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한(李涵)

2005년 11월, 제 딸이 생후 9개월이었을 때 남편이 갑자기 급성 골수성 백혈병 M5형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한 달도 채 안 되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때 제 나이 겨우 스물셋이었고, 마음이 너무나 고통스러웠습니다. ‘이렇게 젊은 나이에 남편도 없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아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가정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시댁 식구들은 시동생과 함께 살기를 권했습니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 지 1년 후, 저는 시동생과의 결혼에 동의했습니다. 그때 저는 아이에게 아빠의 병이 유전되지 않을까 걱정되어 전문가와 상담했는데, 전문가는 “유전될 가능성은 있지만 아이가 아직 어리니 너무 일찍 검사할 필요는 없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아이가 아빠처럼 백혈병에 걸려 제 곁을 떠날까 봐 늘 걱정과 불안 속에서 살았습니다. 게다가 시어머니도 저를 구박하고 화를 내는 일이 잦아 사는 게 의미 없게 느껴졌고, 여러 번 죽음까지 생각했지만 아이 때문에 겨우겨우 살아냈습니다.

2008년 11월, 저희 엄마와 한 자매님이 제게 전능하신 하나님의 말세 복음을 전해 주었습니다. 제가 집안 사정을 이야기하자 자매님은 이렇게 교제해 주었습니다. “사람의 이런 고통은 다 사탄이 가져다준 것입니다. 사람은 하나님께서 지으셨기에 하나님께서는 사람이 고통받는 것을 차마 보지 못하시고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와 사람을 구원하시어 사탄의 괴롭힘에서 벗어나게 해 주십니다. 앞으로 우리가 하나님을 믿고 따르며 하나님 말씀을 많이 읽고 진리를 깨닫게 되면 더는 고통스럽지 않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의 의지처이십니다.” 자매님은 제게 ’하나님은 전 인류의 운명을 주재한다’라는 하나님 말씀도 읽어 주었습니다. 하나님 말씀을 듣고 나니 마치 안정제라도 먹은 것처럼 마음이 놓였습니다. 이제 의지할 곳이 생긴 것 같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권병과 능력이 있으시고 천지 만물을 창조하실 수 있으며, 모든 사람의 운명을 주관하십니다. 제가 하나님을 잘 믿고 아이를 하나님께 맡기기만 하면 하나님께서 아이를 보호해 주실 것이었습니다. 그 후 저는 직장을 그만두고 적극적으로 예배하고 본분을 이행했습니다. 비바람이 불든 남편이 핍박하고 막든 저는 조금도 속박받지 않고 오직 본분을 잘 이행할 생각만 했습니다. 제가 수고하고 헌신하는 것을 보시면 하나님께서 분명 저를 축복해 주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후 몇 년간 딸아이는 감기조차 거의 걸리지 않을 정도로 건강하게 자랐습니다. 저는 하나님을 믿는 것이 정말 좋다고 느꼈고, 하나님을 따르려는 의지도 더욱 커졌습니다.

어느덧 딸이 열 살이 되던 해, 즉 2014년 연말이었습니다. 설을 쇠고 저는 외지로 가서 본분을 이행했습니다. 며칠 지나지 않아 시어머니에게서 딸이 감기로 열이 나는데 계속 낫지 않는다는 전화가 왔습니다. 저는 ‘그냥 흔한 병이겠지, 병원에 가보면 괜찮을 거야.’라고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보름쯤 지났을 때, 시어머니가 갑자기 빨리 돌아오라며 전화를 했습니다. 동네 병원에서 검사했는데, 아이의 피검사 결과 백혈구 수치가 너무 높아 백혈병일 수 있으니 시립 병원에 가서 다시 검사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소식을 듣고 저는 정신이 멍해졌습니다. ‘백혈병? 남편과 같은 병이잖아! 그 병에 걸리면 끝나는 거 아닌가? 남편도 그 병으로 한 달도 못 버텼는데, 우리 딸은 얼마나 더 살 수 있을까?’ 저는 두려움과 공포에 휩싸였고, 딸이 언제라도 제 곁을 떠날까 봐 걱정되었습니다. 저는 파트너 자매에게 간단히 사역을 인계하고 서둘러 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차에 앉아 있는 내내 눈물이 멈추지 않았고, 마음속으로는 제 마음을 평온하게 지켜 주시어 이 환경에 순종하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 끊임없이 기도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난 이제 막 리더로 뽑혀서 본분을 이행하고 있는데, 이건 어쩌면 하나님의 검증일지도 몰라. 하나님께 믿음을 보여야 해. 하나님께서 내 믿음을 보시면 아이의 병을 없애 주실 수도 있어. 어쩌면 그냥 빈혈일 수도 있고.’ 저는 마음속으로 하나님께 말씀드렸습니다. ‘하나님, 제 분량이 작은 것을 아실 겁니다. 제 딸이 백혈병이 아니도록 지켜 주세요. 집에 가서 아이 검사만 받고 사나흘 안에 본분 이행하러 돌아가겠습니다.’ 기도하고 나니 마음이 조금은 가라앉았습니다. 집에 돌아와 보니 딸의 얼굴은 초췌했고, 피부는 누렇게 떴으며, 입술에는 핏기 하나 없었고 입가 한쪽은 헐어 있었습니다. 저는 마음이 너무 아파 흐르는 눈물을 애써 참으며 고개를 돌렸습니다. 남편과 저는 아이를 데리고 시립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내내 저는 감정을 억누르려 애썼습니다. 한번 눈물이 터지면 걷잡을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후, 의사는 딸의 백혈구 수치가 매우 높고 적혈구와 혈소판 수치는 너무 낮아 현재로서는 백혈병으로 추정된다고 했습니다. 백혈병에는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과 급성 골수성 백혈병이 있다며 골수 천자 검사를 해보자고 권했습니다. 아이의 몸이 너무 약하니 검사 과정에서 상황을 잘 살피고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도 했습니다. 의사의 말을 듣고 나니 온몸에 힘이 쭉 빠지는 것 같았습니다. ‘이건 백혈병이잖아. 골수 검사 결과로 확진 판정을 받을 일만 남았을 뿐이라고. 아이가 어쩌다 이런 병에 걸렸을까?’ 생각할수록 괴로워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저는 마음속으로 쉴 새 없이 하나님께 따져 물었습니다. ‘하나님, 저는 진심으로 당신을 믿고 아이를 당신께 맡겼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아이가 이런 심각한 병에 걸린 것입니까? 하나님, 저는 하나님을 믿은 지 몇 년 되지 않아 분량이 작습니다. 아이가 잘못되면 저는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고통스럽고 힘든 기다림 속에서, 저는 제 마음을 하나님 앞에서 평온하게 지켜달라고 끊임없이 기도했습니다.

저는 시련 속에서 자녀를 잃고도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았던 욥을 떠올리며, 몰래 MP5 플레이어를 켜서 하나님의 말씀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이 사탄에게 말했다. “내가 그의 소유물을 다 네 손에 붙이노라 오직 그의 몸에는 네 손을 대지 말지니라”. 이 말씀이 끝나자 사탄은 물러갔다. 곧이어 욥은 갑작스럽고 맹렬한 공격을 받았다. 먼저 소와 나귀를 빼앗기고, 종들이 살해당했다. 이어서 양 떼와 종들이 불에 타 죽었으며, 그 후에는 낙타가 약탈당하고, 종들이 죽임을 당했다. 마지막에는 그의 자녀들도 목숨을 잃었다. 이것은 욥이 받은 첫 번째 시험으로, 이 일련의 공격에 그는 고통을 받았다. 이 공격에서 사탄은 하나님의 명령대로 욥의 재산과 자녀들만 목표로 삼았으며, 욥 본인에게는 해를 가하지 않았다. 그러나 욥은 거액의 재산을 가진 엄청난 부자에서 순식간에 빈털터리로 전락했다. 이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충격은 그 어떤 사람도 감당하거나 똑바로 직면하기 힘든 것이었다. 그러나 욥은 그의 비범한 일면을 보여 주었다. 성경에는 “욥이 일어나 겉옷을 찢고 머리털을 밀고 땅에 엎드려 경배하며”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는 욥이 재산과 자녀를 잃고 난 후에 보인 첫 번째 반응이었다. 우선, 욥은 놀라지도 당황하지도 않았으며, 분노와 증오는 더더욱 없었다. 여기에서 욥이 마음속으로 이 모든 재앙은 결코 우연이나 사람에게서 비롯된 일이 아니며, 보응이나 징벌이 임한 것도 아니라, 여호와의 시련이 임해 여호와가 자신의 재산과 자녀를 거두어 간 것이라고 확신했음을 알 수 있다. 이때 욥의 마음은 매우 차분했으며, 정신도 매우 맑았다. 욥은 순전하고 정직한 인성을 지녔기에 이성적이고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닥친 재앙을 정확히 판단하고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그리하여 그는 보통 때와 다른 침착함을 보였다. 즉, 일어나 겉옷을 찢고 머리털을 밀고 땅에 엎드려 경배한 것이다. ‘겉옷을 찢었다’는 것은 그가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벌거숭이임을 의미하고, ‘머리털을 밀었다’는 것은 갓 태어난 아기처럼 하나님 앞에 돌아가겠다는 것을 뜻한다. 또 ‘땅에 엎드려 경배했다’는 것은 그가 벌거숭이로 세상에 왔고 지금도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으며, 갓난아기처럼 자신을 하나님께 돌려 드리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에게 닥친 그 모든 일에 대한 욥의 태도는 어떤 피조물도 보여 줄 수 없는 것이었다. 여호와에 대한 그의 믿음은 믿음의 차원을 넘어섰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에 대한 욥의 경외와 순종이었다. 욥은 하나님이 내려 준 복에 감사했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이 모든 것을 거두어 간 것에 대해서도 감사했으며, 나아가 자신이 가진 모든 것, 심지어 목숨까지도 자발적으로 하나님께 돌려 드릴 수 있었다.』(＜말씀ㆍ2권　하나님을 알아 가는 것에 관하여ㆍ하나님의 사역과 하나님의 성품, 하나님 자신 2＞ 중에서), 『욥이 보여 준 하나님에 대한 경외와 순종은 인류의 모범이 된다. 그의 순전함과 정직함은 사람이 갖춰야 할 최고 수준의 인성이었다. 욥은 하나님을 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느꼈다. 그로 인해 그는 하나님을 경외했으며, 하나님을 경외하기에 하나님께 순종하였다. 그리하여 하나님이 그의 모든 것을 마음대로 거두어 가도 전혀 원망하는 바가 없었으며, 게다가 땅에 엎드린 채 하나님이 자신의 육체를 당장 거두어 갈지라도 원망 한마디 없이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욥의 이러한 모든 모습은 순전하고 정직한 인성에서 비롯된 것이었다.』(＜말씀ㆍ2권　하나님을 알아 가는 것에 관하여ㆍ하나님의 사역과 하나님의 성품, 하나님 자신 2＞ 중에서) 욥은 자녀가 죽고 재산을 빼앗기는 상황에서도 따지지도 원망하지도 않았고, 자신은 하나님을 믿는데 왜 자녀와 재산을 잃어야 하냐고 말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는 그 일이 하나님의 허락하에 임한 것임을 알고 냉정하게 대처하며 입으로 죄를 짓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땅에 엎드려 하나님을 경배하며 “주신 자도 여호와시요 취하신 자도 여호와시오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찌니이다”(욥 1:21)라고 말했습니다. 욥에게는 하나님에 대한 진실한 믿음과 순종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딸이 백혈병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딸이 언제라도 제 곁을 떠날까 두려워 하나님께서 지켜 주시고 축복해 주시지 않는다며 원망했고, 마음속으로 하나님께 따져 물으며 딸을 잃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다. 하나님께 순종하는 마음이 조금도 없이, 하나님을 원망하고 따져 물으며 요구까지 하는 제 모습은 욥에 비하면 너무나 비이성적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제가 하나님을 무척 사랑한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일이 닥치고 보니 제 믿음에 불순물이 섞여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하나님께 축복과 은혜를 받으려 했고, 하나님께서 제 딸에게 아빠의 백혈병이 유전되지 않도록 지켜 주시기를 바랐습니다. 저는 하나님을 믿을 때 하나님을 이용하고, 하나님과 거래하며, 하나님을 기만하고 있었던 것이고, 진심으로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이 모든 것을 깨닫고 나니 마음이 너무 괴롭고 하나님께 죄송스러워, 얼른 아무도 없는 곳으로 피해서 울며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이 말씀을 보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욥을 본받아 당신의 주재와 안배에 순종하고자 합니다. 만약 아이가 백혈병에 걸린 것이라면, 순순히 받아들이고 순종하겠습니다.” 하나님 말씀의 인도가 있으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고, 현실을 마주할 용기도 생겼습니다.

검사 결과가 나온 후, 의사는 아이가 백혈병에 걸린 게 확실하며, 일반적인 백혈병이 아닌 치료가 매우 어려운 골수성 M5형이라고 했습니다. 의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이가 너무 오랫동안 열이 났고, 너무 늦게 왔습니다. 병세가 이미 악화되어 항암 치료를 하는 것조차 위험합니다. 돈이 있다면 골수 이식을 해볼 수는 있지만, 이식을 한다고 해도 아이의 목숨을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이 병의 생존율은 백만분의 일이며, 길어야 석 달밖에 살지 못합니다. 게다가 항암 치료 기간에는 아이가 밥도 못 먹고 구토와 탈모 증상이 나타날 것입니다. 아이의 몸이 너무 약해서, 항암 치료 중에 견뎌내지 못하면 언제든 생명이 위험할 수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 합니다.” 의사의 말을 듣고 저는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아이가 이렇게 어린데, 항암 치료를 견디지 못하면 언제든 목숨을 잃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애원하는 어조로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의사는 아이가 길어야 석 달밖에 못 산다고 합니다. 항암 치료를 견디지 못하면 언제든 세상을 떠날 수 있답니다. 하나님, 저는 몇 년간 집을 떠나 본분을 이행하며 아이와 함께해주지 못했습니다. 가족이 막고 이웃과 친척들이 비웃어도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수고하고 헌신한 것을 봐서라도 아이가 조금만 더 살게 해 주실 수 없겠습니까? 아이를 좀 더 돌보며 아이에게 진 빚을 갚게 해 주십시오.” 기도를 마치고 나니, 제가 하나님께 그렇게 요구하는 것이 얼마나 비이성적인 행동인지 깨달았습니다. 저는 ‘너는 하나님을 믿음에 있어 어려움과 환난이 조금도 없기를 바란다’, ‘모래가 날려도 네 얼굴은 때리지 않으며’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떠올렸고, 사람이 없는 틈을 타 얼른 MP5 플레이어를 켜서 하나님의 말씀을 보았습니다. 『너는 하나님을 믿음에 있어 어려움과 환난, 고통이 조금도 없기를 바란다. 너는 늘 이런 가치 없는 것들만 추구하고, 정작 생명은 한 푼의 가치도 없다고 여기며 자신의 사치스러운 생각을 진리보다 앞자리에 놓는다. 너는 너무도 무가치한 사람이다! 네가 돼지처럼 산다면 개돼지 따위와 무슨 차이가 있겠느냐? 진리를 추구하지 않고 육적인 것을 좋아하는 자는 모두 짐승 아니겠느냐? 영이 없는 죽은 자는 모두 걸어 다니는 송장 아니겠느냐? 내가 너희 가운데서 얼마나 많이 말했더냐? 내가 너희 가운데서 행한 사역이 적더냐? 너희 가운데서 너희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공급했느냐? 그런데 너는 어째서 얻지 못했느냐? 또 무슨 불평이 있단 말이냐? 네가 얻지 못한 것은 육을 너무 귀하게 여긴 탓이 아니더냐? 네 생각이 너무 사치스러운 탓이 아니더냐? 네가 너무 어리석은 탓이 아니더냐? 너는 이 복을 얻지 못한다면 하나님이 너를 구원하지 않았다고 원망할 수 있겠느냐? 너는 하나님을 믿은 뒤 평안만 얻고자 한다. 자식에게 병이 없고, 남편에게 좋은 직업이 있고, 아들이 좋은 배우자를 찾고, 딸이 좋은 남자와 결혼하고, 너의 우마가 밭갈이를 잘하고, 한 해의 농사가 잘되길 바란다. 네가 추구하는 것들은 이런 것들이다. 너는 오직 편안하게 살기만을 바라고, 너의 집에 나쁜 일이 생기지 않길 바라며, 바람이 불어도 네 몸에는 불지 않고, 모래가 날려도 네 얼굴은 때리지 않으며, 홍수가 나도 네 집의 곡식은 잠기지 않고, 모든 재난이 너와 무관하길 바란다. ‘하나님의 품속’에서 살고 안락한 보금자리에서 생활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너처럼 육적인 것만 추구하는 못난 놈에게 마음이 있다고 할 수 있겠느냐? 영이 있다고 할 수 있겠느냐? 너는 짐승 아니겠느냐? 아무 대가도 없이 참도를 네게 베풀어 주었는데 너는 추구하지 않는다. 너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 맞느냐? 진정한 인생을 베풀어 주었는데 추구하지 않는다. 그럼 너는 개돼지 따위가 아니겠느냐? 돼지는 인생을 추구하지 않고 깨끗함을 바라지도 않으며 인생이 무엇인지 모른 채 날마다 배불리 먹고 쿨쿨 잠만 잔다. 참도를 베풀어 주었건만 너는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그런 돼지 같은 삶을 계속하고 싶으냐? 그런 사람이라면 살아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베드로의 체험 ― 형벌과 심판에 대한 인식＞ 중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바로 제 내적 상태를 폭로하고 계셔서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제가 그 몇 년간 열정적으로 본분을 이행한 것은 진리를 추구하고 하나님께 순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집안이 평안하고 아이가 아프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세 사역을 받아들인 후, 저는 하나님께서 사람의 운명을 주관하시고 사람을 구원하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하나님을 의지처로 삼았고, 하나님을 믿으면 마치 안전한 금고에 들어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님께 복을 받기 위해 저는 적극적으로 본분을 이행했고, 가족이 어떻게 막든, 이웃과 친척들이 어떻게 비웃든 조금도 속박받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의사가 아이가 길어야 석 달밖에 못 살고, 항암 치료를 견디지 못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고 했을 때, 저는 딸을 잃을까 두려워 하나님께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제가 수고하고 헌신한 것을 봐서라도 아이가 조금만 더 살게 해 달라고 한 것입니다. 딸의 병을 통해 복을 받으려던 제 속셈이 완전히 드러났습니다. 저는 하나님을 믿고 본분을 이행하면서 하나님을 이용하고 기만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교계 사람들은 하나님을 믿으면서 오직 복 받기만을 바랍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사역과 성품을 모르고, 하나님께 순종할 수 없으니, 끝까지 믿어도 하나님께 인정받지 못합니다. 지금 하나님께서는 심판하고 정결케 하는 사역을 하고 계신데, 저는 진리와 성품 변화를 추구하지 않고 오직 복 받기만을 바랐으니, 그것이 교계 사람들과 다를 게 무엇이었겠습니까? 그때서야 저는 하나님께서 이런 환경을 통해 저를 정결케 하시고 구원하시려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저는 제 안에 있는 패괴와 불순물, 그리고 사탄 성품을 영원히 알지 못했을 것입니다. 저는 크게 뉘우치며 하나님께 회개했고, 더 이상 하나님께 요구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본분은 제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니, 저의 수고를 내세워 하나님께 요구해서는 안 되었습니다. 저는 아이를 하나님께 맡겨 하나님께서 그 모든 것을 주재하고 안배하시게 하고자 했습니다. 아이가 하루를 더 살면 그 하루 동안 아이를 돌보고, 얼마나 더 살지는 하나님의 지배에 맡기기로 했습니다.

그 후 항암 치료 기간에 딸아이는 구토도 하지 않았고 별다른 고통스러운 반응 없이 밥도 아주 잘 먹었습니다. 반면, 주변의 다른 환자 몇몇은 구토가 심해 밥도 못 먹고 열까지 나며 합병증이 심각했는데, 이 모든 것을 보며 저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지켜주고 계심을 알았습니다. 하지만 보름 후, 딸아이가 코를 후벼 상처가 나는 바람에 감염이 되고 말았습니다. 처음에는 코가 아프다고 하더니 며칠 뒤에는 머리가 아프다고 했습니다. 의사가 말했습니다. “백혈구 수치가 떨어져서 저항력이 없는 상태입니다. 코의 감염이 전신 염증 반응을 일으켰고,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두통은 바이러스가 뇌까지 감염되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뇌에서 퍼지면 통제하기 어렵고, 심해지면 개두술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 돈이 더 많이 들 뿐만 아니라 생명도 위험해집니다.” 의사가 돌아간 후, 남편이 제게 말했습니다. “돈이 좀 있었으면 치료를 몇 번 더 받게 해서 아이를 몇 달이라도 더 살게 할 수 있었을 텐데, 지금 우리 수중에 있는 돈으로는 한 번 치료받기도 힘들어.” 그러면서 남편은 제가 돈을 벌지 않은 것을 탓했습니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아이를 좀 더 치료할 수 있었을 거라는 것이었습니다. 남편의 말을 듣고 저는 마음이 너무 괴로웠습니다. ‘만약 바이러스가 정말 뇌까지 감염시킨다면, 지금 가진 돈으로는 치료 한 번 받는 비용도 감당하지 못할 텐데, 앞으로 돈을 어디서 구하지? 치료를 포기하면 아이는 언제 죽을지 모르고, 그럼 다시는 아이를 볼 수 없게 될 거야.’ 생각할수록 고통스러웠습니다. ‘지난 몇 년간 나는 직장을 그만두고 새 신자를 양육하고 복음을 전하느라 돈을 벌지 않았어. 만약 그때 직장을 그만두지 않았더라면, 그동안 번 돈으로 아이를 좀 더 치료해 줄 수 있었을 텐데.’ 그 순간 저는 제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건 하나님을 원망하는 거잖아?’ 저는 제 마음을 지켜달라고 하나님께 조용히 기도했습니다. 저는 하나님의 말씀을 봐야 하고 하나님의 말씀이 없이는 굳게 설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딸에게 말했습니다. “엄마가 집에 가서 밥 해올게. 너도 어린 그리스도인이니까, 머리 아프면 하나님께 많이 기도해야 한다.” 딸이 대답했습니다. “네, 엄마. 기꺼이 기도할게요.”

집에 돌아간 후, 저는 MP5 플레이어를 켜서 하나님의 말씀을 보았습니다. 『사람들은 하나님의 지배와 주재를 알지 못하는 탓에 늘 반항심을 가지고 패역한 태도로 운명과 마주한다. 사람은 하나님의 권병과 주재, 그리고 정해진 운명에서 벗어나 그들이 처한 상황과 운명을 바꾸고 싶어 한다. 그러나 이는 결코 성공할 수 없는 헛된 바람일 뿐, 곳곳에서 좌절을 맛보게 된다. 영혼 깊은 곳에서의 이런 몸부림은 고통스러운 것이며, 그 고통은 마음 깊이 새겨지고 사람의 생명을 낭비하게 만든다. 그 고통의 원인은 무엇일까? 하나님의 주재 탓일까, 아니면 사람의 운명이 나쁜 탓일까? 둘 다 틀렸다. 한마디로 말해, 사람들이 가는 길, 사람들이 선택한 생존 방식이 근본적인 원인이다.』(＜말씀ㆍ2권　하나님을 알아 가는 것에 관하여ㆍ유일무이한 하나님 자신 3＞ 중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모든 사람의 운명은 하나님께서 정해 놓으신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딸이 그 병에 걸린 것은 겉으로 보기에는 아빠에게서 유전된 것이었지만, 사실은 그 또한 하나님의 주재이며, 그런 고통을 받는 것 역시 딸의 운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 능력으로 아이의 운명을 바꾸려 했고, 돈이 있으면 좀 더 치료해서 아이의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은 제가 하나님의 주재를 알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웃 마을에 백혈병에 걸린 아이가 있었는데, 그 집은 치료해 줄 돈이 있었지만 아이는 치료를 시작하고 몇 달 만에 죽고 말았습니다. 돈으로도 사람의 생명을 연장할 수는 없습니다. 사람의 생사는 모두 하나님께서 주재하고 안배하시며, 수명이 다하면 아무리 많은 돈으로도 목숨을 구할 수 없는 것입니다! 욥이 자녀를 잃었을 때, 그 역시 마음이 고통스럽고 괴로웠지만 입으로 죄를 짓거나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고 하나님의 주재와 안배에 순종할 수 있었습니다. 아브라함은 백 세에 아들을 얻었지만, 하나님께서 그 아들을 바치라고 하셨을 때 마음속에 고통과 아쉬움이 있었음에도 하나님의 주재에 순종하며 하나님께 따지거나 조건을 내걸지 않고 결국 이삭을 바쳤습니다. 욥과 아브라함은 고통 속에서도 하나님의 주재와 안배에 순종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에게는 하나님에 대한 경외와 순종이 있었고, 정에 얽매여 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하나님을 믿은 처음부터 그때까지 늘 정에 얽매여 살았고, 하나님의 배치에 순종하지 못했으며, 늘 하나님께서 딸아이를 평안무사하도록 지켜 주시기를 바라며 하나님께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저는 너무나 비이성적이었습니다! 그런 생각들을 하고 나니, 아이의 병이 그다지 걱정되지 않았습니다.

병원에 돌아오자 아이가 제게 말했습니다. “엄마, 저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봤어요. 엄마가 가고 나서 또 머리가 아팠는데, 하나님께 기도했더니 머리가 안 아파졌어요.” 그 후로 딸아이는 다시는 머리가 아프지 않았고, 뇌에 바이러스가 퍼지지도 않았습니다. 저는 마음속으로 끊임없이 하나님께 감사드렸습니다. 딸아이는 병원에서 매일 하나님께 기도하며 점차 항암 치료에 적응했고, 병세는 기본적으로 안정되었습니다. 어느덧 일 년이 흘렀지만 아이의 병세는 악화되지 않았습니다. 어느덧 2016년 4월, 일곱 번째 항암 치료를 받을 때가 되었습니다. 당시 딸아이는 기침을 조금 했는데, 검사 결과 바이러스가 재발해 폐까지 감염되었고, 처음보다 상황이 더 심각한 고위험 상태로 언제든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그 말을 듣고 저는 말할 수 없이 슬펐고, 아이의 수명이 다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제게 힘을 주시어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고 순종하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그때는 치료비가 너무 많이 나와 저희로서는 더 이상 감당할 수가 없었습니다. 간호사가 치료비 납부를 재촉하자 아이는 그 말을 듣고 슬퍼하며 말했습니다. “엄마, 약을 끊으면 나 죽는 거야?” 그 후 아이는 제게 쪽지를 써서 주었습니다. “나는 왜 이런 병에 걸렸을까? 아직 이렇게 어린데, 학교도 가고 싶고, 죽고 싶지 않아. 아직 이 세상을 다 누려보지도 못했는데….” 아이의 말을 보고 저는 가슴이 찢어지는 듯 아팠습니다. 아이의 목숨이 하나님의 손에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여전히 아이를 잃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 후, 저는 하나님의 말씀을 보았습니다. 『한 생령의 죽음, 육체 생명의 마감은 이 생령이 물질세계에서 영계로 들어감을 의미하고, 새 생명의 탄생은 이 생령이 영계에서 물질세계로 넘어와 자신이 맡고 담당한 역할을 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이 가는 것도, 오는 것도 모두 영계의 사역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사람이 오는 것, 한 사람이 어떤 가정, 어느 시대, 어느 시각에 와서 어떤 역할을 맡는지는 모두 영계에서 하나님이 적절히 안배하고 정했다. 그러면 이 사람의 일생, 해야 할 일, 가야 할 길은 영계의 안배대로 조금도 어긋남 없이 전개된다. 그리고 이 육의 생명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어디서 끝나는지도 영계에서는 분명하게 알고 꿰뚫어 보고 있다. 하나님은 물질세계를 주재하고 영계도 주재하고 있기 때문에 한 영혼의 정상적인 생사윤회를 그르치지 않고, 한 영혼의 생사윤회를 잘못 안배하지도 않는다. 영계의 각 직위에 있는 일꾼은 하나님의 지시와 하나님의 규정에 따라 그들의 임무를 수행하며 그들이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인류 세계에서 사람에게 보이는 모든 물질 현상이 아무 혼란 없이 질서 정연하게 일어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이 법칙에 따라 만물을 주재하기 때문이자 하나님의 권병이 모든 것을 주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주재하는 모든 것에는 인류가 살아가는 물질세계는 물론, 인류 뒤에 있는, 사람이 볼 수 없는 영계도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인류가 좋은 생활과 좋은 생존 환경을 원한다면 사람이 볼 수 있는 모든 물질세계의 공급 외에, 인류를 위해 생령을 관리하는 영계의 질서 있는 공급도 필요한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만물 생명의 근원이라고 했는데, 이 ‘만물’에 대해 오늘 한 가지 더 알게 되지 않았느냐? (네.)』(＜말씀ㆍ2권　하나님을 알아 가는 것에 관하여ㆍ유일무이한 하나님 자신 10＞ 중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보고 저는 깨달았습니다. 사람의 목숨은 모두 하나님께서 주재하고 안배하시는 것이며, 모든 영혼이 오고 가는 것에는 다 사명이 있고, 한 사람의 생사는 영계에서 하나님께서 조금의 오차도 없이 다 안배해 놓으셨다는 것을요. 사람의 영혼이 영계로 돌아가는 것 또한 하나님의 손에 있으며, 하나님께서는 다 적절하게 안배하십니다. 모든 사람의 수명의 길고 짧음은 이미 하나님께서 정해 놓으신 것이니, 저는 마땅히 하나님의 주재와 안배에 순종하여 아이의 죽음을 담담하게 마주해야 했습니다. 그 모든 것을 깨닫고 나서, 저는 딸에게 이렇게 교제해 주었습니다. “우리 모든 사람은 영계에서 고독하게 떠도는 영체인데,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 물질세계로 오게 해 주셨기 때문에 우리가 하나님이 지으신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는 거야. 우리의 이 숨결은 하나님께서 주신 거고, 만약 하나님께서 이 숨결을 주시지 않았다면 엄마가 널 낳았어도 너는 살 수 없었을 거야. 어떤 아이들은 태어나자마자 죽기도 하잖아. 너는 적어도 이렇게 커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모든 것을 누렸으니, 그 아이들보다 훨씬 낫지 않니? 그러니 얼마나 오래 살든, 우리는 하나님의 안배에 순종해야 해.” 아이는 제 말을 듣고는 덜 무서워했습니다. 퇴원 후, 딸아이는 친구들과 함께 놀며 무척 밝아 보였습니다. 딸은 제게 말했습니다. “엄마, 하나님께서 하루를 더 살게 해 주시면 그 숨결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할 거야. 언젠가 내 수명이 다하면 순종할게.” 두 달 후인 2016년 6월 26일, 딸아이는 영원히 제 곁을 떠났습니다. 하나님 말씀의 인도가 있었기에, 저는 딸의 죽음을 올바르게 대할 수 있었고, 마음이 아주 담담했습니다.

그 고통스러운 시간 속에서, 저를 한 걸음 한 걸음 이끌어 주신 것은 바로 하나님의 말씀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하여 일을 바라보게 하셨고, 복을 받기 위해 하나님을 믿었던 저의 그릇되고 터무니없는 관점을 알게 하셨으며, 사람의 생사가 모두 하나님께서 정해 놓으신 것임을 알게 하셨습니다. 그리하여 딸의 죽음을 담담하게 마주하고 고통 속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저는 하나님의 말씀이 곧 진리요, 길이요, 생명임을 진실로 체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