 쓰며 앞에 나서야 한다고요. 또 류 자매가 걱정되고 그대로 두면 교회 사역을 망칠까 고민된다고도 했죠. 제 말을 들은 형제자매들은 책임감이 강하다고 절 칭찬했어요. 전 기분이 좋았고 형제자매들의 칭찬과 우러러보는 눈길을 즐겼어요.

며칠 후, 한 자매가 제 문제를 발견하고 한 마디 했어요. "자매님, 최근 교제하시는 거 들어보면 실제적인 경험이 없어요. 가령 어떤 일이 임했을 때 어떤 패괴와 패역을 드러냈는지, 또 어떤 식으로 반성해서 자신을 알게 됐는지, 어떻게 진리를 구해서 해결하고 변화했는지 이런 내용이 거의 없어요. 그보다는 다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하고, 그 과정에서 자매님이 고생했다는 것만 강조해서 형제자매들이 자매님을 우러러보게 만들어요. 자매님은 잘못된 길로 가고 있으니 어서 반성하세요!'' 하지만 제 귀엔 그런 지적이 들어오지 않았어요. 저는 분명 제 자신의 실제 경험을 교제했고 진리로 문제를 해결했기에 형제자매들의 찬사를 받았다고 여겼죠. 사람들이 높이 보는 게 제 행동이 잘못된 건 아니라고 생각됐어요. 오히려 자매가 질투심에 그런 말을 했다고 의심했어요. 그때 제 머릿속은 명예욕에 가득 찼고 마음은 무뎌지고 강퍅해졌죠. 서서히 저는 영적으로 어둠에 빠졌고, 형제자매들의 상태와 본분의 어려움을 파악하지도, 해결하지도 못했어요. 결국, 전 사역을 제대로 못 해서 리더 본분에서 교체되었어요.

교체된 후 온몸에 힘이 빠지면서 현실을 직시하기 싫었죠. 점점 소극적이 되어 예배 모임에도 가기 싫었어요. 사실 형제자매들을 볼 낯이 없었죠. 전에는 제가 예배 모임을 주도하고 교제했는데 이젠 다른 사람의 교제를 듣고 있는 입장이 됐으니 형제자매들이 절 어떻게 생각하겠나 싶었어요. 생각할수록 괴롭고 견디기 힘들었어요. 그땐 예배 모임에 가도 마음은 콩밭에 있고 꾸벅꾸벅 졸기도 했어요. 전 크게 소극적이 됐고 하나님께 버림받은 것 같았어요. 저도 모르게 계속 눈물이 나서 통곡하며 기도했어요 "하나님! 몹시 괴롭습니다. 이런 상태로 살아가고 싶지 않아요. 하나님! 저를 이끌어 주시고 구원해 주세요. 반성하면서 제 자신을 알아 가겠습니다."

기도를 마치고 하나님 말씀 낭송 영상을 봤어요. 『너희의 추구에는 개인의 관념, 기대와 미래에 대한 것이 너무나 많다. 현재 이렇게 사역하는 이유는 바로 지위에 대한 너희의 마음과 사치스러운 욕망을 다스리기 위함이다. 그러한 기대와 지위, 관념은 모두 전형적인 사탄 성품을 대변한다. … 현재 너희는 하나님을 따르고 있고, 이 단계 사역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여전히 지위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지는 못했다. 지위가 높아지면 열심히 추구하고, 지위가 낮아지면 추구하지 않으니 지위의 복에 대한 생각이 마음에 가득하다고 하겠다. 네가 이렇게 추구할수록 얻는 것이 없다. 지위에 대한 욕심이 강한 사람일수록 더 큰 책망을 받고, 더 큰 연단을 겪게 된다. 그런 사람은 너무나도 무가치하다! 많은 책망과 심판을 받아야만 철저하게 내려놓을 수 있다. 너희가 이런 식으로 추구한다면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이다. 생명을 추구하지 않는 사람은 변화할 수 없고, 진리를 간절히 사모하지 않는 사람은 진리를 얻을 수 없다. 너는 자신의 변화와 진입을 추구하기보다는 언제나 사치스러운 욕망이나 하나님을 사랑하지도 가까이하지도 못하게 만드는 것들을 중시하고 있다. 그런 것들이 너를 변화시킬 수 있겠느냐? 너를 하나님나라로 인도할 수 있겠느냐?』(<말씀이 육신으로 나타남ㆍ너는 왜 부각물이 되기 싫어하느냐?> 중에서)

하나님 말씀은 지위욕에 사로잡힌 제 생각을 낱낱이 폭로했어요. 신앙생활 초기에는 리더가 된 사람들을 부러워하며 저도 언젠가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리더가 되고 싶었죠. 리더가 된 후에는 매일 일찍부터 늦게까지 본분을 이행하며 아무리 힘들어도 기쁘게 임했어요. 위의 리더의 신임을 얻고 형제자매들이 높이 보니 본분을 이행할 때도 열정이 넘쳤어요. 예배 모임에서는 저 자신을 드러내며 제가 얼마나 고생하고 많은 사역을 했는지를 내세웠죠. 심지어 동역자를 깎아내리고 자신을 높여 사람들의 환심을 샀어요. 그러던 제가 리더에서 교체되고 지위도 없어졌으니 순식간에 무너져 일어날 힘을 잃은 거예요. 이때 보니까, 제가 하나님을 믿는 목적은 진리를 추구하고 본분을 다하려는 게 아니라 지위욕에 눈이 먼 거더라고요. 지위가 보장되면 앞에 나서고 그렇지 않을 땐 의욕을 잃고, 심지어 자포자기까지 했죠. 저의 지위욕이 이 정도로 심각했어요. 그런 마음으로 믿는데, 어떻게 진리를 얻고 구원받을 수 있겠어요? 전엔 제가 진리도 좀 알고 리더를 맡을 자격이 있다고 여겼는데, 본분에서 교체되었다고 소극적이 된 모습을 보면서 제겐 진리 실제가 없고 믿음의 분량이 없다는 걸 알게 됐어요. 여태 제가 교제했던 말들은 다 글귀에 지나지 않았더라고요. 저 자신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거죠. 본분에서 교체되지 않았다면 전 여전히 반성을 모른 채 지위욕에 사로잡혀 계속 하나님께 대적하다가 결국 교회 사역을 지체하고 형제자매의 생명 진입을 방해했을 거예요. 제가 리더에서 교체된 건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이 임한 것이자 하나님의 보호라는 걸 깨달았어요. 하나님은 저의 지위욕을 다스려서 제가 잘못된 길로 가는 걸 알게 하고, 회개하게 만드신 거죠. 이 점을 깨닫고 제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어요.

그 후에 사람의 지위와 명예욕을 폭로하신 하나님 말씀을 봤는데 그중 두 마디가 특히 기억에 남았어요.『어떤 사람은 바울을 매우 숭배한다. 밖에서 강연하고 사역하는 것을 좋아한다. 모임을 갖거나 가르치기를 좋아하며, 사람들이 자기 말을 듣고, 자기를 우러러보며 둘러싸는 것을 좋아한다. 사람들 마음에 자기 자리가 있고, 사람들이 그의 형상에 관심 갖는 것을 좋아한다. 이러한 모습들에서 그의 본성을 파헤쳐 보자. 그의 본성은 무엇이겠느냐? 그가 정말 이러한 모습을 보인다면 그 사람은 하나님을 전혀 경배하지 않고 교만하다는 것이다. 또한 그가 추구하는 것은 높은 지위이다. 사람들을 다스리고 점유하려고 하며 그들 마음속에 자신의 자리를 만들고 싶어 한다. 이것은 전형적인 사탄의 형상이다. 그의 본성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바로 교만하고 하나님을 경배하지 않고 사람들이 그를 경배하게 하는 것인데, 이런 모습을 통해서 그의 본성을 명확히 알 수 있다.』(<그리스도의 좌담 기록ㆍ사람의 본성을 어떻게 알아야 하는가> 중에서) 『어떤 자들은 지위를 이용해 끊임없이 자신을 증거하고 높이며, 사람이나 지위를 두고 하나님과 쟁탈전을 벌이기도 한다. 다양한 수법으로 사람들이 자신을 우러러보게 하고, 마음을 구슬려 통제하려고 한다. 심지어 어떤 자는 고의로 자신을 하나님으로 오해하게 만들어 하나님으로 대하게 한다. 이런 자는 절대 이렇게 말하지 않는다. “저는 패괴된 사람입니다. 그래서 교만하니 우러러보지 마세요. 제가 잘했다 해도 그것은 다 하나님이 높여 주셨기 때문이고,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왜 그는 이런 말을 하지 않는 것일까? 사람들 마음속 자리를 잃을까 아주 두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사람은 하나님을 높인 적도, 증거한 적도 없다.』(<말씀이 육신으로 나타남ㆍ하나님의 사역과 하나님의 성품, 하나님 자신 1> 중에서)

하나님 말씀의 폭로를 통해 명예와 지위만 좇으면서 하나님을 높이거나 증거하지 않고, 사람들의 추앙심을 사려고 자기 자랑만 늘어놓는 것은 사탄 성품이고, 하나님께 벌받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바울이 바로 대표적 사례 아니겠어요? 그는 지위와 권세를 높이 보고, 자기 지위와 명망을 크게 생각했어요. 그래서 서신에는 자신이 주를 위해 많은 일을 하고 고난받았다 자랑했고, 다른 사도들보다 못하지 않다고 했어요. 바울이 열심히 사역하고 헌신했던 것은 진리를 추구하고 피조물의 본분을 다하려는 게 아니라 자신의 야심과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였고, 사람들의 추앙심을 사고, 상과 면류관을 받기 위한 거였죠. 그래서 바울은 오랫동안 사역했지만 생명 성품은 전혀 변하지 않았고, 결국 교만함에 젖어 자기는 사는 것이 그리스도라고 자화자찬했죠. 그렇게 사람들이 자신을 따르고 본받게 만들어 주님의 자리를 대신하려 했고, 하나님의 성품을 크게 거슬렀잖아요. 그러니까 바울은 사탄의 본성을 가졌고 몹시 교만한 사람이었죠. 그의 모든 행동은 자신의 야심과 욕망을 채우기 위한 것으로 하나같이 하나님께 대적하는 짓이었어요. 하나님을 거역하는 적그리스도의 길을 걸었던 그는 하나님의 정죄와 벌을 받았어요. 근데 저를 보면 본분에 작은 성과를 내면 입으로는 하나님이 이끌어 주셨다고 감사드렸지만 속으론 공을 저 자신에게 돌리면서 버젓이 하나님의 영광을 가로챘죠. 가는 곳마다 자신을 드러내며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하고 많은 문제를 해결했는지를 강조하며 사람들이 저를 우러러보게 만들었더라고요. 류 자매가 소극적이고 연약한 모습을 보일 때, 겉으로는 돕는 척했지만 속으론 자매를 판단하고 무시했으며, 심지어 예배 모임에서 자매를 깎아내리고 저 자신을 높여 형제자매들의 환심과 복종을 유도했어요. 한 자매가 제 문제를 발견하고는 선의로 충고했지만 저는 한사코 외면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그 자매가 저를 질투하여 깎아내린다고 치부해 버렸어요. 정말 말도 안 되는 짓이었죠! 전 본분을 이행하면서 진리를 교제해 하나님을 높이고 증거하는 게 아니라 늘 자신을 드러내는 것으로 자기 지위를 지켜 사람들이 우러러보게 했어요. 정말 저는 본성적으로 너무 교만하고 자만했으며 사탄의 본성으로 살아왔어요. 제가 걸어온 길은 바로 바울이 걸었던, 하나님을 대적하는 적그리스도의 길이었죠. 회개하지 않으면 하나님께 정죄받고 내쳐질 것이 분명했어요. 이렇게 깨닫게 되니, 정말 두려웠어요. 그래서 얼른 하나님께 나아가 진리를 추구하겠다고 기도하며 회개했어요. 그 후, 저는 하나님 말씀을 먹고 마시며 반성하는 데 신경 썼고, 항상 저의 마음가짐과 동기를 성찰했어요. 매사에 하나님 말씀을 실행하려고 하니, 영적으로 조금씩 좋아졌어요.

한 달 후, 리더가 섬김이 본분을 하라는 거예요. 처음엔 그 일이 달갑지 않았어요. 리더로 일할 때는 늘 사람들의 대접을 받았는데, 저보고 섬기라니 체면이 너무 서지 않는 것 같았어요. 근데 생각해 보니까 그 생각도 명예 지위를 따지는 거더라고요. 형제자매를 섬겨 주는 일이 하찮아보일지 몰라도 그게 제 본분이고 제가 해야 할 책임과 의무였어요. 제가 바라는 대로 고를 게 아니라 하나님이 정해 주신대로 순종해야 하더라고요. 그래서 하겠다고 했어요. 이틀 후, 리더가 두 자매와 함께 제 집을 방문했는데, 두 자매가 전에 저와 본분을 함께 했던 사이였죠. 제 얼굴은 순식간에 홍당무처럼 빨개졌어요. 껄끄러운 분위기 속에서 열등감에 사로잡힌 저는 몇 마디 간단한 인사를 나누곤 주방으로 도망갔어요. 식사 준비를 하면서 자매들과 함께 본분을 하던 정경이 떠올랐어요. 그때만 해도 제가 모임을 주재하고 자매들에게 교제했는데 지금은 다들 리더가 되어 있고, 반면 전 집에서 섬김이 본분을 하고 있으니 씁쓸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순간 제가 또 명예와 지위를 중시한다는 걸 의식하고는 얼른 하나님께 기도했어요. 그때 하나님 말씀이 떠올랐어요. 『피조물의 일원으로서, 사람은 반드시 자신의 본위를 지켜야 하며, 성실한 사람이 되어 분수에 맞게 창조주가 맡긴 사명을 지켜야 한다. 도가 넘치는 일을 해선 안 되고, 자신의 ‘능력 범위’ 밖의 일을 해서도 안 되며, 하나님이 증오하는 일을 해서도 안 된다. 위인이나 초인, 고귀한 사람이 되려고 하지 말고, 하나님이 되려고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것들은 사람에게 있어선 안 되는 ‘소망’이다. 위인이나 초인이 되고자 하는 건 허무맹랑한 일이고, 하나님이 되고자 하는 건 더더욱 파렴치한 일이자 혐오감을 불러오는 일이며 버림받아 마땅한 일이다. 반대로 진정한 피조물이 되는 것이야말로 귀한 것이고, 피조물이 가장 지켜야 할 바이며, 모든 사람이 추구해야 할 유일한 목표이다.』(<말씀이 육신으로 나타남ㆍ유일무이한 하나님 자신 1> 중에서) 말씀을 묵상하면서 깨닫게 됐죠. 하나님은 높은 사람이나 위인이 아닌 진정한 피조물을 원하셨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하나님이 정해 주신 대로 순종하며 착실히 자신의 본분을 다해야 하나님의 마음에 합하는 거죠. 하나님이 작은 풀의 역할을 정해 주셨으니, 전 순종하면서 나무가 되려고 하지 말고, 작은 풀의 소명을 다하며 제 본분을 이행해야 했어요. 돌아보면, 제가 리더일 때 겉모습은 그럴듯했지만 진리를 외면하고 명예와 지위만 좇느라 계속 유세만 떨면서 성품이 더 교만해졌고 사탄 성품으로 살아가며 하나님의 미움을 샀더라고요. 근데 섬김이 본분은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저의 맡은 바 책임과 본분을 다할 수 있었어요. 그러니 마음은 훨씬 편하고 홀가분했어요. 이렇게 생각하니 섬김이가 하찮은 본분이란 느낌이 사라지고, 진심으로 순종할 수 있게 되었어요.

점심 식사를 마치고 두 자매와 예배 모임을 가졌는데, 저는 그동안 본분에서 얻은 걸 허심탄회하게 말했어요. 두 자매도 각자 경험을 들려주었는데, 저는 해방감을 느끼면서 지위와 명예에 그렇게 속박받지 않게 됐어요. 여기까지 제가 리더가 되었다가 교체되면서 겪은 일들과 그 속에서 깨달은 거에요.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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