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 돈을 요구한 경찰
2009년 7월의 어느 날, 어떤 자매가 급히 저희 집으로 달려와 교회 리더가 잡혀갔으며, 교회의 인수증 몇 개도 경찰이 가져갔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저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바짝 긴장했습니다. ‘우리 집에도 교회 돈 일부가 보관되어 있어. 인수증에는 나와 남편 이름이 쓰여 있을 텐데 그게 경찰의 손에 들어갔다면 틀림없이 우리를 잡으러 올 거야. 교회 재산도 빼앗기게 될 거야.’ 그래서 저희는 급히 돈을 다른 곳으로 옮겼습니다.
며칠 후, 치안 보위 사무 주임이 경찰 20여 명과 함께 저희 집에 쳐들어왔습니다. 교회 돈 인수증을 손에 든 경찰이 질문했습니다. “이거, 너희가 작성한 거지? 보관하고 있던 25만 위안 빨리 내놔!” 순간 당황한 저는 급히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제게 믿음과 힘을 더해 주십시오. 저는 절대 유다가 되지 않고 당신을 배반하지 않겠습니다.’ 기도를 마쳤을 때 하나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온 우주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 중에 내가 결정하지 않는 일은 단 하나도 없다. 내 손에 달려 있지 않은 일이 있느냐?』(<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하나님이 전 우주를 향해 한 말씀ㆍ제1편> 중에서) 저는 ‘만사와 만물은 하나님 손안에 있어. 그러니 하나님께 의지해 이 환경을 마주해야 해.’라고 생각했습니다. 곧이어 경찰이 또 캐물었습니다. “너희한테 돈을 보관하라고 한 사람이 누구야? 빨리 돈 내놔!” 저는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그건 하나님의 선민이 하나님께 바친 제물인데, 너희와 무슨 상관이 있지? 내가 왜 너희한테 그 돈을 줘야 하는데?’ 저희가 가만히 있자 경찰은 남편의 머리를 잡고 거세게 벽에 박아 대며, 돈을 어디에 두었는지 추궁했습니다. 저는 화도 났지만, 또 무척 초조해졌습니다. 남편은 예전에 교통사고를 크게 당해 몸이 좋지 않았습니다. 저런 식의 학대를 버틸 수 있을 리 만무했죠. 치안 보위 사무 주임이 경찰에게 말했습니다. “이 사람은 병이 있어서 툭하면 정신을 잃고 쓰러집니다.” 그러자 인명사고가 날 것을 우려한 경찰이 어쩔 수 없이 손을 멈췄습니다. 이어서 그들은 저를 다른 방으로 끌고 가 오토바이에 묶어 두고 악랄하게 추궁했습니다. “25만 위안, 어디에다 놨어? 말만 하면 바로 풀어 줄게. 그럼 체면 구길 일도 없을 거야. 하지만 말 안 한다? 그럼 험한 꼴 보게 될 거야!” 제가 침묵을 지키자 경찰 10여 명은 미친 듯이 집 안을 수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집 안팎과 수납장, 침대 아래 등을 뒤지는 건 물론이고, 심지어는 TV와 세탁기 내부까지 수색했죠. 엎드려서 바닥을 두드려 보기도 하고, 여기저기 흩어져 벽을 두드려 대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벽이나 바닥이 비어 있는 것 같다 싶으면 바로 부숴서 안쪽을 확인했고요. 잠시 후 흥분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찾았다! 찾았어!” 한 경찰이 신나게 가방을 들고 뛰어와서 돈을 세기 시작했습니다. 총 12만 1,500위안이었죠. 저는 경찰에게 그건 저희 집 돈이라고 말했지만, 경찰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돈이 25만 위안이 안 되자 계속 집을 수색했습니다. 구석구석 틈새 하나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었죠. 개집을 부수고, 대리석 식탁을 산산조각 냈으며, 지붕의 굴뚝까지 망가뜨렸습니다. 돈을 찾겠다고 방바닥을 전부 걷어 내고, 마당 나무 아래 흙도 파냈습니다…. 저는 집이 난장판으로 바뀌는 모습을 두 눈 시퍼렇게 뜬 채로 지켜봐야 했습니다. 마음속에서는 울화통이 터졌습니다. ‘공산당이 교회 돈을 강탈하려고 온갖 비열한 짓거리를 다 하는구나. 진짜 마귀야!’ 화가 나는 한편 걱정도 됐습니다. 남편은 교통사고를 당한 후로 힘든 일을 할 수 없었기에 저희 집 경제 활동은 제가 책임져 왔습니다. 그런데 가족들이 몇 년간 아껴 먹고 덜 쓰며 어렵게 모은 피 같은 돈을 전부 빼앗겼으니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싶었죠. 게다가 저희 아들은 성인이 되어 결혼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결혼식을 치를 돈까지 전부 잃게 됐으니 이 상황을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하나님께 기도하며 인도해 달라고 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도를 마쳤을 때, 사탄이 욥을 시험하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욥은 온 산의 소와 양을 하룻밤 새에 강도에게 빼앗겼고, 오랫동안 축적한 부를 전부 잃었습니다. 또 열 명의 자녀가 모두 목숨을 잃었고, 그의 온몸에는 악창이 났지만, 원망하지 않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주신 자도 여호와시요 취하신 자도 여호와시오니 여호와의 이름이 찬송을 받으실찌니이다”(욥 1:21) 욥은 그렇게 큰 시련을 겪으면서도 굳게 서서 사탄을 부끄럽게 했습니다. 오늘 경찰이 미친 듯이 저희 집을 수색하고 돈을 약탈해 가는 것은 사탄의 시험이자 공격이었습니다. 저는 마땅히 욥을 본받아 하나님께 의지하고 믿음으로 이 환경을 겪어야 했습니다. 무슨 일이 벌어지든 교회 돈을 팔아넘겨선 안 되고, 굳게 서서 하나님을 증거해야 했습니다.
경찰은 다음 날 새벽 2~3시까지 계속 집을 뒤졌지만, 7시간 넘게 이어진 수색에도 돈을 더 찾아내지는 못했습니다. 남편이 구타로 정신을 잃고 쓰러지자 경찰들은 저를 경찰 숙소에 가둬 두고 심문했습니다. 방으로 끌려 들어갔을 때, 사복 경찰 네다섯이 안쪽에서 기다리고 있었죠. 하나같이 사나운 인상을 한 그들은 저를 보며 수상쩍게 입꼬리를 올렸습니다. 그 모습을 보자 등줄기가 오싹해지고 겁이 덜컥 나면서 손이 덜덜 떨렸습니다. 저는 급히 하나님께 기도하며 믿음을 더해 달라고 구했습니다. 기도를 마쳤을 때, 다니엘이 사자 굴에 떨어진 일화가 떠올랐습니다. 하나님께서 지켜 주신 덕분에 그는 사자에게 잡아먹히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손안에 있습니다. 사탄이 잔인하고 악독해도 하나님은 그것에게 선을 정해 놓으셨죠. 하나님의 허락 없이는 그들도 저를 해하지는 못합니다. 그러니 하나님께 의지해 굳게 서야 했습니다. 그때, 공안국 정치 위원이 종이 한 장을 들고 와서는 무슨 내용인지 말해 주지도 않고 다짜고짜 서명하라고 했습니다. 제가 서명하지 않자 그는 30cm 길이의 플라스틱 봉을 들고 제 손과 입을 세게 내리쳤습니다. 얼마 안 가 제 손과 입은 퉁퉁 부어올랐죠. 이어서 그는 제 옆에 있던 경찰 둘에게 명령했습니다. “이 인간, 재우지 마. 이틀 동안 고생 좀 하면 무너질 거야. 그때는 다 불겠지.” 그는 또 제게 독한 소리를 퍼부었습니다. “돈의 행방을 안 불면 너희 집을 전부 헐어 버리겠어!” 그 말을 듣자 무척 걱정됐습니다. ‘우리가 힘들게 마련한 집이 고작 몇 시간 만에 쑥대밭이 되었지. 저 잔인한 자들은 무슨 짓이든 저지를 거야. 내가 교회 돈의 행방을 말하지 않으면 정말 우리 집을 헐어 버릴지도 몰라. 어쩌면 나를 괴롭혀서 죽게 할 수도 있겠지.’ 생각하면 할수록 두려워진 저는 끊임없이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그때, 예수님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몸은 죽여도 영혼은 능히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직 몸과 영혼을 능히 지옥에 멸하시는 자를 두려워하라”(마 10:28) 하나님의 말씀에서 저는 믿음과 용기를 얻었습니다. 제 목숨은 하나님의 손안에 있습니다. 경찰이 아무리 난폭하게 굴어도 그저 제 몸을 해할 뿐이죠. 하나님의 허락 없이는 그들도 저를 어찌하지 못합니다. 하나님께서 경찰이 제 목숨을 거둬가고 저희 집을 헐어 버리는 것을 허락하신대도 저는 순종할 것입니다. 여기까지 생각하자 더는 그렇게 두렵지 않았습니다. 이어서 경찰은 저를 의자로 끌고 가 수갑을 채웠습니다. 그들은 제가 눈을 감을 때마다 거칠게 다리를 걷어찼습니다. 그렇게 밤새 시달려 한숨도 자지 못했죠.
이튿날 오전, 경찰 몇 명이 돌아가며 돈의 행방을 캐물었습니다. 정치 위원은 의뭉스러운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네가 보관하던 돈, 어디에다 뒀어? 인수증에 25만 위안이라고 적혀 있는데, 왜 그것밖에 안 남은 거야? 나머지 돈은 어디 갔어?” 저는 고개를 숙이고 침묵을 지켰습니다. 그러자 그는 조바심을 치며 추궁했습니다. “남은 돈, 너희가 다 써 버린 거 아니냐? 빨리 말해!” 저는 ‘우리는 교회 재물을 탐하지 않아. 이건 하나님 선민들이 하나님께 바친 제물이야. 하나님의 제물을 탐하는 자는 모두 마귀이니 저주받아 마땅하며, 지옥에 떨어져 징벌받을 거야!’라고 생각했습니다. 정치 위원은 돈의 행방을 알아내려고 듣기 좋은 말로 저를 구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빨리 말해. 말만 하면 바로 가족들 곁으로 보내 줄게.”라고 말했다가 또 “나도 너희 마을에서 복역한 적이 있어. 그러니까 우리는 동향인이나 마찬가지지. 정보만 얘기해 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야.”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정말 교활하고 간사한 자들이구나. 이들의 속임수에 당할 수는 없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어서 또 다른 경찰이 말했습니다. “네가 25만 위안을 보관했잖아? 그런데 너희 집엔 12만 1,500위안밖에 없었지. 나머지 돈은 몇 년 동안 상환할 생각이야? 차용증만 쓰면 바로 집에 돌려보내 줄게. 어때?” 그 말에 정말 화가 나고 치가 떨렸습니다. 저희 집 돈을 전부 털어가 놓고 이제 차용증까지 쓰라니, 염치가 없어도 이렇게까지 없을 수가 있을까요!
새벽 1시경, 경찰은 계속 교회 돈의 행방을 캐물었습니다. “그 돈이 어디서 난 건지 알아? 그건 다 인민들의 피와 땀이야. 그러니 인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저는 그의 추악한 몰골을 보며 역겨움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돈은 하나님의 은총을 입은 선민들이 피땀 흘려 번 것이었습니다. 그걸 하나님께 바친 거였고요. 그러니 그 돈은 너무도 당연한, 하나님의 제물이었습니다. 인민의 피땀 어린 돈과는 일말의 상관도 없었죠. 그러니 그의 말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 아닐까요? 중국 공산당 경찰의 이런 촌극을 보면서 저는 그들의 사악한 몰골을 철저히 깨닫고, 마음속 깊이 혐오와 경멸을 느꼈습니다. 더더욱 그들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죠. 제가 계속 침묵을 지키자 경찰 둘은 돌아가며 제 뺨을 후려치기 시작했습니다. 얼마나 맞았을까요? 그들은 때리다가 지쳤는지, 플라스틱 표지가 붙어 있는 공책을 들고 구타를 계속했습니다. 너무 맞아 눈앞이 핑핑 돌고 머리가 어질어질해졌습니다. 얼굴은 불붙은 것처럼 화끈거렸고요. 이어서 그들은 수갑에 전기봉을 갖다 댔습니다. 전류가 순식간에 온몸으로 흐르며 모든 신경이 마비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싶었죠. 그런데도 그들은 저를 놓아주지 않고, 가죽 구두 앞코로 제 종아리를 걷어차고 구두 뒷굽으로 제 발을 짓밟았습니다. 저는 끔찍한 통증을 느꼈습니다. 잔인한 구타가 끝나자 저는 온몸이 녹초가 되었고, 눈앞이 빙빙 돌았습니다.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것 같았죠. 저는 마음속으로 계속 하나님께 기도하며, 제게 고통을 감내할 의지를 주시어 굳게 설 수 있게 해 달라고 구했습니다. 기도를 마쳤을 때, <온전케 되려면>이라는 하나님 말씀 찬양이 떠올랐습니다. 『고난이 닥쳤을 때 육을 돌보지 않고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아야 하고, 하나님이 너에게 모습을 감추었을 때 하나님을 따를 믿음을 갖고 예전의 사랑도 변하거나 없어지지 않아야 한다. 또 하나님이 어떻게 하든 하나님의 지배에 따르고, 차라리 자기 육체를 저주할지언정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으며, 시련이 닥쳤을 때 고통을 참으며 사랑하는 것을 버리고 눈물을 흘리면서 통곡할지언정 하나님을 만족게 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참된 사랑과 믿음이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온전케 될 사람은 모두 연단을 겪어야 한다> 중에서) 그렇습니다! 제 몸은 고문과 학대로 고통을 겪었지만, 하나님은 이 고난의 환경으로 우리 믿음을 온전케 하고 계십니다. 경찰이 아무리 괴롭히고 학대해도 저는 하나님을 의지하여 굳게 서야 했습니다. 그때, 경찰이 제게 일어서라고 했습니다. 저는 양손이 의자 손잡이에 묶여 있어 똑바로 일어나지 못하고 허리를 구부정하게 구부려야 했습니다. 15kg의 의자가 손목에 매달리는 꼴이 됐죠. 경찰은 그 상태로 있는 힘껏 의자를 흔들었습니다. 그러자 수갑이 손목 안을 깊이 파고들면서 참기 힘든 고통이 밀려들었습니다. 경찰은 음흉하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다 네가 자초한 거야. 그러니 우리를 탓하지 말라고!” 저는 두 눈을 감고 힘겹게 통증을 견뎠습니다. 그들의 광기 어린 웃음소리를 들으며 마음속 깊이 그 마귀들을 증오했죠.
의자에 묶인 지 꼬박 하루가 지났습니다. 머리가 어지럽고 허리와 등에서 통증이 느껴졌으며, 온몸이 녹초가 되어 더는 버틸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저는 마음속으로 끊임없이 하나님께 부르짖었습니다. ‘하나님, 제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제게 믿음과 힘을 더해 주십시오. 그 어떤 고통을 겪더라도 굳게 서서 증거하겠습니다.’ 기도를 마쳤을 때, 하나님 말씀 한 단락이 떠올랐습니다. 『내가 말세의 한 무리 사람들에게 한 것은 모두 전례 없는 사업이었다. 그러므로 나의 영광을 온 궁창에 떨치기 위해, 모든 사람은 나를 위해 마지막 ‘고난’을 겪어야 한다. 나의 뜻을 이해했느냐? 이는 사람에 대한 내 마지막 요구이다. 다시 말해, 나는 모든 사람이 나를 위해 큰 붉은 용 앞에서 굳세고 힘 있게 증거하고 마지막으로 나를 위해 자신을 바치고 나의 요구를 충족시키길 바란다는 것이다. 너희가 정녕 이렇게 할 수 있겠느냐?』(<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하나님이 전 우주를 향해 한 말씀ㆍ제34편> 중에서) 저는 하나님의 말씀에서 하나님의 기대와 격려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게 환난이 임했는데 이때가 바로 사탄 앞에서 증거해야 할 기회였습니다. 그러니 고통을 참고 굳게 서서 증거하며 사탄을 부끄럽게 해야 했죠! 하나님 말씀의 인도로 저는 하나님이 줄곧 저와 함께하심을 느꼈습니다. 고통도 한결 줄어든 것 같았고요. 밤새 이어진 잔인한 구타와 괴롭힘으로 제 몸에는 성한 구석이 한 군데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얼굴에는 시퍼런 멍이 들었고, 발도 심하게 부었으며, 몸이 무척 약해져 있었습니다. 교대한 경찰은 그런 저를 도저히 볼 수 없었는지,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무 독하게 굴었네. 농민이 돈 모으기가 얼마나 힘든데, 남의 돈을 그렇게나 많이 꿀꺽하고 말이야.”
셋째 날, 정치 위원이 다시 와서 제게 하나님을 믿는 것과 교회 돈 25만 위안의 행방에 관해 캐물었습니다. 저는 “25만 위안은 이미 가져갔어요. 당신들이 찾은 건 저희 집 돈이라고요.”라고 말했습니다. 정치 위원은 제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고개를 돌려 등 뒤에 있는 기록원에게 말했습니다. “이건 적지 마.” 제가 “왜 적지 말라고 하는 거죠?”라고 묻자 그는 화를 내면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책상을 내리쳤습니다. “심문하는 건 네가 아니라 나다! 돈 가져간 사람 이름이 뭐야? 어디로 가져갔어?” 제가 조용히 있자 그는 또 악랄한 말투로 말했습니다. “불지 않으면, 네 자식이 앞으로 일자리도 못 찾게 하겠다. 너희 일가족 모두 살길을 끊어 버리겠어!” 그 말에 저는 무척 걱정됐습니다. 제 아이들은 아직 젊습니다. 그런데 정말 공산당한테 일자리를 빼앗긴다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한단 말입니까? 저는 하나님께 기도를 드린 후 하나님 말씀을 떠올렸습니다. 『사람의 운명은 모두 하나님의 손안에 있으며, 너는 너 자신을 주관할 수 없다. 자신을 위해 아무리 분주하게 뛰어다니고 바쁘게 지낼지라도 사람은 스스로를 주관하지 못한다. 네가 너 자신의 미래를 알고 네 운명을 주관할 수 있다면, 너를 피조물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사람의 삶을 정상으로 회복시켜 사람을 아름다운 종착지로 이끌어 간다> 중에서) 하나님 말씀을 묵상하자 마음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제 아이들의 앞날과 운명은 하나님의 손안에 있습니다. 그건 큰 붉은 용이 결정할 수 없는 일이죠. 그러니 저는 하나님께 의지해 굳게 서야 했습니다! 아이들의 미래와 저희 가족의 삶은 이미 오래전에 하나님께서 정해 놓으셨으니까요. 저는 그저 하나님의 배치와 안배에 순종하고자 했습니다.
넷째 날, 경찰이 제 아들과 치안 보위 사무 주임을 데려왔습니다. 아들은 엉망이 된 제 얼굴을 보고는 눈물을 흘리며 가슴 아파했습니다. “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결혼 안 할 거예요. 돈을 마련해서 엄마를 빼낼 방법을 찾아볼게요.” 저는 아들의 말에 울컥했습니다. 너무나 괴로웠죠. 잠시 후, 정치 위원이 치안 보위 사무 주임에게 명령조로 말했습니다. “돈에 관한 건 자네도 생각 좀 해 보게.” 그러고는 수상쩍은 한마디도 덧붙였습니다. “저 여자 친척이 있나? 친척들한테 돈을 내라고 해.” 치안 보위 사무 주임은 굽실거리며 동조했습니다. “저 여자 형제들을 찾아서 얘기해 보겠습니다. 남편한테도 대안을 찾아보라고 하고요.” 그들의 탐욕스러운 모습을 보자 분노가 치밀어 올라 말했습니다. “저는 오빠, 언니와 왕래가 없어요. 그러니 찾지 마세요.” 그때, 또 다른 경찰이 고함을 쳤습니다. “그 인수증에 25만 위안이라고 적혀 있었잖아? 그런데 우리가 회수한 건 12만 위안뿐이라고. 나머지 돈은 네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메워야 해!” 궁지에 몰린 저는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말했습니다. “그럼 저희 집을 팔게요.” 그러자 치안 보위 사무 주임은 경멸에 찬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그까짓 집이 얼마나 한다고? 그 집 하나 팔아서 모자란 돈을 메울 수 있겠어?” 옆에 있던 경찰은 제 아들에게 돌아가서 돈을 빌려 오라고 압박했고, 아들은 어쩔 수 없이 그러겠다고 대답하며 눈물을 머금고 돌아갔습니다. 저는 너무 화가 났습니다. ‘큰 붉은 용은 정말 비열하고 몰염치하구나. 말끝마다 신앙의 자유를 부르짖지만, 사실은 하나님을 믿는 사람을 탄압하고 체포하고 학대하잖아. 게다가 어떻게든 돈을 뜯어내고 하나님의 제물을 강탈하려 하고, 사람에게 일말의 여지도 주지 않고 말이야.’ 저는 큰 붉은 용이 바로 하나님을 대적하고 사람을 해하는 악마임을 간파했습니다. 하나님을 끝까지 따르겠다는 다짐은 더욱 굳건해졌죠. 저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찬양을 불렀습니다. “환난과 시련 겪고 마침내 깨어난 나, 비열하고 흉악하고 사악한 사탄 보았으니, 마음속에서 분노의 불이 타오르네. 목숨 걸고 큰 붉은 용 저버려 하나님 증거하리.”(<어린양을 따르며 새 노래 부르네ㆍ목숨 걸고 충성 다해 하나님 따르리>) 사탄이 아무리 학대해도 저는 굳게 서서 사탄을 부끄럽게 할 것입니다.
그 후 며칠간, 그들은 방법을 바꿔 가며 저를 괴롭혔습니다. 의자에 묶어 둔 채 잠도 못 자게 하고 밥도 주지 않으며 계속 교회 돈의 행방을 캐물었죠. 저는 하루하루 신경이 날카롭게 곤두섰습니다. 여드렛날, 제게서 아무 정보도 얻어 내지 못한 정치 위원은 다시 제 아들을 불러 13만 위안을 내야 저를 풀어줄 거라고 압박했습니다. 아들은 미간을 찌푸리며 돈을 빌리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분개하며 말했습니다. “저희는 평범한 농민들이에요. 제 남편은 지병이 있고요. 그런데 그렇게 큰돈이 어디서 나겠어요?” 하지만 그는 콧방귀를 뀌면서 아들에게 눈을 부라렸습니다. “돌아가서 무슨 써서라도 빌려 와.”
열흘째 되던 날, 그들은 제게서 얻을 게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어쩔 수 없이 저를 풀어 주었습니다. 집으로 가기 전에 경찰은 가능한 한 빨리 25만 위안에서 부족한 부분을 메우라고 경고하며 말했습니다. “너희한테 그 돈을 보관하라고 준 사람이 누구야? 그 사람만 불면 너희 집 돈을 돌려주겠다.” 저는 생각했습니다. ‘그 돈이 교회 돈이 아니라 우리 집 돈인 걸 뻔히 알면서도 그걸로 나를 협박하고, 형제자매들을 팔아넘기라고 압박하는구나. 절대 이들 뜻대로 되게 할 수는 없지!’ 나중에 저는 아들이 저를 구하기 위해 경찰한테 8만 위안의 돈을 찔러줬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저희 집은 원래도 풍족한 편이 아니었는데, 모아 둔 돈을 전부 경찰에게 빼앗기고 난 후로는 살림살이가 더욱 힘들어졌습니다. 제가 원래부터 갖고 있던 수전증은 경찰한테 고문받고 학대당한 후로 더 심해져서 밥도 지을 수 없게 됐고요. 그러니 돈을 버는 것은 더더욱 힘들어졌습니다. 그렇다고 남편한테 기대를 걸 수도 없었죠. 경제 활동을 못 하게 되자 장을 보고 일용품을 사는 것도 힘들어졌습니다. 한번은 휴지를 살 돈도 없었습니다. ‘공산당이 싹쓸이하고 간 후로는 일상생활조차 하기 힘들어졌어.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가지?’ 이런 생각을 할 때면 한없이 걱정됐습니다. 게다가 경찰이 수시로 전화를 걸어 소환하는 통에 전화벨 울리는 소리만 들어도 긴장되고 답답해지곤 했습니다. 더 고통스러운 것은 친척이며 친구들 모두 연루될까 봐 겁을 먹고 역병 환자라도 대하듯 저를 멀리했다는 사실입니다. 마을 사람들도 저희를 손가락질했고요. 괴로움과 답답함을 참지 못한 저는 혼자 들판으로 뛰어가 목 놓아 울었습니다. 그렇게 울면서 하나님께 기도했죠. ‘하나님, 제게 닥친 환경 앞에서 저는 너무나 연약해졌습니다. 이 환경을 어떻게 겪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저를 인도해 주시고 제게 믿음과 힘을 더해 주십시오.’ 기도를 마쳤을 때 하나님 말씀 한 단락이 떠올랐습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인도하여 가게 하는 길은 곧게 뻗은 순탄 대로가 아니라 가파르게 굽이지고 울퉁불퉁한 길이다. 게다가 하나님도 험난한 길일수록 우리의 사랑을 더 극명하게 보여 줄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우리 중에 그 길을 개척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 또한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면 험난하고 순탄치 않은 길을 많이 걸었으며, 크나큰 고통도 감내하였다. 때로는 가슴 찢어질 정도로 슬퍼서 크게 소리치고 싶은 적도 있었지만, 그래도 오늘날까지 걸어왔다. 나는 이것이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길이라고 믿는다. 그러므로 모든 괴로움과 고통을 참으며 나아가는 것이다. 하나님이 정해 놓은 것일진대 누가 벗어날 수 있을까? 나는 복받는 것 따위는 원하지 않는다. 오직 하나님의 뜻에 따라 내가 가야 할 길을 가기만을 바랄 뿐이다. 나는 다른 사람을 따라 그들의 길로 가고 싶지 않다. 오로지 충성을 다하며 내가 가야 할 길을 끝까지 갈 수 있기만을 바랄 뿐이다.』(<말씀ㆍ1권 하나님의 현현과 사역ㆍ길 … 6> 중에서) 하나님 말씀을 묵상하며 저는 감동받아 눈물로 얼굴을 흠뻑 적셨습니다. 공산당이 권력을 잡고 있는 나라에서 하나님을 믿고 따르는 것은 각종 핍박과 환난이 수반되는 일임을 깨달았죠. 비록 공산당의 체포와 박해로 재산을 잃고 삶이 팍팍해졌지만, 이 또한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일이었습니다. 그러니 저는 마땅히 순종하고, 이 환경 속에서 하나님을 증거하여 사탄을 부끄럽게 해야 했습니다.
그 후, 저와 남편은 서로 격려하고 붙들어 주며 자주 함께 찬양을 불렀습니다. 얼마 후에는 형제자매들도 백방으로 저희를 도와주었고요. 돈이나 물품을 보내 주는 사람도 있었고, 진리를 교제해 도와주고 붙들어 주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말씀의 인도로 저희는 그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기를 이겨 낼 수 있었습니다.